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유로운 감상과 해석을 당부하는 탈장르 영화제 -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 [영화]

글 입력 2022.09.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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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2022)가 8월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뉴미디어아트 대안영화제이자 탈장르 영상예술축제인 네마프는 20여 개국 130여 편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했고, 풍성한 영상매체의 매력을 가감 없이 전달해 호평받았다.

 

특히 네마프2022는 ‘{자연이 미디어다: 작용} (nature as Media : inter-action)’을 슬로건으로 내걸어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더 나아가, 확장된 개념인 '자연'을 통해 보다 다채롭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은 이야기를 공유했다.

 

어쩌면 세상이 줄곧 꺼내오지 않았던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방향으로, 또 한편으로는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사유를 멈추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심지어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풍경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감독들은 현실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는 기분 좋은 낯섦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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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해 네마프의 공식 포스터와 트레일러 제작에 참여한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작품 <로이스 파티뇨 특별전 4: 풍경&간격>을 관람하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아트시네마에 방문했다.

 

극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고, 자리를 채웠다. 대안영화와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일반극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영상작품에 관심을 둔 관객이 이곳까지 발걸음했다는 현상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동시에, 대안예술을 처음 접해보는 나로서는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다. 그 어떤 감상법도 없이, 작품에 대한 얕은 정보를 간단히 흝어보고 감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이스 파티뇨 특별전 4: 풍경&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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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작품의 제작자인 로이스 파티뇨 감독은 네마프와 깊은 인연이 있다. 그는 스페인 비고 출생의 영화감독이자 아티스트로, 2013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Locarno IFF)에서 장편 <죽음의 해안 (Coast of Death)>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후 2014년 네마프에서 작품을 상영하면서 인연을 맺어왔다.

  

풍경을 보는 시선과 관계에 대해 탐구하며 사색과 경험의 측면에서 자연에 관심 가져온 그가 이번 네마프에 출품한 <로이스 파티뇨 특별전 4: 풍경&간격>은 1편부터 5편까지 이어지는 다섯 가지의 특별전 중, 네 번째에 속한다. 그 안에는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 길이로 구성된 5개의 주제영상이 포함되었다.

 

'간격-풍경.풋볼장', '땅의 진동 속으로', '물의 진동 속으로', '그림자의 산', '별을 심는 자들'이 차례대로 재생됐는데, 마지막 영상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내레이션과 자막도 없이 오직 풍경에만 초점을 맞춘 연출이 돋보였다.

 

거대하고 광활한 자연을 온전히 느끼도록 유도하는 듯, 영상에는 아무런 텍스트도 나열되지 않았고 오히려 온전한 감상을 가능케 유도했다. 마치 자막에 익숙한 감상자에게 건네는 일종의 제안 같았달까. 그 제안이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해석하려 부단히 애쓰지 않아도 되는 반가운 방법론으로 다가왔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자연은 세상 만물의 모든 이치를 담고 있는 거대한 존재로 등장하며, 사람은 손가락 하나로 가려질 만큼 자그마한 존재로 표현되었다. 인간의 시선에서 탈피해 모든 생명체가 내려다보이는 풍경 중심의 관점을 택한 연출이 슬로건 '자연이 미디어다'와 잘 어우러져 보였다.

 

전반적인 풍경을 비추면서 시작된 첫 번째 영상부터, 인간이 발 디디고 서 있는 땅과 땅 깊숙이에서 진동하는 물의 순환,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산에서 스키 타는 여러 명의 무리, 도쿄의 밤 도시에 경적을 울리는 전철이 교차하는 장면과 함께 죽음과 삶의 경계에 대해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까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여러 가지의 풍경은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탐구 대상 너머에 자리한 보이지 않는 세상 그 자체였다.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마주하고 복잡한 정보 없이 깊이 사색하는 시간을 건네받으니, 로이스 파티뇨 감독이 추구하는 대안예술의 이미지가 처음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는 네마프가 추구해온 개최의 지향성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비주류, 탈장르라는 수식어로 설명되는 네마프에서 관람객 개개인의 자유로운 감상과 해석, 공감이 곧 실험적인 영화를 즐기며 대안영화를 지지할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고민과 두려움으로 관람을 망설여왔다면, 망설이지 말고 영상에 자기 자신을 맡긴 채 과감히 뛰어들어 보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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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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