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완벽함을 거절하는 방법 -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글 입력 2022.02.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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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이란 말은 형용사로도, 부사로도 그 말을 더 빛나게 보이게 돕는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의 삶도 '완벽한 삶'이 되기를 바라던 순간이 있었다.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을 가던 중, 어느 순간 의문이 들었다. '완벽한 것이란 건 뭘까?'

 

완벽함을 추구할수록 '완벽한'이란 말이 주는 무의미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 난 완벽한 이란 말이 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완벽하기를 거절한 것이다. 이건 포기와 다른 개념이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 이상향 등 나의 삶의 기준이 되던 것들을 적절한 지표로만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여기 나와 같은 소녀가 있다. 바로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완벽한 것을 포기한 '훌리아'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그녀와 완벽히 대칭을 이루는 '올가'라는 언니가 있다. 그런 대칭점에 있던 올가가 죽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죽음이었다. 시카고의 번잡한 거리에서 올가는 핸드폰을 보다가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와 함께 홀리아의 가족도 산산조각이 난다.

 

 

 

'완벽한'이란 말은 존재하는 것인가



올가의 죽음 이후, 가족의 아픔과 훌리아의 혼란에 대해서 소설은 일인칭 서술자 시점으로 훌리아의 마음과 상황을 써 내려간다.

 

훌리아는 언니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한 힘든 시간 중 홀리아는 올가를 이해하기 위해 언니의 흔적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가장 대칭점에 있었던 올가가 갖고 있던 비밀에 대해 알게 된다.

 

'완벽한'이란 말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허상이었던 것이다.

 

 

 

작가의 반쪽, 훌리아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을 쓴 작가에 대해 궁금해졌다.

 

어쩌면 그녀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완벽함이란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나의 반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를 찾을수록 어쩌면 훌리아는 작가 그 자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하고 탐구적이었던 그녀는 미국과 멕시코라는 다른 문화 속에서 자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삶이 책에 배어져, 현실적인 묘사와 공감적인 표현으로 이민 2세대의 삶이 표현되었던 것 또한 이 책이 갖고 있는 큰 매력 중 하나였다.

 

언니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긴장감 속에서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멕시코 특유의 언어적 유희 또한 이 책을 손에 놓지 못하고 읽게 만드는 힘이었다.

 

어쩌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훌리아 그리고 올가는 작가뿐 만 아니라 우리를 대변하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우리는 완벽함이라는 허상을 쫓다가 지치고 다친 경험이 분명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해당 소설은 그런 우리의 경험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음에 괴로워했던 우리에게 사실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 측면에서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많은 위안을 받았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시간을 갖게 해준 이 책을 다시 한번 쓰다듬으며 글을 마친다.

 


[심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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