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작은 목표를 성취하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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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멀리, 길게 보아라
2022년 새해가 왔고 2월이 되었으며 한 학기 더 휴학을 했지만 뭔가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우왕좌왕하며 헤매고있다기보다는, 목적지가 없어져 ‘어디로 가지?’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턱 맞닥뜨리게 된 것에 가까웠다.
저번 학기 휴학은 내 안에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 멈춰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커리어상담을 받으며 나는 내가 겁내하던 일을 해보며 진로를 탐색하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휴학을 했고 4개월간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
12월이 1월이 되고 해가 바뀔 때까지 고민이 되었다. 한 학기 더 휴학을 해야 할지 복학을 해야 할지에 관해서. 두 가지의 선택에 각각 다음으로는 어떤 플랜을 이을지를 구상하며 머리를 굴렸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대책 없던 적이 없었는데 정말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아예 고민을 밀쳐두기도 했다.
한 학기 더 휴학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나에 대한 아빠의 믿음과 사랑이 컸다. 연말과 연초에 본가에 내려가서 부모님과 이야기를 했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그냥 복학을 해야 하나~’하며 복학에 마음이 기울어졌다가 돌아왔다가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였다. 아빠와 저녁을 먹으며 아빠가 내게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길게 보고, 멀리보고, 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걱정에 얼른 취업하라고 나를 재촉할 수도 있고, 다그칠 수도 있고, 목적이 없으면 학교로 돌아가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아빠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한마디를 듣자 신기하게도 조급하고 불안하고 우왕좌왕하던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새처럼 멀리,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매번 까먹는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경험도 적어서 그런지 나는 잘 나아가다가도 자주 조급하고 작은 생각에 빠지는 것 같다. 그 때마다 나는 부모님과 대화를 하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을 느끼고, 숨을 내쉬며 빠져나온다. 이번에도 그렇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빠져나와서 나는 한 학기 더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설을 지내고 본가를 떠나 내 방으로 돌아왔다. 나와 내가 단 둘이, 아니 사실 혼자 있게 되는 공간으로. 이제는 내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고 다시 목적지를 세울 차례였다. 오늘까지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목적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 도움이 되었던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2 그렇게 조금씩 작은 목표들에 성공해봐
니키 리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이 내 마음에 그대로 직진으로 들어왔다.
니키 리 instagram
“(...) 보통은 자신감은 자기가 하려고 했던 거에 성공했을 때 생기지. 실패하면 잃어버리고. 그게 크든 작든 간에. 그러니 쉽게 생각해보자고. 계속 성공하면 자신감 가질 수 있는 거잖아. 오디션에 붙는 게 목표라면 떨어질 때마다 실패하는 거지. 근데 목표를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순간 만큼이래도 긴장하지 않고 떨지 않는 걸로 세워봐. 어차피 오디션은 떨어진다 생각하고 신경도 쓰지 마. 그래도 몇 번이고 계속 긴장될 거야. 하지만 긴장하지 않기 위해서 계속 집중하다보면 언젠가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어? 나 긴장안하네... 그럴 때도 오지 않겠어? 그렇게 성공하면서 그담엔 조금씩 목표를 올려봐. 이번엔 대사를 하면서 긴장안하기 등등 (...) 여전히 오디션은 떨어져도 되는 거야. 그렇게 조금씩 작은 목표들에 성공해봐. 그 과정이 너를 조금씩 자신을 믿게 만들어 주고 그걸 하는 과정에서 네 얼굴이 조금씩 빛이 나게 될 거야. (후략)”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꾸준히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1월 중순의 내가 기억났다. 2022년의 새 목표로 ‘탄탄한 몸만들기’를 세우고 나는 약 일주일동안 복근운동을 꾸준히 했다. 시작할 때 내가 근육이 하나도 없는 아주 취약한 몸이라는 걸 인지하고, 산부가 출산 후 회복할 때 하는 복근운동을 따라서 했다. 산부는 아니었지만 나는 아주 조심스럽고 약한 복근운동부터 시작했다.
‘운동이 내 생활에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자리 잡도록 습관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저녁 9시마다 복근운동을 따라했다. 너무 힘들지도 않고 은근하게 힘들었다. 그래서 은근하게 계속 습관처럼 할 수 있었다. 친구가 방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 때에도 빠지지 않고 했다. 내가 스스로 만든 ‘작은 챌린지’를 해나가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친구가 나를 굉장히 성실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오해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9시가 되면 요가매트를 깔고 산부가 하는 복근운동을 따라 하기’는 내게 작은 목표였다. 작은 목표지만 꾸준하게 그 목표를 이뤄냈다. 9시만 되면 운동을 해야 할 것처럼 몸이 은근히 근질거릴 정도였다. 작은 목표를 이뤄내는 내 모습이 좋았다. 내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누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드라마 <닥터스>의 대사. 2020년의 내가 좋아서 옮겨놓았던 말이 또 좋아서 다시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해뒀었는데 이제야 분명히 몸으로 느꼈다. 이런 거구나 하고. 내가 나를 좋아하는 방법(자신감을 가지는 방법)은, 작은 목표들을 이뤄내는 것에 답이 있었다.
#3 나의 새로운 작은 목표
나는 아이러니한 사람이다. 낯을 가리고 수줍음이 많으면서도 사람을 만나서 굉장히 많이 배우기에 사람을 좋아한다. 불에 기름을 부으면 확 불이 커지며 살아나듯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나라는 인간은 화르르 타오르며 한 단계 변한다.
항상 사람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람에 대한 겁도 무진장 많다. 새로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사람과의 만남에 항상 긴장하는 편인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날 때도 얼굴을 보기 전까지 소개팅을 가는 것 마냥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설렘, 긴장감, 기대 등의 감정이 섞인 거겠지만. 그렇게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것처럼 처음에는 벌렁거리는 마음으로 사람을 만난다.
이런 낯설음과 만남에 대한 겁을 좀 없애고 싶다.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내 겁이 부딪혀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작은 목표를 세웠다.
<나의 챌린지: 낯선 사람을 만나보기>
일단 낯선 사람을 만나서 긴장하지 않는 것부터. 아니, ‘낯선 사람을 한번 만나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동아리나 학회 같은 낯선 풀에 들어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보는 것. 아트 인사이트 대표님과 만나보기. 낯선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경험을 해보자. 자동으로 만나게 되는 인연의 끈이 아니라 노력해서 만들어내는 인연을, 낯선 사람을 만나보자.
내 친구 송 양이 따뜻한 말을 해주어서 용기를 얻었다. ‘긴장을 넘어야 좋은 사람이 생기지. 넌 또 가서 새로운 사람이랑 얘기하면 많이 배워오잖아. 그것도 너의 장점이고. 너는 다양한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거 좋아하잖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욕구는 내가 서투름을 느끼고 힘들어하면서도 강하게 원하는 일이다. 그래서 새로운 만남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는데, 그 때 내 장점을 얘기해준 내 친구의 말이 너무 예뻐서 '새로운 만남을 해보자'는 용기가 생길 수 있었다. 툭 던지듯이 얘기한 친구의 말에는 나의 장점을 발견해주는 섬세한 눈과 다정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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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을 연장한 이번 학기는 ‘작은 목표들을 많이 세우고 이뤄내는 학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은 성취들을 이루며 조금 더 용기 있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나의 여정에 이 글을 읽는 독자도 함께 참여해보길 조심스레 권해본다.
[이진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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