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은 선택의 연속 - 영화, 평평남녀

글 입력 2022.04.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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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점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는 우리의 일상과 비슷하게 시작한다. 바쁘게 일에 치이는 모습, 언니와 싸우는 모습, 승진에 밀린 상황에 대한 씁쓸함 등이 나 포함 다른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친숙한 모습이었다.

 

낙하산으로 들어와 과장으로 온 준설의 모습 또한 인간적으로 보였다. 팀원들이 보여주는 불신의 눈빛에 의식하는 눈빛, 새로 들어온 나는 너의 상사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처럼 영진에게 비효율적인 일을 시키는 모습도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투닥거리던 둘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한다. 늘 그렇듯 다름에서 오는 갈등이 존재하고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한 사건으로 인해 영진은 결국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에 나름 만족스러운 삶을 맞이하는 듯 영화가 끝이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솔직하고 일에 열정적인 영진이에게 애정이 생겼다. 실수도 하고 언니와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영진이가 답답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것은 영진이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경험하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왜 어른들이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했는지 알 거 같았다. 그 다양한 경험 속에서 내가 한 선택들이 모일 테고 나중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진이는 서툴렀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답답해 보이기도 했겠지만 그녀의 속도에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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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준설이는 내가 싫어하는 인간상에 가까웠다. 낙하산으로 들어와 자기의 능력이 아닌 영진의 능력에 숟가락을 올린 것도 싫었고 선을 넘어가며 쏘아대는 막말이 싫었다. 열등감이 많았고 여자친구한테 주려는 선물도 엄마 보석을 몰래 가져온 모습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이런 사람이 내 곁에 있었다면 참 피곤하겠다 싶을 정도로 준설의 좋은 점보다는 안 좋은 점이 더 많이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이면서 직장동료의 저작권을 존중해 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세상에서 잘 볼 수 있는 캐릭터 같기도 했다. 대학 생활, 회사 생활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캐릭터였다.

 

자기중심이 있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그 중심이 과해지면 고집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고집은 자신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가능성이 많다. 준설이 그랬다. 영진과의 대화는 벽을 보고 말하는 것처럼 답답했고 자신의 기준에 영진이 들어오길 바라는 행동들은 내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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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작업물도 빼앗기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이 심해진 상황에서 본다면 영진은 많이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관객이고 영진의 삶을 지켜보는 관찰자의 느낌이라 그런지 영진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소중한 언니와 조카, 여행길에 우연히 만난 기사님, 불합리한 일을 도와주려는 직장 동료.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은 혼자가 아닌 주변의 따뜻함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내가 살아오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영진의 선택들이 마음에 들었다. 또 그녀에겐 수많은 선택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 선택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하고 나의 길을 나아가고 싶은 것처럼 영진 역시 그러기를 응원할 뿐이다.

 

2022년은 나의 20대 마지막 해이다. 1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날 돌이켜보면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했던 시험도 잘 끝났고 그 외에 일도 열심히 하고 내가 배워야  하는 것들을 착실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진처럼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끝없이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이 내 앞에 펼쳐질지 예상조차 되지 않지만 지혜롭게 나아가고 싶다.

 

이 영화는 영진이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고 선택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영화다. 어딘가에 잘 살고 있을 영진이를 응원하고 준설이는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본다. 그렇게 캐릭터를 살아 숨 쉴 수 있게 해준 배우들의 연기 역시 참 좋았다.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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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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