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트 [도서]

하찮은 삶은 없다
글 입력 2022.08.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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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부제목처럼 미술과 그의 삶을 관련지어 풀어낸다.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감상이 다소 이기적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이유는 이 글들이 지극히 작가 자신의 경험에 관련하는 데에 있다. 그래서 이 글모음은 미술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글에 담긴 화가의 삶은 작가의 일기와 이어지고, 다양한 화가의 삶은 작가를 구원해준 조언들로 엮여있다.

 

작가 이소영은 그동안 잊혀져 왔거나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 매료되어 살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글을 써왔다.

 

그런데 책이 출간된 이후 어떤 화가들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유명해져서 상업적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때로는 기획 상품이 되곤 했다. 이는 작가 이소영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종종 그를 괴롭게 했다.

 

작가가 경험한 이러한 모순 때문에 그는 ‘아웃사이더 아트’의 분류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애초에 ‘아웃사이더’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부터가 고민이었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의 작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실 이제는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 영역에서 우리는 백인 남성, 강대국 중심의 미술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차별받아온 이들에 집중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아웃사이더와 인사이더의 개념이 모호해지는 중인 지금, 이들을 ‘아웃사이더’라고 분류하는 것은 그들을 ‘아웃사이더’로만 남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자주 여성 작가를 ‘여성’ 작가로 분류함으로써 ‘여성 작가’로만 남겨두는 것처럼.

 

이러한 고민은 작가가 세상을 떠난 그 화가들을 더욱 탐닉하고, 꾸준히 대화하도록 했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웃사이더 아트’는 어떠한 학술적 분류가 아니라, 칼럼이나 책에서 사라진 화가들과 작품들을 작가가 직접 따라간 마음의 여정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세상에 꺼내려는 시도다.

 

작가 이소영은 미술사에서 사라진 화가들을 소개하는 일이 결국 자신이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에서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여러 권의 책을 썼지만 대단히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자신이 제일 두려워하던 것은 소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작가가 책에서 소개한 사라진 화가들의 삶과 작품은 각자 치열하며 대단히 흥미롭다. 작가는 이러한 지점을 주목하며, 사라졌다고 해서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은 아니라며 작가 자신과 독자들을 위로한다.

 

작가가 책을 쓰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 컴퓨터에는 이런 문장이 띄워져 있었다고 한다. ‘하찮은 예술은 없다’

 

그리고 작가가 여기에 덧붙이고자 했던 말은 아마도 '하찮은 삶도 없다'일 것이다.

 

 

[신지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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