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향긋한 커피가 마시고 싶은 책, '커피 한잔'

글 입력 2022.01.2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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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좋아진 순간이 언제인지 기억이 정확하게 나진 않는다. 늘 달달한 음료만 마시던 내가 어느 순간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하루에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

 

가장 자주 마시는 것은 바로 아메리카노이다. 달달한 커피보단 깔끔한 아메리카노가 어느새 내 취향이 되었다. 산미가 있는 것을 선호지만 그렇지 않은 고소한 아메리카노도 좋아한다. 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나는 자연스럽게 커피는 친숙해졌다.

 

생각해 보면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엄마와 오빠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커피를 취미 삼아 공부했던 엄마를 통해 핸드드립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커피에 박학다식한 오빠 덕분에 모카포트도 써보고 원두도 다양하게 즐겨볼 수 있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커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던 것을 보면 나는 커피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커피의 역사, 문학 속에 등장했던 커피, 세계 곳곳의 카페라는 공간과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커피가 친숙한 나는 커피의 역사나 정보에 대해서 익숙하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책의 내용과 내 경험을 연결 짓는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62p에 에스프레소에 대한 설명이다. 에스프레소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최근에 갔던 에스프레소 바가 떠올랐다. 처음엔 카페에 서서 마셔야 한다는 사실이 낯설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그렇게 서서 먹는 것이 익숙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게트에 찍어 먹기도 하고 적은 양이 괜히 아쉽고 감칠맛이 나서 두 잔, 세잔 먹게 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맛에 대해 예민하지 않고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인 나에게 커피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커피는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무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두의 원산지, 로스팅의 강약 조절, 커피를 가는 그라인더, 샷을 내리는 기계 등등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이 참 많다.

 

심지어 물의 맛도 커피의 맛을 좌우한다는 이야기에 내가 생각 없이 먹던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한 잔의 커피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있고 그리고 커피의 맛 역시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커피는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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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나온 카페 중에는 사라진 카페도 있지만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 모르는 곳이라 글로만 보니 실제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세계 다양한 카페들을 생각해 본다면 나 역시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기억하는 카페와 커피가 있다.

 

우선 지금은 없지만 합정에 있던 카페 한 곳이 가장 먼저 기억에 난다. 그곳은 '혼자 카페 가기'라는 버킷리스트를 처음으로 해봤던 카페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커피를 잘 못 마셔서 늘 밀크티를 마셨는데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나를 발견했다. 소중한 사람들과도 많이 갔었고 혼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던 곳이라 기억에 남는다. 햇빛이 비치던 창가 자리, 혼자라는 것이 그 당시에 꽤 머쓱하기도 해서 쭈뼛쭈뼛 들어가 어색하게 웃으며 주문했던 내 모습, 자리에 앉아서는 이내 긴장이 풀려 내 할 일을 하고 보냈던 시간. 그런 장면들이 새록새록 기억에 나는 곳이다.

 

두 번째는 제주도에 있던 카페이다. 가족 여행에서 늘 일정을 짜는 것은 내 몫인데 가족 구성원의 취향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입맛이 까다로운 오빠가 있어 내가 고른 곳이 별로일까 봐 괜히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평소에 가보고 싶은 카페 중 한곳을 갔는데 오빠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심지어 거기서 판매하고 있는 원두도 직접 구매했다. 오빠가 인생 커피라고 말하는 가게였기 때문에 제주도를 갈 때면 그 카페를 여행 일정에 넣었다. 지금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아서 아쉽지만 가족 여행의 코스 짜기 담당인 내가 오빠의 인생 커피를 알려준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있다.

 

세 번째는 우리 동네에 있는 카페이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근처라 종종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커피를 마실 줄 몰라서 요거트를 자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작년에 우연히 커피를 사 먹었다. 그리고 한입 마시고 놀랐던 내가 떠오른다. 그 커피는 내가 먹었던 커피 중 산미가 가장 높은 커피였다. 사실 산미가 있는 커피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자주 먹기가 어려웠는데 취향에 맞는 산미 높은 커피를 동네 카페에서 발견했을 때의 신남은 잊을 수 없다.

 

카페를 다니고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해외에서도 기억나는 카페들이 있지만 현재는 외국에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국내에서 기억나는 커피와 카페에 대한 기억나는 이야기를 적어보았다. 우리나라 역시 커피에 애정이 담는 사람들이 많고 좋은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의 커피 문화가 기대가 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고 싶다. 내 인생은 앞으로도 커피와 함께 할 테니 이 책에 나온 저자처럼 커피를 더 많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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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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