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온전히 내면에 집중하고 위로하는 시간 - 마음챙김 미술관 [도서]

선과 색, 활자로 치유하는 마음.
글 입력 2022.03.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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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많았다. 혼자서 버티고 버텨보다가, 더는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온 몸을 감쌌다. 그리고 병원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사실 몇 년 동안 미루던 일이었다. 의학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으나, 쉽사리 실행하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문턱같은 게 있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4월말이나 5월 초는 되어야 초진이 가능합니다."

 

세상에, 나는 지금 당장 죽을 것처럼 힘든데 초진을 보려면 3달 가까이 버텨야 한다니. 지금 당장 진료를 받고 그에 따른 처방을 받아서 좀 더 나아지고 싶은데 일단 버텨내야 한다고 하니 원망스러운 마음부터 들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군데에 전화를 더 돌려보았다. 그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지금 당장 진료를 볼 수는 없고, 제일 빠른 예약일 또한 최소 한 달 뒤에나 가능하다는 것. 몇 차례의 통화가 끝난 뒤, 차분하게 방법을 강구하던 찰나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울이 마음의 감기라고 한들, 대한민국에 힘든 사람이 이렇게나 많단 말이야?’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던져진다. 그렇다보니, 지치고 힘든 순간들을 꼭 한 번은 마주하게 된다. 그 때를 잘 견뎌내고 성장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조금 더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시간을 보내는 이도 있다. 후자의 경우,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된다. 조금 더 빨리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의 복귀와 함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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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은 책을 읽는 동안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을 선사해준다. 내게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아마 부족할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 말이다.

 

저자는 다양한 그림과 스무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을 잘 몰라도 괜찮다. 미술작품을 싣고 있는 책이 어렵다는 편견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위로와 공감이 가득 묻어나는 문장들이 책 어디에나 있다. 친절한 부연설명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민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의 삶과 비추어 보면서 찬찬히 소화시키면 어느 샌가 뚝딱하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당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주제에 맞는 심리 키워드들을 활용하여 그림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선택이라는 개울들이 모여, 개인의 역사라는 바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인생이다. 1장에서는 삶의 기로에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들을 이야기 한다. 감정, 기회비용, 사회적 시선, 현실적 고민, 익숙함 등 변화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우리의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태도가 삶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임을 환기시키고자 하였다고 말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종종 그 결과를 감당하기 힘든 순간도 있다.

 

책에 나오는 폴 고갱의 이야기가 그 예이다. 다니던 증권거래소를 마흔이 다 된 적지않은 나이에 그만두고 나와서 전업화가가 되기를 택했다. 경제적인 문제와 평론가들의 혹평이 그를 따라다녔으며, 좋아한 것을 선택함으로써 얻게된 크고 작은 좌절과 행복 사이에서 오랫동안 힘겨워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고갱은 기회비용과 인정에서 오는 불안감을 곧 확신이라는 에너지로 바꾸었고, 말년에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걸작을 탄생시키게 된다.

 

이처럼 출발을 하는 이유, 그리고 목적지만 확실하다면 그 과정에서 길을 잃어도 마침내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2장에서는 인간관계와 내면을 이야기한다. 인간관계는 삶에서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타인과 엮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상처로 인해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외부에서 쏜 화살이 '나'에게로 돌아오면서 내면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열등감을 잘 사용하면 삶의 연료가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를 좀먹는 벌레로 남게 된다. 책에서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였던 툴루즈 로트렉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핸디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집중하지 않고 본인이 잘 하는 것을 더 갈고 닦아서 건강한 방식으로 그것을 극복한 사례를 통해, 이를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생각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3장에서는 '나'란 존재에 대해 한층 더 들여다본다.

 

여러 키워드 중에서도 '부정적 자기대화' 파트에 자기실현적 예언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구체적이고 자기 맞춤형인 긍정적 자기대화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대화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답은 스스로 잘 알 때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문제와는 무관한 타인에게 질문을 하면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꼭 필요하다. '왜 이렇게 했을까.', '나 같은 게 무슨 ...' 등등 부정적인 대화가 아닌 자신과의 진정한 소통 말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보다 삶을 건설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들을 찾을 수 있고 또 그것들로 채워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삶을 조금 더 사랑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한다. 나에 대해 만족하며,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 달려나가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생각을 단순화시키는 작업을 하며 스스로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고 또 삶에서의 균형을 찾아가라고 말이다.

 

"현생에 치인다." 는 말이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삶은 피로사회 자체이다. 우리는 쉼이 필요하다. 단순히 쉬면서 놀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다." 이 말은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책(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에 대해 논하는데, 그에 따르면 행복은 '최상의 좋음'이며 쾌락, 명예, 돈, 사랑의 상위에 있는 가장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다. 이것이 인간이 태어난 목적인 '행복'인 것이다.

 

- p. 66 <현실적 고민 - 행복할 권리>

 

 

주중에 열심히 출퇴근을 하면서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나를 보고 있으면, 행복을 희생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주중의 나는 '살아있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고, 행복이 너무나도 멀리 있는 것만 같고, 이렇게 앞으로 몇십 년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이 되기 일쑤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궁극적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므로, 나의 행복함을 구체화한다면 막연했던 사는 목적도 조금은 더 명확해질 수 있다. 이때 행복의 감정은 하루에도 짧게 여러 번 느껴졌다가 휘발되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느껴지는 작은 행복감을 더 열심히 들여다보자.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집중할 시간이다.

 

- p. 22 <삶의 이유 - 나의 행복감 포착하기>

 

 

구절을 읽으면서, '아, 사실 작은 것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였지.'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를테면, 출근길에 타이밍 좋게 환승해서 평소보다 빠르게 도착하는 사소한 순간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행복한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우리는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의 행복이 더 작다고 느낄 때가 있는 것 같다. 나조차도 주어진 시간과 삶을 소중히 여기며 행복을 찾는 시간보다, 그렇지 않았던 때가 훨씬 길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면서도, 자주 행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며 더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 나가보자는 마음을 먹고 나니 훨씬 덜 불행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당신을 마주한 적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행복을 응원한다고. 자주 더 많이 행복하기를 바라겠다고.

 

심리학자 매슬로우(A.H.Maslow)가 주장한 욕구 단계 이론에서, 인간이 갖는 가장 상위의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이다. 나 또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이뤄야 하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실 앞에서 꿈을 지운다. 경제활동을 하고, 나이가 먹을수록 꿈은 점점 희미해진다. 꼭 거창한 꿈이 아니여도,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길을 잃어도 힘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당신의 자아실현으로 한 걸음 이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제의 당신, 오늘의 당신, 그리고 내일의 당신의 삶은 언제나 더할나위없이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삶은 유한하며, 그렇기에 지금이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과거의 사건들은 여전히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자유의지를 통해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는 사람들이며, 주관적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세상과 누군가의 사용에 의해 쓰이는 존재가 아니라, 나 스스로의 주체성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 존재인지 생각해 볼 시간이다.

 

- p. 142,143 <실존 -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

 

 

<마음챙김 미술관>은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무언가들을 아름답고 다정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심신이 지쳐있는 당신에게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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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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