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과 삶의 보조자, 프네우마 아무르 핸드크림

글 입력 2022.06.0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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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업에 종사해 상처받은 손으로 고통받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란 글에서 나도 한 사람을 바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플로리스트’라는 어딘가 고상해 보이는 이름이 채 담지 못하는 식물을 다루는 손을 가진 사람을. 한없이 예쁘게 생각하는 식물을 위해 흙과 물과 잎과 가시와 화분과 리본과 포장지와 철사와 글루건 등 각종 자재를 맨손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의 손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한 브랜드’라는 이름을 빌려 나의 엄마라는 사람에게 이 핸드크림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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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포장 단계에서부터 호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상자를 감싼 종이 재질의 테이프를 열면 최소한의 양으로 제품을 감싼 종이 재질의 완충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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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지를 열면 깔끔한 디자인의 상자에 제품이 담겨있다. 내부 포장 또한 과함이 없는 양과 재료를 사용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환경에 대해 염려하게 되면서, ‘나’를 위해, 혹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하는 소비가 반환경적일 때가 많아 한편으론 찝찝한 경우가 많이 있다. 어떤 소비든 그 결과는 결국 친환경적일 수 없기에, 가능한 소비를 줄이고 되도록 환경에 덜 위해 한 제품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프네우마 아무르 핸드크림의 검소한 포장은 마음에 들었다. 나의 사랑을 잡음 없이, 가능한 한 온전히 지켜주려는 노력이 보여서 그렇다. 포장에서 얻은 좋은 호감은 효용성과 기능 면에서도 이어졌다.


노동자를 위한 핸드크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효용성이라고 생각한다. 손이 쉴 수 없는, 바쁘고 정신없는 현장에서 내 손을 신경 쓴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핸드크림처럼 뚜껑을 돌려 열고 사용 후 다시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 활용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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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프네우마의 핸드크림은 눌러서 사용하는 펌핑형 제품(250mL 한정)이기 때문에 효용성을 높이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이 단순한 형식의 차이로 진입장벽을 낮춰 사용하는 횟수가 확연히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러 가지 도구를 맨손으로 만져야 하는 노동 특성상 핸드크림을 바른 후 잔여감이 심하다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핸드크림을 손등에만 바르는 불편함도 여럿 발생한다.

 

아무르 핸드크림은 잔여감이 눈에 띄게 적었다. 궁금증으로 손바닥과 손등 구분 없이 마사지하듯 골고루 사용해보았을 때도 그러했다. 그럼에도 보습감과 부드러움은 잘 유지됐다. 코를 자극하지 않은 은은한 향도 좋았다.


제품 자체의 특성을 위하느라 거꾸로 노동에 앞서 방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노동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작했다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핸드크림 자체로서의 기능도 훌륭하면서 노동환경을 고려한 설계까지, 아주 꼼꼼한 제품이다.

 

나는 손을 볼 때 그 사람이 거쳐야 했던 환경을 어렴풋하게 상상하게 된다. 매번 내 손을 보고 예쁘다고 말하는 엄마의 손은 다소 거칠고 투박하다. 팔에는 여러 생채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손 앞에서 내 손은 왠지 모르게 부끄럽고 초라해진다. 엄마의 손은 지난하고 꾸준한 노동의 틀에 적합해지고 맞춰진 세공된 원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선물이 그런 엄마의 손이 조금 더 윤날 수 있게, 조금 더 오래 아름다움을 머금을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

 

 

[정해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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