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미술관의 모습_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청주관 교육서포터즈를 하며 느낀 것
글 입력 2022.02.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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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하 국현 청주)에 도착하면 동심을 자극하는, 마치 놀이터 같은 알록달록한 집들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아이들과 학생들이 즐거이 뛰놀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며 설치된 설명을 읽기 전까지는 예술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한편 미술관의 입구에서는 유리벽에 붙여진 “관계자 외 출입 가능”이라는 유쾌한 스티커가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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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청주프로젝트 천대광 작가의 <집우집주> 작품의 모습들.

 

 

바로 이런 장면들이 국현 청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청주시의 담배공장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미술관은 지금 지역에서 어떤 존재가 되어있는가 살펴본다.

 

 

 

열린 미술관


 

국현 청주관은 국내 최초로 개방형 수장고를 갖춘 미술관이다. 수장고란 미술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공간으로, 쉽게 말해 미술품의 창고이다. 수장고는 미술품의 안전을 위해, 일반적으로 미술관의 직원들조차 쉽게 출입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다. 그런 수장고를 국현 청주는 열어내 보인다. 단순히 수장고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일을 넘어, 이를 통해 어떤 것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

 

국현 청주는 2020 개방수장고 개편을 통해, 청주에서 활동하는 청년 디자인 콘텐츠 그룹 V.A.T와 협업하여 수장고의 각종 안내 자료를 제작했다. 그 결과 보다 감각적이고 시각적으로 확 눈에 띄며 이해도를 높이는 포스터와 아이콘들이 탄생했다. 또한 1층 개방 수장고에 주로 보관된 조각 작품들을 조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연대별, 재료별로 분류하여 소개하였고, 온라인으로도 개방 수장고를 볼 수 있게끔 VR을 제작하였으며, 어린이 관람객과 청소년 관람객이 보다 주체적으로, 목적을 가지고 개방 수장고를 관람하고 탐방할 수 있는 활동지를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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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관 개방 수장고 포스터. 가까이서 보기, 관계자외 입장, 궁금한 점은 질문도 가능하다.

 

 

국현 청주는 열려 있다.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지향하며, 관람객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가능케 한다.

 

 

 

어린이들을 위하는 미술관


 

국현 청주는 내가 가본 미술관 중 단연코 어린이들을 데리고 오기에 가장 좋은 미술관이다. 국현 청주는 항상 어린이 관람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처음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접했을 때, 조금은 의심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사범대학 학생으로서, 그리고 한국의 전형적인 일방적 교수식 수업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이 미술관에서 무엇이 “교육”될 수 있을까? 이런 간단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청주관의 교육 서포터즈로서 어린이 관람객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깨달았다. 아 여기에서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을.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나와 같은 어린이들에게도 열려있고 나에게 친절하며, 나를 위한 흥미로운 활동들로 채워진 공간이라는 경험. 그 경험이 어린이 관람객들 하나하나의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 그 즐거웠던 경험이 그들을 다시금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술관으로, 예술로 향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실 청주관의 2층 쉼터 공간에서 어린이 관람객은 VIP 손님이다. 누구보다 활동지와 프로그램을 열심히 활용해주는 귀한 분들이다. 물론 스트링아트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이다.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들과 실과 함께 대화를 풀어내며 참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성인 관람객들은 조그마한 종이를 받아들고선 종이를 어떻게 채울지 한참을 고민하기도 한다. 때로는 인터넷 검색창에 ’스트링아트‘ 라고 검색하고 검색결과로 나온 이미지들을 모방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감탄할 정도로 거침이 없다. 부모님들은 어디에 펀치를 뚫어야할지 난감한 그림을 그린 아이들에게 “아이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라며 안절부절해 하시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본인의 작품세계가 확고하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최대한 자유를 누리기를.

 

나는 어린 시절 종종 엄마 손에 이끌려 시립미술관에 가곤 했다. 그때 어떤 작품들을 봤는가는 사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미술관은 “조용히 해야 하는 곳”, “뛰면 안 되는 곳‘, “깔끔하고 어딘가 위압적인 곳”, 이라고, 어린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엄마와 손을 잡고 미술관을 가곤 했었다-는 아스라한, 하지만 꽤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미술관에서 주어진 교구재를 가지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틈”을 국현 청주는 만들어냈다. 어쩌면 어린 관람객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작품을 보는가보다 온몸으로 어떤 경험을 하고 느꼈는가가 아닐까.

 

 

 

새로운 시대, 국립 미술관의 역할


 

비수도권에 설립된 첫번째 국립현대미술관이기도 한, 이 국립 미술관은 청주라는 도시에서 아주 소중하고 유일무이한 문화예술공간이 되었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근방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제조창, 동부창고, 청주문화산업단지가 청주의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유례없는 팬데믹과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1년 미술시장과 문화예술계는 식기는커녕 오히려 뜨겁게 달아올랐고, 새로운 시대에 예술은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또한 미술관은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일례로 2021년 9월,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은 무엇을 연결하는가 : 팬데믹 이후, 미술관>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맥락에서의 팬데믹 이후 새로운 미술관의 역할 설정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러한 건강한 고민을 통한 의미 있는 결과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국현 청주에서 지켜보고 있다.  보통 미술관 하면 우리는 전시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미술관의 역할은 수집, 전시, 연구, 보존, 교육의 5가지이다. 그리고 국현 청주는 그 모든 기능을 관람객들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미술관이다.

 

앞으로의 국공립미술관들의 새로운 도전과 , 더 많은 곳에 국립 미술관들이 생기기를, 더 많은 사람의 발길이 예술에 더 쉽게 닿기를 바란다.

 

 

 

[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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