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렇게 떠난 통영 여행 ② [여행]

연말의 추억들
글 입력 2022.01.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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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그렇게 떠난 통영 여행 ⓛ’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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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동피랑, 서피랑에서 하루를 머물고, 그다음 날에도 아쉬움에 아침 일찍 동피랑과 시장 근처를 돌아다녔다. 첫째 날 먹지 못한 굴버거, 와팡, 우짜 등등 통영만의 이색적인 음식이 마음에 걸려서일지도 모르겠다.

 

동피랑 근처 위치한 전통시장은 아침 시각에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곧 점심이면 몰릴 손님들을 위해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상인들이 보였다. 그 거리를 지나 동피랑을 떠나기 전에 그렇게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다시피 했던 ‘동피랑 와팡’을 맛볼 수 있었다.

 

인어공주 와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겉면에 알록달록한 머랭으로 치장되어 있는 음식이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과 다소 유치하고 귀여운 멋에 한 번 더 먹고 싶게 되는 매력적인 디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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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동한 곳은 ‘통영 케이블카’였다. 파란 물감으로 뒤덮인 도화지에 솜사탕처럼 떠 있는 구름이 연출하는 하늘 덕분인지 평일 점심에도 매표소에는 꽤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표를 끊고 표 순번대로 케이블카에 탈 수 있었다. 많은 인파 탓에 낯선 타인과 함께 케이블카에 올랐다. 우리는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 그 따님과 동석했다.

 

나는 고소 공포증 때문에 케이블카 안에서 보는 통영의 절경을 온전히 만끽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요지부동의 자세로 손을 꼭 부여잡은 채 섬이 참 많다며 경직된 고개를 애써 두리번거렸다. 그때 마주 앉아 있던 따님분이 우리를 보며 통영의 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따라 잠시나마 긴장된 마음을 내려놓은 채 이곳저곳 흩어진 통영의 섬들을 볼 수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스카이워크가 있다. 사실 스카이워크 치고는 작은 규모이지만, 그곳에서 보는 통영은 한눈에 펼쳐진 바다와 산이 있어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했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는 긴장한 탓에 보지 못했던 통영 루지가 보였다. 케이블카와 함께 루지를 타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역시 루지를 탈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노선을 변경했다. 변덕이 심한 갈대 같은 마음은 우리를 루지가 아닌 카트장으로 이끌었다.

 

결국 급하게 일정을 바꾸고, 가기 전에 주린 배를 먼저 채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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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통영에서 가장 기대하고 궁금했던 음식인 ‘배말 칼국수’와 ‘배말 김밥’을 먹었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덩그러니 놓여진 가게가 하나 있는데, 바로 그곳이다.

 

배말 칼국수와 배말 김밥 이외에도 톳냉국수, 꼬막비빔국수, 배말이 들어간 땡초김밥과 돈가스 김밥 등 메뉴는 다양했지만 우리는 단연 시그니처인 배말 칼국수와 배말 김밥을 선택했다. 배말의 정체는 바로 따개비였다.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좋고 전복보다 좋은 성분이 더 들어있다고 한다.

 

주문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김밥과 칼국수가 나왔다. 진녹색빛을 띠고 있었고, 냄새부터 바다향이 풍겨왔다. 국물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통영에 간다면 꼭 배말 칼국수와 배말 김밥을 먹어보기를 바란다.

 

따개비로 우려 낸 건강한 육수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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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득 채우자마자 카트를 탈 수 있는 ‘더 카트인 통영’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긴 대기 시간 없이 금방 카트에 오를 수 있었다. 운전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처음으로 핸들을 잡아보는 순간이었다.

 

둔탁한 헬멧을 머리에 쓰고 카트 핸들을 잡았다. 생각보다 핸들은 다루기에 빡빡하고, 손에 힘을 많이 줘야 해서 쉽지만은 않았다. 커브가 많은 서킷 때문에 이날 하루 손목 운동을 엄청 한 듯싶었다.

 

다섯 차례나 돌고 나서야 끝이 났다.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시시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쌩쌩 달리는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힘을 주며 서행해야 했던 내게는 결코 시시하지 않았던 것 같다.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서 집으로 가기 전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통영 여행을 돌아보며 연인과 착즙주스와 라떼를 나눠 먹었고,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며 휴대폰의 사진첩을 열어보았다. 거기엔 우리의 추억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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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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