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를 돌보는 방법 - 프네우마 아무르 핸드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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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22.06.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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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손을 자주 씻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강박적인 습관을 알려준 말이었다. 아르바이트할 때 청소하거나 물류를 옮기거나 음료를 제조하는 등 자잘한 일들이 끝나면 꼭 손을 씻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기사님께서 물어본 것이었다. 업종 특성상 다른 분들도 손을 자주 씻었지만,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손을 씻었던 것 같다.


위생을 신경 써서 수시로 손을 씻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나서도 자주 손을 씻었다. 손을 씻는 루틴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손에 이물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느 순간 끈적이고 불쾌한 느낌이 들면 바로 세면대 앞으로 갔다.


지금은 그때만큼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지만, 왜 그랬는지 찬찬히 되짚어보니 심리적으로 불안해졌을 때마다 ‘손 씻기’라는 행동을 취했던 것 같다. 객관적이며 냉철한 이성을 찾기 위한 첫걸음으로 손 씻기를 무의식 중에 선택하여 안정 행동의 일환으로 의식처럼 행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자주 손을 닦는 것은 청결이나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일이기에 나쁘거나 고쳐야 할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빈번하게 손을 씻다 보니 피부의 상태가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무언가 덧바른다는 느낌이 싫어 핸드크림도 멀리해서 손은 점점 건조해졌다.


이내 갈라지고 버석해지는 손등이 신경 쓰여 어쩔 수 없이 핸드크림을 찾게 되었다. 추천하는 제품들을 써봤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미끌미끌한 느낌과 강한 향으로 인해 오래 쓰지 못했다. 손을 사용할 때 대상과 나 사이에 막이 씌워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 무엇보다 손을 씻을 때 크림이 흘러내려서 잘 닦이지 못해 눅눅해지면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핸드크림의 기준을 정하게 되었다. 오래 맡아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향일 것. 빠르게 흡수되지만 손을 씻을 때 잘 씻길 수 있을 것. 단 두 가지뿐이지만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손을 씻기 위해 핸드크림을 찾다니. 의도와 목적이 전도된 모순적인 말인 것 같지만 반드시 꼭 전제 조건이었다.

 

그리고 프네우마 아무르 핸드크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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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네우마 아무르 핸드크림은 대용량 펌프형으로 책상 위에 두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형이었다. 짙은 녹색의 제품으로 숲의 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린 시프레(Chypre) 계열의 그린, 베르가못, 프레쉬로 이루어졌다. 편안하고 차분한 향으로 싱그러운 숲을 떠올리게 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어딘가 익숙해 노트를 찾아봤더니 올해 직접 만든 향수의 구성과 비슷했다. 봄과 여름에 사용할 향수가 필요해서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서 제작했는데 구성이 같아 신기했다. 찾고 있던 향이 정제된 핸드크림이라는 점에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또한, 워크 어메니티(work amenity)라고 하여 손을 쓰는 전문가들의 일과를 시작하기 전 바르는 루틴의 일환으로 핸드크림을 제작했다고 한다. 일하는 사람의 생활 케어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하는 순간 개운하고 산뜻한 환경을 선사한다.


바르는 순간 빠르게 흡수되는 보습감이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켰다. 그동안 조금이라도 유분감이 느껴지면 손등은 바를지라도 손바닥까지 바르지 않았었다. 잘 씻기지도 않을뿐더러 물건에도 흔적이 남아 결국 씻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르 핸드크림도 손등에만 발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흡수되었다. 보습감이 뛰어나면서도 방수 코팅막을 형성하는 성분 덕분에 살결은 부드러워졌다. 끈적임도 느껴지지 않아 손 전체에 고루 바르게 되었고 피부의 보송한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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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손을 씻을 때 미끄러운 느낌 없이 잘 닦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손이 터서 듬뿍 발라도 금방 흡수하고 피부의 수분을 오래 유지하면서도 다시 손을 씻을 때 그 존재감이 적었다. 살결에 스민 것 같은 발림성에 자주 바르다 보니 서서히 피부가 보기 좋아졌다. 부담 없이 듬뿍 사용할 수 있으며 깔끔한 마무리감은 말 그대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한마디로 일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바르는 사람의 손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핸드크림을 바르며 되돌아온 피부의 결을 따라 쾌적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다시 불안해지더라도 나를 건강하게 보듬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생겼다.

 

 

[문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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