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전문학의 에피타이저: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

어려운 고전소설 한 스푼 떠먹기
글 입력 2022.05.0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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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어렵다. 고전문학을 읽어볼까 하다가도, 꽤나 장황한 배경 설명이나 현대 소설과는 다른 느슨한 전개로 인해 쉽게 지루해지기 일수이다.

 

또는 어려운 인물 이름과 한 인물을 지칭하는 여러 애칭들로 인해 읽다 보면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며 책 페이지를 앞뒤로 왔다 갔다 넘기는 걸 반복하다 보면 흐름이 뚝 끊기기도 한다. 결국 완독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린 적도 많았다.

 

그렇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41권의 고전 문학 리스트 중 완독한 책은 고작 5권인 고전 입문자이다. 그만큼 고전은 나에게 꽤나 어려운 존재이지만 아직까지 읽히는 고전에는 시대를 넘어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전(典)을 고전(戰)하며 작품을 차례대로 독파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듯,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의 고전 책 리스트를 뽑던 찰나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을 접하게 되었다.

 

 

 

책의 구성


 

책은 크게 사랑과 결혼, 가족, 자아정체성, 삶과 죽음, 국가와 사회, 삶과 전쟁, 일상적 존재, 방황, 모험으로 총 9개의 주제로 구분되어 있다.  3~5권의 고전 도서는 각각의 큰 주제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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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고전소설에는 작가 소개, 인물 관계도, 줄거리 요약본, 필자의 가벼운 시각이 담겨있다.

 

작가 소개 -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가치관과 배경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의 삶을 알면 작품이 또 다르게 보이기에, 작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알 수 있는 부분이 먼저 등장해 좋았다.

 

인물관계도 - 아직 읽지 않는 책을 볼 때 소설에 대한 벽을 허무는 파트이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처럼 인물 간의 관계나 사건이 복잡할 때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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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전반적인 줄거리를 2장 이내로 담았다. 여기서 어떤 깨달음과 메시지를 알아가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설을 읽기 전 파악하기 위한 간단한 요약 용도로는 충분하다.

 

필자의 시각 - 소설에 대한 필자의 가벼운 시각을 다룬다. ‘누군가는 책을 읽고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런 작품이구나’하고 가볍게 알고 넘어갈 수 있다. 아직 잃지 않은 책이라면, 흥미를 돋우고 읽어본 책이라면 견해를 알 수 있어 좋은 파트이다. 

 

같은 주제 아래, 여러 작품을 묶다보니 고전 작품마다의 개성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방황' 파트의 〈데미안〉과 〈이방인〉을 살펴보자. 〈데미안〉의 주인공 싱크레어는 선과 악의 공존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조력자 데미안을 통해 비로소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사는 내내 주체적이지 못한 삶을 살며 방황하다가 죽음 앞에 선 사형수가 되자, 비로소 낯선 세상의 이방인에서 주체적으로 삶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이처럼 근원적인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저마다의 개성있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풀어내는 이야기의 힘은 바로 몇 십년동안 사랑받는 비결이 아닐까.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은 고전문학을 가볍게 떠먹을 수 있는 애피타이저 같은 존재이다. ‘알쓸신잡’, ‘지대넓얕’같이 넓고 얕은 지식을 습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이다. 나 역시 잡식 성향의 고전 입문자로서 이 책에 소개된 책 중 흥미를 갖게 된 마르그리트 뒤르스의 〈연인〉과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 원작을 읽어보려고 한다.

 

제대로 된 식사, 즉 깊이 있는 해석을 바라는 독자에게 이 책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반대로 고전의 벽을 넘고 싶은데 어려웠다면, 다양한 작품을 가볍게 훑고 싶다면, 한두 권 정도 읽어봤는데 비슷한 주제의 다른 고전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며 고전소설에 대한 입맛을 돋우는 용도로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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