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 Reality [전시]

글 입력 2022.01.0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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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살바도르 달리전 ver.1.jpg

 

 

살바도르 달리. 초현실주의 대표 작가. 흐르는 시계가 있는 그림을 좋아했다.

 

한때는 초현실주의 그림에 빠져서 엄청나게 찾아보곤 했다. 대체로 고요하고 먹먹한 공간에 의미 없는 상징물들만 나열이 되어있어, 같이 그 시간 속에 멈춰진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달리의 회고전 DDP에서 열린다니. 공간도 크고, 규모도 클텐데! 기대도 많이 했고, 작업 흐름을 인생 흐름처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줄 서서 입장부터 기다려야 했다. 대기줄 옆 벽면에는 개미떼들이 DALI 글자를 만들고 떠나는 영상이 계속 있었다. ‘달리는 개미를 좋아하는군..’ 생각을 하며 입장을 했다.

 

10개의 세션이다. 그런데 너무 길거나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세션별로 벽 색깔을 크게 나누었고, 그만큼 변화가 다양해서 지루할 틈없이 계속해서 흥미를 끌고나갔다. 이번에는 어떤 분위기의 어떤 작품이 나올까? 기대하면서 전시를 전체적으로 봤다.

 

 

섹션 01_천재의 탄생_전시전경, 2021.jpg

 

 

1) 버건디 레드, 초기 인상주의 화풍과 큐비즘 창시자 피카소를 존경하는 어린 달리 이야기이다. ‘나 살바도르 달리, 천재가 태어났다’는 어마어마한 자신감이 보였다. 자기애가 정말 많이 넘쳐나는구나. 첫 세션에는 각 그림마다 옆에 텍스트 설명, 다큐 영상을 배치했다. 보는데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이해도를 높이는 구성이었다.

 

2) 그린, 달리와 갈라. 그의 평생 사랑이자 모델인 갈라. 역시 모든 화가는 뮤즈가 있었어.

 


섹션 02_초현실주의 _전시전경 (1), 2021.jpg

 

 

3) 오렌지, 밀레의 만종에 충격을 받다. 나는 그저 평화로운 그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그림 이후부터 급격하게 그림 분위기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해지고, 고독해졌다. 그 충격을 표현하고자 둥글게 쌓여있었다.

 

달리의 시선, 관점으로 작품을 보니 공감이 된다. 불안감이 압도했다- 라니..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따스한 색깔 속에서 자신의 공허를 본 것일까? 공허감, 고독감, 적막함, 아무 것도 있지 않아서 더 숨막히는 갑갑함.

 

영화 듄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고.. 사막을 바라보는 갈라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첫 작품을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섹션 02_초현실주의 _전시전경 (4), 2021.jpg

 

 

4) 딥그린, 초현실주의가 시작되었다. 꿈을 표현했다. 무의식을 표현했다. 자유로웠다. ‘다가오는 밤의 그림자’부터 달리의 대표 특징이 명료화됐다. 시간이 멈춘 느낌, 공간, 꿈 속의 고독함, 심취. 무의식을 현실로 그렸기에 초현실적이었으며, 환상이었다. 편집광적인 면모도 보였다.

 

내가 이때 그림을 보고 달리에게 반했었지. 작품을 보는데 너무 힘들었다. 오래 보고 있으면 같이 미쳐가는 느낌이 들었다. 숨 쉬기가 힘들었다. 같이 괴로워지기도 하고. 달리는 현실에 있는게 아니라, 꿈 속의 사람 같았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척하는, 유령같은 사람이 그린 그림들이었다. 꿈에 미친자였다. 그래서 프로이트가 반겼던걸까?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큰 암흑 구덩이었다.

 

그가 자주 쓰는 오브제, 시간을 먹는 개미떼, 지지대와, 시공간을 표현한 녹아내리는 시계, 여동생의 순수함을 뜻하는(?) 줄넘기 하는 여자, 패티시를 반영한 신발, 고향의 사이프러스 나무 등을 먼저 간단히 설명해줘서 좋았다.

 

이후에는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그 오브제들을 꼬박꼬박 찾아보게 되었다.

 

 

섹션 03_미국 새로운 기회와 자유_전시전경, 2021.jpg

 

 

5) 보라, 미국. 새로운 기회와 자유의 시기다. 관심받고, 절교하고.. ‘나는 특별하다’의 자신감에서 이제는 확고함을 넘어 정말로 ‘특별하게’ 특별해졌다. 그래서 그림도 극적으로 바뀐듯? 캔버스를 벗어나기도 하고. 그림 속 사람x 유령들이 늘어났다.

 

‘붕괴된 다리와 꿈’은 특히 고요 속의 파티 같기도 하고. 확실히 자신의 특별함을 더 특별하게 여겨서였을까, 꿈 속 요소도 많아지고 크기도 엄청 커졌다. (영상) 안달루시아의 개 는 꿈 조각모음집이었다. 불쾌하고.. 특히 여성을 타자화한 집착이 보여서 너무나 불편했다.

 

 

섹션 04_그래픽 아티스트_전시전경, 2021 (3).jpg

 

 

6) 블랙, 그래픽 아티스트로써의 달리. 디자인 삽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셰익스피어 삽화에서는 자유롭고 얇은 선이 보였다. 마치 모래먼지처럼. 돈키호테는 석판화 작업이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연을 잘 살릴 수 있었던 다양한 실험적인 기법들이 보였다.

 

삼각모자 삽화는 그랙픽적으로 선명했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줄넘기 여자가 주인공인가..? 흐르고 번지고, 전부 다 실험적이었다. 공통점은 어떤 작업을 한다해도 전부 다 자기 스타일로 변환을 했다.

 

 

섹션 05_포트이가트_전시전경 (2).jpg

 

 

7) 민트, 미국 생활 접고 고향으로 + 갈라와 함께. 자신감이 있었던 아이가, 특별함을 믿어 표출을 했고, 빠져들어 미치광이가 되었으며, 미치광이에 진심을 더했다. 욕이 아닌 칭찬의 의미이다.

 

첫 가는 선에 비해서, 내면에 더 확고함이 생겼다. 대비도 뚜렷해지고. 더 강하고 선명해졌다. 디즈니 합작, 데스티노 작품이 너무 좋아서 멍때리고 그 자리에서 2번이나 봤다. 여자는 민들레홀씨가 되고, 남자는 석고시계에서 새로 변했다. 왜 굳이 여자는 화장을 하고 섹슈얼했어야 했나 싶긴 한데 그래 그 시대상이니까.

 

 

섹션 06_시각적 환상 탐구_전시전경, 2021 (2).jpg

 

 

8) 패턴, 네이비. 과학적 시각 착시에 꽂혔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세계를 혼란으로 창조해야, 더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진다. 모순이 새로운 삶을 창조하지. 그걸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달리이다.

 

 

섹션 07_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_전시전경, 2021.jpg

 

 

9) 갈색, 달리가 보는 미술사를 잠깐 되짚어본다. 화가들에게 점수를 매긴 작은 작업들이 재밌었다. ‘나는 생물학적으로는 죽지만, 나는 죽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는 모순적인 말을 한다. 그렇지. 달리 업적(?) 작품은 대대로 기억되며 역사에 올랐으니, 이름이 살아있는한 죽지 않을 것이다.

 


섹션 08_드림즈 오브 달리_전시전경, 2021 (2).jpg

 

 

10) 달리의 꿈 여행 영상. 모든 면을 달리의 세계로 영상을 만들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계속 움직이고 빠져들었다. 어지러웠다. 멀미가 나고. 휘청거렸다. 그래도 확실히 평면 작품을 공간처럼 넓게 퍼뜨려 영상으로 만드니 더 몰입감이 좋았다. 그래서 어지러웠다. 좋았다. 정말. 만족하면서 나왔다.

 


2. 지는 밤의 그림자 Shades of Night Descending, 1931.jpg

 

 

이번 전시의 Top3를 꼽자면, 1. 처음 충격을 먹은 밀레의 만종. 달리의 취향저격 작품이다. ‘유레카!’로써 그 감정선을 확고하게 잡고, 고요한 사막 속 꿈속 세계를 그리기 시작한게 아닐까?

 

2. 데스티노. 디즈니 그림체에서 달리의 기괴한 색감과 분위기, 스토리가 전개된다. 스토리라고 보기는 애매하지만. 그리고 전시장 나오기 직전의 영상 공간인 dreams of dali. 영상은 확실하게 정지된 화면보다 몰입을 극대화해준다.

 

3. 달리의 주요 오브제 설명. 초반에 미리 알려주어서, 이후에 계속 숨은 그림 찾기를 하게 해준다. 그 소재에 대해서도 기억에 남고, 계속 생각나게 하고.

 

희대의 미치광이, 예술로 삶을 살다가 (죽지 않은) 살바도르 달리 전시. 사람이 많았지만, 그만큼 볼 가치가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 전시 소개는 너무나 상세히 잘 되어 있어서, 개인적인 감상 위주로 글을 적어보았다. 남들처럼 현실에 사는 사람이 아닌, 꿈처럼 자유롭고 용기있게 살다간 괴짜 살바도르 달리. 즐거웠다.

 

 

[포스터] 살바도르 달리전 ver.2.jpg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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