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앙상블오푸스와 함께하는 산책, 제19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글 입력 2022.02.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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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앙상블오푸스와 함께하는 산책.jpg


겨울의 끝자락, 그리고 봄의 초입. 겨울 같기도 하면서 또 한 편으로 봄을 엿볼 수 있는 게 바로 3월이다. 너무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덥지도 않은 3월은 무엇이든 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시기 3월에, 좋은 음악회가 예정되어 있다. 바로 앙상블오푸스 제19회 정기연주회가 다가오는 3월 1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막을 열 예정이다.


항상 실내악 무대를 진심을 다해 꾸리는 앙상블오푸스는 매년 봄이면 실내악 무대를 올리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봄 기운이 비교적 완연한 4월이 아니라 초봄 혹은 겨울 끝자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한 3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봄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하기엔 꽃샘추위가 가득한 시기이긴 하겠지만,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사색할 수 있는 산책이 필요한 시기다. 앙상블오푸스는 이번 정기연주회를 '산책'으로 표현했는데, 어쩌면 완연한 봄이 아닌 초봄에 산책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것은 지쳐있는 관객들 모두에게 산뜻하면서도 진지한 이번 무대를 선사하여 모두를 환기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PROGRAM


크쉬슈토프 펜데레츠키  샤콘느 (편곡: 류재준)

Krzysztof Penderecki  Ciccona per violino, violoncello e Pianoforte (arranged by Jeajoon Ryu)

Vn. 백주영, Vc. 심준호, Pf. 김규연


클로드 드뷔시  피아노 삼중주 1번 

Claude Debussy  Piano Trio No. 1 in G Major

Vn. 김다미, Vc. 심준호, Pf. 김규연


세자르 프랑크  피아노 오중주, M.7

César Franck  Piano Quintet in F Minor, M. 7 

Vn. 김다미, 백주영, Va. 김상진, Vc. 심준호, Pf.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이번 연주회의 첫 곡인 펜데레츠키의 샤콘느는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기 위해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곡이다. 이 작품은 원래 현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인데, 이번 무대에서는 작곡가 류재준의 손끝을 통해 피아노 삼중주 버전으로 편곡되어 연주될 예정이다. 2020년 3월에 작고한 펜데레츠키를, 그의 제자인 류재준이 기리는 마음으로 편곡하여 무대에 올릴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편곡되지 않은 펜데레츠키의 샤콘느는 2020년 서울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 바가 있는 만큼, 스승을 추모하는 제자의 마음을 이번 무대에서 절절히 느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샤콘느는 단독 작품이 아니라,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폴란드 레퀴엠'의 마지막 4악장이었다는 점을 유념해서 무대에 가기에 앞서 펜데레츠키의 샤콘느만 듣는 것이 아니라 폴란드 레퀴엠을 전반적으로 감상한 뒤 샤콘느를 음미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마지막 악장 앞에, 펜데레츠키는 1악장을 통해 자유노조를 위한 폴란드 장교 살인사건을 기렸고, 2악장에서는 아우슈비츠 희생자 추모, 3악장에서는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된 반정부 저항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는 악장을 담았다.


폴란드의 역사를 담아내며 고통받았던 조국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담았던 펜데레츠키. 그리고 특히 그의 각별한 친구였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기리는 마음을 담은 샤콘느. 그런 펜데레츠키의 작고를 기리는 마음으로 편곡해서 무대에 올릴 류재준. 이 일련의 감정들이 이어지는 것을 유념하면서 펜데레츠키의 샤콘느를 듣고, 현악기의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음악이 피아노 삼중주로 어떻게 재탄생될 것인지 공연 당일까지 기대해 볼 법하다.



백주영1(바이올린).jpg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이번 앙상블오푸스의 무대에서 두 번째로 연주될 작품은 바로 드뷔시의 피아노 삼중주 1번이다. 올해로 탄생 160주년을 맞은 클로드 드뷔시를 기리고자 선곡되었을 이 작품은 아주 아름다운 트리오 작품이다. 관습적인 요소들을 내포하면서도 드뷔시만의 참신한 선율과 구성이 담겨있어 프랑스 음악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솔로 선율로 도입부가 시작되어 펼쳐지는 1악장은 극히 아름답다. 마치 코앞으로 성큼 다가온 봄의 정경을 그리는 듯, 생동감 넘치고 우아하다. 그런데 관객으로서는 정말 듣기 좋지만, 악상기호가 없어서 연주자의 자의적인 해석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연 전에 충분히 감상해보면서, 이 아름다운 악장이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첼리스트 심준호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규연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악장은 현악기들의 피치카토로 시작해 매력적인 스케르초 악장이다. 바이올린의 활기와 이를 장식하는 피아노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첼로의 소리를 유념해서 들어보면 즐거움이 배가될 법하다.


3악장 안단테는 짧다. 하지만 시작되는 순간부터 첼로의 아름답고 호소력 짙은 선율에 순식간에 매료될 수 있는 악장이다. 이를 이어받는 피날레는 다시금 열정과 활기로 가득하다. 고조된 악상 속에서 여유롭게 무게감을 드러내며 중심을 잡아주는 첼로 위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아름답게 마지막을 수놓는다.



바이올린_김다미.jpg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이번 무대의 마지막 작품으로 앙상블오푸스가 선택한 작품은 바로 세자르 프랑크의 피아노 오중주다. 현악사중주에 피아노가 더해져 풍성하면서도 섬세한 사운드를 구현해낼 수 있는 앙상블을 이번 앙상블오푸스 제19회 정기연주회의 마지막 구성으로 선택한 것이다. 더군다나 세자르 프랑크는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앙상블오푸스는 이번 마지막 무대를 통해 프랑크를 기리면서 동시에 관객들이 프랑크의 음악으로 더 깊은 실내악의 세계를 경험해보도록 안배한 듯하다.


총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작품은 굉장히 길고 또한 무겁다. 1악장은 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 격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주는 도입부로 시작된다. 프랑크는 도입부의 이 주제를 순환 형식으로 활용하여 다음 악장에서도 드러내는 형태로 이 작품을 작곡했다. 다소 느리게, 그러나 피아니시모와 포르티시모를 넘나들며 감정을 옹골차게 눌러 담은 1악장의 악상은 알레그로 부분으로 넘어가며 더욱 강화된다.


2악장은 슬프고, 느리다. 그 우울한 한숨 같은 악장 속에서 프랑크는 다시금 1악장에서의 주제를 살려낸다. 하지만 침잠해가는 2악장의 정서는 변하지 않는다. 이를 이어받은 피날레는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여린 소리의 현악 파트와 이를 강렬하게 뒷받침하는 피아노의 터치로 점차 발전된다. 그러나 피날레에서 프랑크는 마냥 강렬한 악상으로 가득 채우지 않고, 2악장을 연상시키는 느린 주제도 삽입했다. 그야말로 강약을 넘나들며 주제를 끊임없이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프랑크의 피아노 오중주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피아니시모와 포르티시모를 넘나들며 그야말로 광기어린 질주 끝에 강렬한 유니즌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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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심준호



피아노 삼중주와 피아노 오중주로 무대를 구성하는 만큼, 앙상블오푸스는 이번 무대에 다양한 연주자들로 앙상블을 편성하였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을 필두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심준호, 피아니스트 김규연 그리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 무대에서 다양한 편성으로 여러 연주자들의 호흡을 볼 수 있어 이번 무대도 이전의 앙상블오푸스 무대처럼 굉장히 기대가 된다.


뛰어난 연주실력을 갖춘 개인 연주자들, 보편적이지 않아 차별화되고 인상이 남는 레퍼토리 그리고 소로 어우러지며 작품을 더욱 생생하고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앙상블의 합주력. 이 모든 것이 갖춰진 앙상블오푸스의 무대가 다가오는 3월 1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앙상블오푸스와 함께 음악 속으로 떠나는 산책. 누구나 하는 그 산책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분명 각자의 감상을 느낄 것이고, 이 아름다운 음악적 산책을 통해 개인마다 더욱 풍부하고 깊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2022년 3월 10일 (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앙상블오푸스와 함께하는 산책

제 19회 앙상블오푸스 정기연주회


R석 70,000원 / S석 50,000원 / A석 30,000원

약 8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앙상블오푸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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