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쇼팽에 대한 해석 - 피아니스트 조재혁 리사이틀 [공연]

글 입력 2022.06.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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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재혁 리사이틀이 6월 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독일 하노버에서 녹음한 앨범 <쇼팽>이 4월에 발매되었는데요. 앨범 발매 기념 공연으로 유럽 3개 도시와 국내 8개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쇼핑 발라드 No.1~4와 소나타 No.3입니다.

 

발라드 1번 Op.23 G Minor - 미츠키에비치의 시 ‘콘라드 월렌로드’에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는데요. 음악평론가 제임스 후네커는 “쇼팽 영혼의 오딧세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어둠과 밝음이 서로 투쟁하듯 교차하다 장엄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장엄한 서주, 구슬픈 1주제, 화려한 2주제로 전개되며 영웅적이고 장대하지만 비극적인 클라이막스로 치달아갑니다.

 

발라드 2번 Op. 38 F Major - 미츠키에비치의 시 ‘윌리스의 호수’ 속 러시아의 약탈에 벗어나고자 기적을 기도했더니 호숫가를 둘러싼 꽃들이 독을 품게 된 사건을 묘사하였습니다. 부드러운 F장조와 침울한 A단조가 대립을 벌이는 구조입니다.

 

발라드 3번 Op. 47 A flat Major - 미츠키에비치의 ‘물의 요정’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물의 요정의 모습으로 남성이 환상을 쫓게 하다 결국 파멸하도록 이끄는 내용인데요.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와 동시에 휘몰아치는 강렬함도 가졌습니다.

 

발라드 4번 Op.52 F Minor - 미츠키에비치의 ‘버드리의 세 형제’라는 시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담비를 잡으라고 떠난 여정 중 약탈 당한 불모의 땅에서 신부를 구출해낸 이야기입니다. 느리고 평화로운 왈츠 리듬으로 시작해 점차 스케일이 확장되어 극적인 테크닉으로 열기를 휘몰아칩니다.

 

소나타 3번 Op. 55-58 - 고전 소나타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4개의 악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 압도적이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편 2악장은 가벼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스케르초입니다. 3악장은 노래하듯 이어지는 느린 악장으로 쇼팽의 전기 작가 니크스는 “꿈을 꾸다 눈을 떠 자신의 모습에 황홀해 하는 작곡가가 상기된다.’라고 말했습니다. 4악장은 론도 악장으로 열정적인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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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 조재혁은 “감성과 지성을 겸비하고 흠잡을 데 없는 테크닉과 구성력, 뛰어난 통찰력과 과장 없는 섬세함으로 완성도의 극치를 추구하는 매력적인 연주자”로 평 받습니다.

 

쇼팽은 피아노 악기 특유의 특성을 섬세히 고려해 작곡하며 평생 피아노를 위해 인생을 받쳤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음악을 만들어냈는데요. 조재혁은 베토벤 피아노 솔로 음반 작업 후 항상 마음에 담아뒀던 쇼팽 레퍼토리를 연주한다는 것 자체로 큰 감격을 지닌다고 합니다. 쇼팽에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해석해 음악을 구현해내고자 했는데요.

 

"저를 포함한 청중이 오늘도 연주회장을 찾고 음반을 고르는 건 종이 악보로 전해지는 작곡가의 의도가 연주자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자가 악보를 공부하고 소리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그 연주자 특유의 개성이 담기는데 사람마다 외모도 다 다르듯 음악적 개성이 다 다르기에 오늘도 이 작품들을 연주하며 듣는 이유가 생기는 거지요"

 

음반 작업을 할 때도, 녹음을 단순히 정형화된 방식으로 하는게 아닌 공연의 '라이브'를 자유롭게 담아내고자 했는데요.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녹여내 변주하며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 청중의 상상을 독려했던 쇼팽의 의지를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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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주 때 조재혁은 쇼팽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클래식의 정수 그 자체인 쇼핑에 진입장벽을 느낄 수 있는 관객을 주도하며 공연을 풀어나갔습니다. 하나의 음악이 끝나고 관객을 바라보며 인사할 때 그 미소가 굉장히 인상깊었는데요. 연주를 듣고 감격하는 관객을 눈에 담으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청중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조재혁은 본 연주가 끝난 후 관객을 위해 또 다른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밝은 분위기의 앵콜은 다소 무거웠던 쇼팽 음악을 산뜻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별다른 해설과 진행 없이 연주만으로 공연이 구성되었다는 점인데요. 쇼팽 음악이 친숙하지 않았던 관객은 공연이 어려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재혁의 아침클래식>, <조재혁의 음악상자> 등 '라이브 렉쳐 콘서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만큼 잘 알려져있는 그의 기획력과 진행력도 함께 녹아들었으면 좋았을 듯 합니다.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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