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일상의 소중함 [도서]

책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리뷰
글 입력 2022.04.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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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디자인을 하던 5년 차 직장인이

회사 버리고 빵집 알바생이 되었다!

 

누구보다 빨리 사회에 나오고 싶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를 살아냈고, 회사에 취직했으며,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사회는 냉정했고, 치열했고, 숨을 쉴 수 없었다. 방송일은 쉼 없이 돌아갔고 나도 쉼이 없었다. 어찌어찌 5년을 버텼으나 3·6·9의 법칙이 9일, 6일, 3일로 찾아오는 것을 느끼며 퇴사했다.

 

'조금만 쉬다가 다시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은 휴식과 치유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살 수는 없었다. 다 큰 성인이 엄마 아빠 밑에서 하루하루를 허투루 살 수는 없었으니까.

 

'알바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 때에는 방학에도 학원에 다니느라 알바는 못해봤는데. 알바는 회사와 다를 것 같았다. 정시 출근, 정시 퇴근! 내 삶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집에서 5분 거리에 빵집이 오픈했다. '빵집 알바…? 빵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빵집 알바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이력서를 제출하자마자 바로 합격이 됐다! 그렇게 시작된 빵집 알바생 개띠랑의 하루!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보자마자 끌리는 제목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일에 얽매이지 않는 여유로운 삶을 상상하곤 한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대학 졸업 후엔 취직, 직장인은 업무와 결혼 고민 등. 언제쯤 고민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의 나에게도, 그리고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도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표지를 보았을 때 바로 든 생각은 우선 ‘너무 귀엽다!’라는 감상. 단순하고 동글동글한 그림체를 보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이 귀여운 그림들은 책 속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한다. 책의 구성은 그림과 글이 같이 들어간 형식인데 덕분에 읽는 내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작가 개띠랑이 회사를 퇴사한 뒤 빵집 알바생으로 일하며 느낀, 소소하고 현실적인 일상의 단편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부터, 독특하고 따뜻한 에피소드까지! 웃음을 지으며 훌훌 읽다 보니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된다.아쉬움을 뒤로하고, 지금부터 내게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7가지를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퇴사의 시작

프롤로그


 

“내가 하고 싶던 일이었고, 꿈을 펼칠 수 있을 회사라고 생각했지만 2년 반 만에 끝이 났다. 퇴사를 하고 난 후 뭔가 내 삶이 그 길로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작 스물세 살일 뿐이었는데. (9p)”

 

이 글을 쓰는 시점, 스물두 살의 나는 늘 막연한 두려움에 가득 차 있다. 나의 재능과 적성은 어디로 향할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 명쾌한 답을 알려주길 원한다. 첫 문장부터 너무 공감이 갔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나이에 꿈을 좇아 들어간 회사를 나왔다니 개띠랑 작가가 느꼈을 상실감과 힘듦을 감히 짐작할 수는 없었다.

 

고작 스물세 살일 뿐이었는데. 이 말이 왜 이렇게 아플까? 멀리서 봤을 때는 너무나도 젊고 어린 시기이다. 하지만 이 감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주변에서 아무리 아직 어리고 기회가 많다고 말해도, 정작 스스로는 늘 조바심에 빠진다. 때로는 세상이 끝난 것만 같은 좌절과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는 그래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전혀, 아무것도 멈추지 않았다고! 이 시기의 개띠랑 작가에게,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나의 상황과 겹쳐 보여 더욱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였다.

 

 


어서 와, 빵집 알바생은 처음이지?

초고속 합격


 

“내가 매번 꿈꾸던 근무환경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알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한없이 마냥 기쁜 알바생이 되었다. 그리고 잠시 멈춰 있던 나의 인생 속도는 다시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22p)”

 

빵집 알바생, 나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아르바이트이다. 단어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빵 냄새가 따뜻하게 마음을 데운다. 여유로운 음악이 나오는 가게에서 갓 구운 빵 냄새를 맡으며, 진심 어린 미소로 손님을 마주하는 삶이란.

 

책의 내용을 보면 개띠랑 작가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다만 약간의 조언이 있다면 인생에 쉬운 일은 없다. 당연히 빵집 알바생에게도 고충이 있다. 책은 그 고충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만약 궁금하다면 꼭 책을 찾아보기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내가 행복한 일은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일을 겪든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 마치 빵집 알바생의 고충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그러니까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일이 있기에, 도전해보는 거다. 인사만 나누고 덜컥 빵집 알바생에 합격한 뒤, 그녀는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을 출간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을까? 아마 몰랐으리라. 인생이란 이토록 알 수 없는 것이니.

 

 


내가 나에게

말 한마디의 힘


 

“잘했어. 잘하고 있어. 잘할 거야! (32p)”

 

어느 날, 개띠랑 작가가 지쳐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 손님이 ‘고생이 많네요! 빵 잘 먹을게요!’라는 말을 해주었고, 그녀는 그 따뜻한 한마디로 하루를 버텼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남이 해주지 않는다면 나라도 나 자신에게 말해줘야지!

 

생각해보면 나는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한 것 같다.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한심해하고,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내가 내 편이 아니라면 어떻게 버텨내겠어? 그러니까 조금 관대해지자. 오늘도 무사히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부모님의 행복이 되었음에 감사하자. 나는 잘하고 있다. 설령 잘하지 못했어도 잘할 거다! 책 덕분에 인생에 꼭 필요한, 든든한 내 팀이 생긴 하루였다.

 

 

 

아빠들은 다 똑같나 봐요!

빵집 관찰일지 1,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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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은 왜 단팥빵을 좋아하는 걸까요? (54p)”

 

이 에피소드는 만화로 되어있었는데, 너무 귀엽고 신기해서 고르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가족들에게 공유했다. 단팥빵! 우리 아빠가 가장 좋아하시는 빵 종류이다. 얼마 전에도 장을 보러 갔을 때 크림단팥빵 앞에 서 계시는 모습을 보고 엄청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조용히 집어 드는 단팥빵. 하하, 다시 생각해도 우리 아빠가 참 귀엽고 재밌었던 시간이다. 집에 가서 아버지께 호구 조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혹시 단팥빵 좋아하세요, 하고.

 

 


생각의 힘

부러워!


 

“어느 날 한 할머니 손님이 계산하시면서 ‘갓 나온 빵도 보고 빵 냄새도 맡고. 행복한 데서 일하네. 부러워!’라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직장 생활할 때에 힘들게 했던 것들이 사라지자 또 다른 새로운 걱정거리들이 생겨났다. 불투명한 미래는 여전했고 나이를 먹어가며 고민거리는 늘어났다. 그런데 할머니의 이야기는 잠시나마 그 고민을 잊게 해 주었다. 찌든 사회생활을 견디는 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4p)”

 

발상의 전환, 많이 언급되지만 실제로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는 일이니까. 이 에피소드를 읽고 나서 나는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렸으니,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결심이 들었다.

 

예를 들어, 바쁘다는 건 나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니 자신을 칭찬해주고 힘을 내야 한다.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었을 때는 즉흥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늘은 뭘 할까?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의미가 있는 그런 긍정적인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이 곁에 있다는 점

함께여서 든든해


 

“집 가까운 동네 빵집에서 일하며 지금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으니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이 든든하다. 내 편이 언제나 지켜주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가족이 있어 이렇게 든든한 하루가 지나간다. (203p)”


정말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잊는다. 특히 타지에서 홀로 생활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무슨 일이 있어도 든든한 내 편이 있음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들이 있기에 괜찮다. 내가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결과를 맞이해도 늘 걱정하지 말라며 안아줄 가족이 있으니까. 그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에피소드였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까?

행복,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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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매일 하루하루 똑같이 돌아가는 빵집 알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오늘 내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누구를 만났느냐 등등의 이유로 여러 모습이 될 것이다. 나는 좀 더 나은 인생을 기대하며, 오늘도 ‘내 인생의 반죽’을 빚고 있다! (276p)”

 

지금의 나는 과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역경을 지나 이루어진 하나의 집합체이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표지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결국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그것이 조금 돌아가고 느리게 흘러갈지라도 ‘나’만은 착실하게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니 조바심 내지 말아야지. 보다 주변을 머금고 웃으며 살아가야지!

 

작가 개띠랑은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어떤 것이든 시작과 끝은 인생의 중요한 발자국을 남긴다고. 끝났다고 해서 멈춰버린 것이 아니다. 끝은 발자취를 남기고 또 다른 시작을 만들 것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자.

 

*

 

“행복 팔지 않고 돈 벌 수 있는 날이 올까? (233p)”

 

간단한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울렸다. 미래에 나는 내가 바라는 일을 하게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긴 하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떤 일을 선택해도 괜찮다.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것도, 꿈을 향해 올곧게 달려가는 것도 결국 내가 직접 고른 길이라면 그걸로 좋다.

 

다만 나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타협한 현실 속에서의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내 자아를 온전히 실현하는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행복하기를. 책이 내게 준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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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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