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세대 걸그룹이 가져온 K-POP의 변화 [음악]

글 입력 2022.08.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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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것은 물론 음악방송에서도 1위 후보에 오르며 K-POP 시장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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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NewJeans)'

 

 

2010년대 후반 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를 힘께 일컫는 이른바 ‘3세대 걸그룹 트로이카’가 있었다. 이들은 걸그룹 황금세대를 이끌며 K-POP의 위상을 올려놓았다. 이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인디씬의 부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이돌 그룹의 황금기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최근 아이브와 르세라핌, 그리고 갓 등장한 뉴진스까지 모두 성공적인 데뷔 신고를 하며 ‘4세대 걸그룹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아트인사이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2020년까지만 해도 3세대 그룹의 전성시대였다. 그동안 3세대 아이돌과 관련된 글을 쓰면서 줄곧 느낀 점은 다양한 음악적, 퍼포먼스적 연출을 위한 멤버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이 변화했음을 느끼고 있다.


음악적인 부분만 놓고 보았을 때,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점은 ‘음악’ 자체에 대한 관점의 변화이다. 이전에는 멤버들의 실력을 강조할 수 있는 탑 라인과 그룹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다채로운 편곡을 통해 팬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 자체에 대해 훌륭한 편곡과 함께 모두에게 듣기 좋은 음악, 모두에게 납득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는 기존까지 이어지던 ‘세계관’ 위주의 음악 제작과 이로 인한 일반적인 곡 형식을 파괴하는 등의 난해한 편곡에 지쳐가던 팬들과 이를 통해 ‘이해해야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일반 대중들에게 굳혀지며 다가가기 어려워졌던 아이돌 음악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뉴진스의 음악은 이들의 캐치프라이즈인 ‘매일 찾아도,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진(Jean, 청바지)’처럼 일상생활에 함께 존재하는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잘 담고 있다.

 

 

NewJeans 'Attention' Official MV

 

 

데뷔 앨범 ‘New Jeans’의 수록곡 4곡 중 3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현재 차트 1위 곡인 ‘Attention’만 살펴보아도 듣기 편안하면서 특유의 그루브가 넘치는 묘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외에도 하우스 장르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킨 뭄바톤 장르의 ‘Hype Boy’와 신스팝 ‘Cookie’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듣기 편하면서도 신선한 음악을 다양한 장르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STAYC 'BEAUTIFUL MONSTER' Official MV

 

 

이처럼 4세대 아이돌 시대로 접어들며 아이돌 음악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들을 수 있게 된 점이 또 하나의 가장 큰 변화이다. 지난 7월 19일 발매한 ‘스테이씨(STAYC)’의 활동 곡 ‘BEAUTIFUL MONSTER’는 과거 80년대 컴퓨터 음악에서 많이 쓰여 현재는 복고풍의 느낌을 낼 때 많이 사용하는 808 베이스 사운드와 어쿠스틱 기타의 사용을 통해 레트로한 느낌과 세련된 느낌을 모두 주고 있다. 마치 뉴트로를 지향하는 성수동의 한 카페 같은 느낌이었다.

 

 

LE SSERAFIM 'FEARLESS' Official MV

 

 

지난 5월 발매된 ‘르세라핌(LE SSERAFIM)’의 데뷔 활동 곡 ‘FEARLESS’는 멜로디보다 리듬을 강조하는 보컬라인과 그루브한 베이스라인, 타이트한 드럼 비트가 하나 되어 펑크 팝을 모던하게 재해석하며 잔잔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리드미컬하면서도 파워풀한 편곡을 통해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데뷔 때부터 전 멤버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그룹 이미지가 실추되었음에도 이 곡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것은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 스타일에 대한 대중들의 응답이지 않을까.

 

 

(여자)아이들 'TOMBOY' Official MV

 

 

1년이 넘는 오랜 시간 만에 컴백한 ‘(여자)아이들’. 비록 최근에 데뷔한 그룹이 아님에도 4세대 걸그룹 전성시대 속에서 ‘TOMBOY'가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은 건 일반 대중들에게도 록 스피릿 정신을 공유했다는 점에 있다. 아이돌 그룹, 특히 걸그룹이 잘 시도하지 않는 ‘록’이라는 장르를 시도하여 그룹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두며 일반 대중들도 더 이상 록 음악에 다가가기 어려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IVE 'LOVE DIVE' Official MV

 

 

많은 평론가들과 대중들이 ‘아이브(IVE)’의 ‘LOVE DIVE’를 2020년대 최고의 걸그룹 음원으로 꼽고 있다. 각종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을 석권하는 것은 물론, 타임지 2022년 최고의 K-POP에도 선정된 만큼, 이 곡이 현재의 K-POP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한 4세대 아이돌 음악의 특징의 장점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며 지금의 K-POP을 대표할 수 있는 곡으로 자리매김하였다.


‘Verse - PreChorus - Chorus’로 반복되는 전형적인 곡 형식과 4비트로 쪼개지는 하우스풍의 킥과 베이스 리듬을 사용하며 대중들에게 이미 익숙한 구성과 장르를 통해 쉽게 다가가였고, 다양한 퍼커션 악기를 활용한 그루브한 리듬 섹션과 곡 구성에 따른 완급조절과 브레이크, 저음과 고음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보컬 탑 라인을 통해 그야말로 완벽하고 탄탄한 편곡이 이루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3세대 아이돌 시대에서 4세대 아이돌 시대로 넘어오며 크게 달라진 점 없이 그저 기존 그룹들의 계약 만료와 해체에 따른 새로운 아이돌의 등장에 대한 호응이라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분명 달라진 것은 있다. 2022년 현재 무서운 기세로 활약하고 있는 신인 그룹들이 K-POP은 여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음악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기존의 것을 좇다가는 새로운 것을 갖지 못한다는 것과, 새로운 것을 좇다가는 기존의 것을 잃는다는 것. 이 사이에서의 새로운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지금, 4세대 걸그룹의 전성시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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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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