[Opinion] 로맨틱 코미디에 현실 한 스푼 [영화]

넷플릭스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
글 입력 2022.09.17 03: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별이 다른 친구가 분위기에 휩쓸려 원나잇을 하고 돌고 돌아 마음을 확인한 후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는 흔하다.

 

넷플릭스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는 이 흔한 이야기에 만약 아기가 생겼다면,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면 일어났을 일들을 교차로 보여준다.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나탈리는 졸업 후 친구인 카라와 함께 LA로 떠나 그곳에서 직장을 다닐 꿈에 부풀어 있다. 임신을 한 쪽의 나탈리는 세워뒀던 향후 5년 계획을 육아로 전면 수정하고 LA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사는 텍사스에 남는다.


임신을 하지 않은 쪽의 나탈리는 카라와 LA로 떠나 자신이 존경하는 애니메이터인 루시가 조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임신을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일들과 임신을 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나도 달랐다. 임신을 한 쪽의 나탈리는 꿈, 친구보다 아이가 우선인 엄마가 된 반면 임신을 하지 않은 쪽의 나탈리는 자신이 세워둔 5년 계획을 차차 이루어 나가며 연애도 하는, 대학을 갓 졸업한 22살의 사회 초년생이었다.

 

 

[크기변환][포맷변환]두 인생을 살아봐.jpg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는데, 하나는 임신을 한 쪽의 나탈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다.

 

이미 나탈리를 임신했을 때 이런 과정을 겪은 나탈리의 엄마는 임신과 출산이 마냥 행복한 일이 아니라며 덤덤하면서도 현실적이게 나탈리를 위로한다.

 

분위기에, 술에 취해 원나잇을 하는 장면은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나오지만 그 이후에 덜컥 생겨버린 아이와 육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나이에 임신을 한 여자를 질책하지 않고 따뜻한 격려를 해주고, 그 격려를 해준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라서 더 기억에 남았다.

 

 

[크기변환]screencapture-netflix-watch-81050546-2022-09-16-19_42_32.jpg

 

 

그리고 또 다른 장면은 영화 초반에 카라가 사 온 임신 테스트기로 임신이 아님을 확인하고 안도하는 장면이다.

 

그냥 임신 테스트기만 건네주고 자신은 졸업 파티를 즐기러 가도 될 텐데 테스트를 할 때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탈리의 곁을 지킨 카라. 화장실에서 함께 있는 게 익숙하다는 듯 술까지 들이키며 기다리는 모습은 막역한 둘의 우정을 잘 보여줬다.

 

임신을 하는 상황이든 하지 않은 상황이든 화장실을 노크하는 사람에게 한 번만 더 두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을 똑같이 하는 카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둘의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암시한다.


실제로 영화 내내 어떤 상황에서도 카라와 나탈리의 우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임신을 한 쪽 나탈리의 파트너는 아이의 아빠이자 친구인 게이브가 되고 임신을 하지 않은 쪽의 나탈리의 파트너는 직장 동료 제이크로 완전히 달라지는데 반해 카라만은 그대로였다. 자신보다 먼저가 돼버린 아이 때문에 둘의 우정이 살짝 흔들리기는 하지만 나탈리의 임신 과정을 모두 봐온 카라는 나탈리를 이해한다.

 

결국 양쪽 나탈리 모두 과정은 달랐지만 애니메이터로서 성공하는 결과는 같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아이를 낳은 나탈리는 아이로 인해 애니메이터라는 꿈을 이루고, 대학 졸업 후 취업이라는 정석 루트를 밟은 나탈리는 중간에 한 번 고비를 겪고 이를 통해 배운 경험으로 애니메이터라는 꿈을 이룬다.

 

 

[크기변환]screencapture-netflix-watch-81050546-2022-09-16-20_16_16.jpg

 

 

넷플릭스 오리지널 특유의 어딘가 부족한 공장식 영화가 아닌 위기와 고비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로맨틱 코미디에 가미한 <두 인생을 살아봐>.

 

볼 게 없어 넷플릭스 메인 화면만 한 시간을 돌다 결국 꺼버린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게 어떨까.

 

 

[신민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