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유튜브로 만나는 나

글 입력 2021.07.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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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자.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쉽고 편한 주제는 취미와 관심사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최근에 어떤 것을 보고 즐겼는지 스무 고개하듯 질문을 이어가며 또 한 명의 사람을 만난다.

 

당신이 나에게 좋아하는 것을 묻는다면, 나는 ‘유튜브’로 답할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보내왔지만, 아직도 궁금한 게 많은 그 공간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유튜브는 다양한 삶의 면면으로 나를 이끈다. 그 안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영역을 확장하고, 어떤 삶을 살지 더 선명히 그려보게 된다.

 

그래서 유튜버 3명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것으로 내 소개를 대신하려 한다. 친구의 자취방에서 처음 유튜브를 접한 후로 천 단위를 넘어 만 단위의 영상은 본 것 같다. 그중에 단 하나의 영상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바로 '강유미'의 영상이다.

 

 

  

#1. 강유미, 누군가의 작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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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유미 yumi kang 좋아서 하는 채널 유튜브

 

 

ASMR 콘텐츠로 유명한 강유미 유튜브의 초기 영상 중 하나다. 후배 코미디언인 신고은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vlog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화면과 편집은 아니지만, 정겨운 집 안 풍경, 하나하나 추억을 품고 있는 소품들을 보는 게 좋다.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가족들의 모습, 오래된 일기장, 빛바랜 사진 같은 것들.

 

생각해 보면 유튜브, 영화, 책, 형태는 다 달라도 하나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소소한 하루하루에 대한 이야기. 평범하고 가끔은 지루한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그리고 날마다 특별함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특별함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상이다.

 

 

 

#2. 오원, 솔직하게 표현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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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WON오원 유튜브

 

 

두 번째는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오원’이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위해 멋진 생일파티를 여는 영상이다. 좋아하는 친구들을 초대하고, 따뜻한 음식을 공들여 준비하고, 조금 오버 같아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고 웃고 마는 영상이다.

 

나는 오원의 이런 솔직함을 좋아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 친구나 애인에 대한 애증 같은 것들. 또 반드시 지키려 안절부절하기 보다 느슨하게 따라가는 삶의 방식들. 그 속에서 오원은 늘 솔직하게 표현하고,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전해졌다. 오원이 추구하는 비건, 꾸준히 단련하는 요가 또한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솔직함을 닮고 싶다. 나는 내가 느끼고 생각한 바를 주위 사람들에게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글쎄,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도 조금 더 나를 개방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솔직함이 매력적인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원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조금씩 배울 수 있을 것이다.

 

 

 

#3. 편집자K, 책과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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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편집자K about a bookeditor 유튜브

 

 

세 번째는 문학동네의 편집자인 유튜버 ‘편집자K’의 영상이다. 나는 ‘책과 사람’이라는 키워드로 편집자K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달마다 온라인 서점으로 잔뜩 주문한 책을 받아보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다른 일에 치여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새 책을 뜯어보고, 책장을 채워주는 그 느낌이 좋았다.

 

편집자K는 그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많은 책을 추천해 주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에서 나아가 좋아하는 것을 정확하고 절묘하게 표현한다.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는 단어와 표현, 듣는 순간 희열이 느껴진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편집자K가 배우자와 쓴 책의 제목을 나는 아주 좋아한다. Vlog 속에서 자연스레 등장하는 배우자와 고양이, 동료들을 보며 기분 좋았던 지점을 요약해 준 말이다. 서로 달라도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걸어가는 모습에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꼈다.

 

돌아보니 다 다르지만, 비슷한 면이 있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이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건 바로 사람들을 좋아하는 마음이다.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마음과는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살고 싶은 삶을 이해해 주는 사람.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 숱한 고민과 걱정 속에도 자기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 그런 나의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들의 영상을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하고, 가끔 안부를 물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사람들을 사랑하고 표현하면서 나만의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명함.jpg

 

 

[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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