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의 과정] 대학가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Wave in Blue island'

글 입력 2021.09.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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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정말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리고 어느덧 가을을 맞은 지금까지도. 주변에서도 내가 왜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건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도 했다. 넌 뭘 하느라 그렇게 바쁘냐, 대체 뭐 때문에 맨날 새벽을 다 넘기고 자는 거냐.

 

그때마다 이상하게 멈칫하게 됐다. 동아리 일도 있고, 학교 일도 있고, 활동도 두 개나 하고 있고... 이걸 다 말할 여력도 없어서 그냥 학교 일 때문에 바쁘다고만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 내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일은 바로 '기획'이다. 요즘도 아니다. 늘 내 일상을 채워왔다. 기획 전공생이니 기획이 내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번 일은 좀 사이즈가 다르다. 문화재단의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나고 자란 도시에서 대학교까지 진학하게 되면서, 또 예술경영을 배우게 되면서 지역사회와 예술의 연대가 얼마나 막강한 시너지를 갖는지 배웠다. 반면에 학교가 위치한 천안의 예술 향유 격차가 얼마나 극심한지도 실감했다. 나는 살면서 천안에 있는 예술의 전당을 가본 적도 없다. 주변 친구들도 그러하다.

 

이뿐만 아니라 5개의 대학교가 위치한 안서동은 대학생이 주를 이루고 있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간 교류의 플랫폼이 전혀 없다.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이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되며 수많은 사업들이 진행됐지만, 그것이 대학 교류의 부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대학생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무엇인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계속 하는 수밖에 없다. 젊은 대학생이 밀집된 인적 인프라를 갖춘 도시에서 예술이 빠지는 건 섭섭하니까. 그래서 내가 대표로 있는 문화기획동아리 '점프'는 지속해서 다양한 문화기획을 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그의 일환이다. 천안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에 당선되어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게 된 이번 프로젝트는 환경 보호 취약 구역인 대학가를 기점으로 기획한 친환경 프로젝트다.

 

MZ세대가 모여 사는 대학가는 일회용품 사용량이 빈번하게 많은 곳 중 하나다. 편리한 배달과 쇼핑 문화로 인해  대학가의 쓰레기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몇 없는 분리 배출함이 존재하지만, 그마저도 관리가 미흡해 주변 경관마저 해친다.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언제나 그랬듯 큰 변화가 이루어지진 못했다. 솔직히 우리도 이 프로젝트가 가져올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 손에서 만들어낸 프로젝트가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어 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려고 한다.

 


웨블뉴스.jpeg플로깅.jpeg

 

 

따라서 우리가 기획한 프로그램들은 아주 단순하다. 플로깅, 에코라이프 인증 캠페인, 환경 소식 전달 뉴스 등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 대학교 동아리의 근본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환경운동이 거창한 것이라 생각해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길이라고 느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가게들과 함께 힘을 합쳤다. 천안에 있는 제로웨이스트샵 푸른사이와 푸른별상점, 비건 베이커리 오늘, 서울 알맹상점에서 협찬 및 후원을 받아 더 많은 사람이 이 프로젝트에 공감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제로웨이스트 키트 및 비건 스콘을 증정할 수 있었다.

 

 

브릴페 포스터.jpeg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총망라하는 전시 'Wave in Blue island'가 다음 주면 시작된다. 대학교 근처에 소외된 공터에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아트를 선보이며 'Blue island'인 대학가 안서동을 푸른 물결 'Wave'로 힘껏 적시려는 움직임을 담아냈다.

 

원래는 친환경 페스티벌을 준비했었다가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해 전시로 전환해서 이를 준비하는 과정이 유독 고됐지만, 어떤 모습으로 전시장이 꾸며질지, 사람들이 전시를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을지 무척이나 기대되는 요즘이다.

 

이제는 기획의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이 시점,  우리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학부생으로서 기획할 수 있는 기한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아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감이 잘 안 잡힌다.

 

따라서 다음 편에서는 전시가 마무리된 후 관객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의견을 토대로 본 프로젝트를 정리하고자 한다.  혹시라도 우리의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면, 인스타그램 '점심같이먹기프로젝트'를 검색하여 본 프로젝트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보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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