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인과 명화를 음미하는 색다른 방법 -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글 입력 2022.06.08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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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미술의 공통된 가치와 감정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

 

이 문장이 책의 전반적인 지향점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와인과 명화를 매치해 둘의 공통점을 매개로 명화와 와인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납니다. TV에 방영되어 소소하게 화제가 되는 어른들을 위한 교양채널 같기도 하달까요.

 

날씨 좋은 날 도시의 한적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입니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_표1(앞표지).jpg


 

사실 와인은 일상 속에서 가볍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병째로 파는 와인의 이름은 맛과 향을 설명해놓은 자그마한 부연설명을 읽고 무엇을 마실지 선택하기 마련이고,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같이 대표적인 와인의 이름은 외우기도 어려울 뿐더러 발음하는 것조차 익숙치 않으니까요.

 

이뿐만인가요. 테루아가 잘 표현되어 있다, 빈티지가 좋다 등 와인 세계의 용어들은 낯설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이 책은 이런 점을 고려해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인 명화를 곁들여 와인을 부드럽게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챕터마다 키워드를 하나씩 제시해 이야기의 운을 띄웁니다. 예를 들어 ‘사건: 역사적 사건이 담긴 작품’ 챕터에서는 와인의 역사를 바꾼 사건인 ‘필록세라’를 소개합니다.

 

필록세라란 간단히 말해 제국주의 시절 유럽인들이 미국에 심은 포도나무가 자꾸 죽자 연구 목적으로 본국으로 갖고 돌아오게 되는데, 이때 포도나무에 붙어있던 필록세라 진드기가 유럽 전역으로 퍼져 포도밭을 황폐화시킨 사건입니다.

 

책에선 이 사건으로 프랑스 와인 생산량이 1/4토막이 났고 이 사건의 당시에 그림을 그렸던 고흐의 작품을 함께 소개해줍니다. 바로 고흐의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죠. 필록세라로 인해 붉게 변한 포도나무를 표현한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해주며 명화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개인적으로 와인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선 무엇이든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와인 서적들은 아무래도 전문적인 깊이로 와인을 설명해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명화와 함께 와인을 설명한다 해서 와인에 대한 설명의 깊이가 그리 얕지는 않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와인의 역사나 품종에 대한 설명도 초보자가 느끼기엔 충분했고,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 고르는 방법도 나와있습니다.

 

키워드에 따라 ‘이 와인 이야기를 이 명화와 이렇게 연결시킨다고?’하는 참신한 부분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저자 분이 와인을 정말 사랑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와인에 대해 알고 싶긴 한데 지식은 하나도 없고, 시작부터 본격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으로 들어가 각잡고 와인을 알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겉핥기 정도에 멈추기는 아쉬운 분들이 접하면 좋을 듯 하네요.

 

특히 평소 명화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꽤 재밌게 완독하실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비가 와서 날씨가 흐리지만, 날씨가 개어 화창한 어느 주말 오후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와 함께 책으로 와인과 명화를 음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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