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사의 힘 [사람]

글 입력 2021.1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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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말이나 태도로 존경, 친애, 우정을 표시하는 행동양식]

 

어린 시절 내가 부모님께 많이 들었던 말씀 중 하나는 "인사해야지."였다. 인사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그때의 나는 그저 어른들을 보면 두 손을 모아 허리를 꾸벅 숙이며 "안녕하세요." 했었고, 그러면 어른들은 인사성이 밝다며 칭찬하곤 하셨다. 시간이 흐르고 성장하면서 나는 부모님이 인사를 강조하셨던 이유를 점점 깨닫게 되었다.

  

아침 인사, 감사의 인사, 축하의 인사, 사과의 인사, 끝인사 등 이렇게 다양한 인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몇 자 안 되는 인사의 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긍정적인 감정과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느라 바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까지 외면하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인사가 필요한 때이다.

 

 

  

감사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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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했을 때 일이다. 주문하고 싶은 메뉴를 짤막하게 말하고 카드를 건네는 무수히 많은 사람 중에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하며 인사하는 단골손님을 보며 나도 모르게 조용히 미소 지었던 기억이 있다. 기실 이러한 인사가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떠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 받았을 때 굳이 이 인사를 전하곤 한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서로의 노동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대가를 지불했음에도 내가 고맙다며 인사하는 이유는 상대가 제공한 노동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인사는 제공하고 제공받는 사이에서 서로의 관계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감사 인사에는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나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그 무언가를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열정이 생긴다. 신기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받는 사람 뿐만 아니라 전하는 사람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는 순간, 나는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보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과의 인사


 

미안하다는 말은 남발해서도 안 되지만, 그 어떤 말보다 생략해서는 안 되는 인사이다. 사과를 제때 하지 않으면, 관계 속에서 오해가 쌓이고 갈등이 생기며 결국 곪아 터지게 된다.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존심 혹은 멋쩍음 때문에 망설이게 되고 그 이후에는 타이밍을 놓쳐 흐지부지되어 버린다. 그렇기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전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매우 중요하다.


나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인사를 더 자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니까, 알고 지낸 지 오래된 친구니까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나의 마음을 잘 알 것이라 착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지 못했을 때 섭섭하고 실망해 하는 나를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말을 해야 하는구나. 해야, 아는구나.

 

그때부터 나는 망설이지 않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더 건강하고 친밀한 연대와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렇기에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외면해 버리는 것에서 나오는데, 이러한 잘못된 선택으로 소중한 인연을 잃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한번 돌아선 사람의 마음은 되돌리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누구든 혹시 자기합리화나 자존심 등을 이유로 사과의 인사를 망설여 후회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사랑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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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제일 흔한 말이지만 동시에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하루에도 몇 번을 말하지만, 누군가는 살면서 몇 번 했는지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아끼고 아끼는 표현이다. 누구든 각자의 표현 방식이 있고 거기에는 정답이나 오답은 없다. 하지만 전자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만큼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한다는 말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충만하게 만드는 말이 있을까. 사실 언제부터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었는지 그 시작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어느 순간 깨달았던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이, 인간의 삶도 그러하고 인간관계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나중에 후회를 덜 하기 위해 나는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결심했고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렇게 표현하면서 나 또한 행복해지고 있다.

 

울리지 않은 종은 종이 아니고 불리지 않는 노래는 노래가 아닌 것처럼, 아무리 가슴 속으로 사랑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모르고, 말을 계속 감춰 버리면 녹슬고 굳어져 결국에는 표현하는 방법을 잊게 된다. 그러니 귀하고 소중한 마음과 말일수록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임정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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