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모두 예술가이다 - 발칙한 예술가들 [도서]

우리안에 내재된 창조성, 그 진정한 힘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8.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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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예술가이다.

 


이 한문장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서 탐구해보는 시간, 그 시간동안 내 머릿속은 어느때보다도 혼잡했다. 우리가 모두 예술가라고 말할수 있는 합당한 근거를 찾기위해 분주했고, 예술가라는 직업의 경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며 무한한 의구심으로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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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예술가들의 저자, 윌 곰퍼츠는 누구나 예술가처럼 생각할 수 있으며 예술가와 우리들의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예술가가 특별한 이유는 창조성 때문이 아니다. 창조성은 예술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 다만 성공한 예술가는 자기 자신이 집중할 대상을 찾아내는데 탁월했을 뿐이다.

 

 

‘창조성’은 따지고보면 모든 인간에게 공평히 주어진 재산이며 생각의 영역과 깊이에 따라 그것이 가진 잠재적 가치가 생성된다. 창조성의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사회속에서 우리들이 창조성의 힘에 대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안에 내재되어있는 창조성을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예술로 탈바꿈시킬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도래했을시, 우리는 과연 이 물음에 대해 얼마나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일련의 답을 <발칙한 예술가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책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예술가, 시애스터 게이츠의 에피소드를 통해 예술가가 갖춰야 할 자질은 도전과 대범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미술계에 중요한 획을 그을수 있었던 것은 도예를 취미생활로 삼았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주말이면 직접 만든 항아리, 주전자, 접시 등을 지역 장터에 가지고 나갔던 그는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기위해 흥정만 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상한 미술계로 진입하는 것을 시도했다.

 

이미 독립적인 도예가가 미술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그때, 그는 자신의 그릇들을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키고자 ‘쇼지 야마구치’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전시회에서의 좋은 반응을 유도하는데 성공했고, 더욱 인상깊었던 것은 그가 자신의 지위를 예술가로 격상시킨 이후부터 이뤄낸 성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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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사는 황폐한 동네의 버려진 건물에서 쓸모없는 재료를 찾아 작품을 만든다. 그의 창조성은 부서진 마룻장, 쪼아낸 콘크리트 기둥, 낡은 호스 등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재료에 무한한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어느 누구도 예술이라고 생각하기조차 어려웠던 것들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나아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 판매 수익이 작품의 재료를 제공한 폐가를 수리하는데 다시 사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실업률은 높고 야망은 낮으며, 수백건의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나는 등 미국의 ‘살인수도’라고 불리는 사우스 사이드를 예술의 힘을 이용하여 더욱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바꾼다는 것.

 

이는 앤디 워홀이 남긴 ‘좋은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다’라는 아리송한 말에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해준, 힘있는 예술임이 분명했다. 하찮은 것에서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맑은 사고, 열정과 신념을 더해 부서진 것을 아름다운것으로 재창조해내는 능력. 나아가 예술의 힘으로 사회공헌에 기여하며 창조성이 꽃피울수 있는 참된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끔 만든 시애스터 게이츠. 발칙한 예술가들을 통해 그와 그의 예술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마치 내안의 또다른 창조성에 불을 지피는 것과도 같았다.

 

저자 윌곰퍼츠는 예술가들에게 실패의 의미와 창조성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실패의 개념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폴 세잔과 같은 유명한 화가들이 한때 파리의 유명 미술 전시관 살롱에서 수년동안이나 거절당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대다수가 인정하는 길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며,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진정한 실패는 그 불확실한 여정속에서 자신을 자책하고 자기신뢰를 잃어가는 우리의 나약함이 아닐까.

 

인간이기에 누구나 무기력감과 좌절감, 실망을 경험하며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흔들림의 시간을 실패라 단정짓지 않고, 눈부신 미래를 위한 배움의 기회로 삼는것, 그리고 열정과 용기로 다시 한번 우뚝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예술가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인생을 더나은 예술로 물들이기 위해 매순간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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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마지막은 렘브란트의 일화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행복한 결혼생활, 화가로서의 존경 풍요롭고 행복해보이는 그의 삶에도 고난은 찾아왔다. 사랑하는 아내, 사스키아의 죽음 이후로 그는 자신의 예술에 대한 방향성을 잃은 상태였다. 표현하고 싶은 자신만의 관점이 없어지고 인생과 작품 모두에서 빛나던 화려함이 사라졌던 그때, 그를 찾은 해결책은 다름 아닌 ‘괴로움’이었다.

 

그는 영감은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오고 거기에 주목하는 것, 즉 감정과 본능을 신뢰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과거의 작품에서 돋보이던 섬세한 붓질과는 다른 차원의 무게감과 독특한 화풍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렘브란트를 다시 나아가도록 한 것은 바로 역경의 시간과 자신의 감정을 정직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용기였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이다. 자신에게 끊임없이 솔직해지길 갈망하며, 때론 좌절과 우울함 속에 우리를 가두고, 그런 후에도 더욱 아름다운 목표를 향해 과감하게 붓을 들 준비가 되어있는 외로운 예술가.

 

외롭지만 대담하고 아름답다. 바로 우리안의 창조성이 발산하는 한줄기 빛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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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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