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수 콜드(colde)가 전하는 꿈의 이야기 [음악]

꿈을 이루면서 살아가도 되나 봐요
글 입력 2021.05.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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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앨범 [Love part1]에서 사랑에 대해 멈추지 않고 이야기하겠다던 콜드는 이번 EP 앨범 [이상주의]에서는 ‘이상주의’란 타이틀을 내걸며 꿈과 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상주의 [idealism , 理想主義]

 

어떤 궁극 목적 혹은 가치의 실현을 목표로 하여, 노력해 가는 정신 태도. 이상과 꿈, 현실 그 사이를 넘나드는 여정. 그 여정이 우리 누구나의 인생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끊임없이 꿈꾸고 있다. 그리고 꿈을 살고 있다. 꿈을 위해, 그리고 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앨범의 노래들이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여정을 계속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이 ‘이상주의’란 점에서 콜드가 꿈과 이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의 곡이 꿈꾸는 이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각 곡에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한 자전적인 연대기를 담아냈다.



1. 라이터

2. 울프

3. 미술관에서

4. 꿈

5.터널

6. 아무도 모르는 노래

7. 블루캔들


 

‘라이터’의 불이 타오르듯 순식간에 시작된 꿈의 여정이 또 어떻게 ‘아무도 모르는 노래’일지라도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는지, 그리고 마지막 누군가의 꿈을 환히 비출 수 있는 ‘블루캔들’이 될 때까지, 그는 자신의 꿈과 이상에 대해 노래한다.

 

특히 그는 꼭 노래를 트랙 순서대로 들어 달라고 당부한다. 그는 곡마다 해설을 첨부했는데, 이는 마치 각 여정에 대한 지침같은 느낌을 준다. 우리는 그의 조심스러운 가이드와 함께 꿈과 이상의 여정을 밟아 나가게 된다. ‘라이터’의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긴 여정은 불이 붙듯이 순식간에 시작된다.

 

 

 

1. 라이터


 

 

 

라이터 불이 붙고나면 무엇이든지 타오른다. 불은 어둠을 밝히고 이내 모든 것이 뜨거워진다. 그렇게 라이터의 불을 붙이는 순간, 여정은 시작된다. 우리의 젊음은 겁이 없고 이상과 꿈을 향해 계속 타오른다. 나는 계속해서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꿈과 이상이란 단어가 던져졌을 때 떠오르는 보편적인 단상은 냉기보다는 온기이고, 차가운 이성보단 불타는 열정이다. 이런 기본적인 통념에 콜드 역시 동의하듯 그는 꿈이 시작되는 순간을 라이터의 불이 타오르는 모습에 비유했다.

 

또한, 그가 말했듯 불이 붙기 시작하면 뭐든 건 거침없어진다. 노래는 도입부에 라이터를 켜는 소리가 삽입되어 있다. 그렇게 시작된 노래는 누군가에게 강하게 소리치듯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 가사 역시 직설적이다.

 

 

총알 전부 채워

그냥 한방 땡겨

나는 태어나서

살기 위해 나를 지켜

겁 같은 건 없고

.

.

.

 전부 차에 올라 떠날 준비를 해

악셀 밟는 순간 돌아올 수 없네

세상은 우리를 자꾸 가두려 해

잃어버린 것들 다시 찾아야 해

잠든 너를 깨워

 

 

겁나지 않는다는 그는, 가사로도 곡 자체로도 그렇게 말한다. 꿈과 이상의 여정 앞에서 그는 ‘총알’을 전부 챙긴 뒤 ‘악셀’을 밟아 그곳을 떠날 준비를 마친다. 자꾸 그를 가두려 하는 세상으로부터 잃어버린 것, 꿈과 이상을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은 후진이 아닌 직진으로 한번 타오른 초의 심지가 그렇듯 다시 무를 수 없어 보인다. 꿈과 이상이 암흑 같던 그의 세상을 밝게 비춘 후 깨어난 그는 이제 거침없다.


뮤직비디오 역시 인상적이다. 콜드는 평소 노래 만큼이나 그밖에 부수적인 요소에도 신경을 많이 기울이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파란색으로 염색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미치듯이 소리치고 그런 그를 담는 앵글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가사에 나와 있듯, 뮤직비디오는 우리 모두를 각성시키려는 일종의 퍼포먼스와 같은 느낌을 준다. 잠든 우리를 깨운다. 꿈을 좇으라고, 이상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그는 마치 온 세상을 등진 반항아처럼 보인다.



 

2. 울프


 

 

 

이상과 꿈을 찾기 위해서는 익숙한 곳을 벗어나야한다. 숲을 따라 가다보면 알게되고 만나게 될 무언가를 향해.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잃어야만 해"

 

 

앞선 여정의 이유가 이런 것이라면, 이는 꽤 타당하다. 소설 <데미안>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새로운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꿈과 이상의 빛으로 새로 태어나려 하는 그 역시 그곳에만 머물 수 없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잃어야만 해

더 많이 가질수록

점점 망가져가네 



`무언가를 얻으려면 무언가를 잃어야만 해`라는 가사에 턱 하니 멈추게 된 건 그가 꿈의 여정에서 느꼈던 감정이 비단 개인적인 수준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무언가를 향해 질주하고 마침내 목적지라 생각해 가쁜 숨을 내쉬고 멈춰 섰을 때 너무 달라져 버린 풍경을 마주한 적이. 그리고 다시는 되찾을 수 없이 잃어버린 것들을 마주한 순간을.


하지만 그의 경우, 그러한 서글픔보다는 비장함으로 가득 차 있다.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에 마음 쓰기보다는 응당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일종의 초월한 태도. 이 여정은 경쾌하고 그가 숲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에는 후회가 없다. 그곳에서 비록 외로운 한 마리의 늑대가 될지언정.




3. 미술관에서


 

 

 

마침내 미술관에 도착했다. 그 안을 서성이다 어느 그림 앞에 멈추었다. 이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압도되었다. 늘 상상만 했던 그림이 바로 나의 눈 앞에 있지만 절대 만질 수 없다. 나는 그 그림을 품에 안고서 미술관을 빠져나갈 것이다. 나의 숲으로 데려가기 위해서.

 


미술관에 갔을 때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그림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그 이상이다. 마음을 뒤흔들, 가만히 서서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그 무언가, 그것을 찾아 우리는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건 그림이 될 수도 있지만, 꼭 그림이 아닐 수도 있다. 콜드는 그런 미술관을 꿈과의 접점으로 그려냈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건 그가 그러한 접점의 순간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잘 시각화했다. 한 남성이 미술관에서 그토록 바래 왔던 꿈과 이상이 담긴 한 그림과 마주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이가 있다. 그 둘은 복잡한 배경에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가만히 멈춰 오로지 그 그림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다른 이는 미술관을 떠나고 그는 홀로 그림을 바라보다 쓸쓸히 미술관을 퇴장한다.

 


미술관에서 나눈 얘기

맞닿았던 느낌

처음 마주친 순간에 우린

같은 곳을 보고 있었지

.

.

.

내게 꼭 돌아와 줄래

기다리고 있을게

지금처럼 여기서


 

이는 이전의 노래와는 다르게 서글픈 느낌이다. 이곳에 다시 돌아와 달라는 가사는 그가 미술관에서 '너'와 맞닿았던 순간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쩌면 앞에서 호기롭게 어떤 것은 잃어버리게 된다고 체념한 채 말한 그는, 무언가가 떠나며 생기는 공백에 아직은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아닐까.


 

앨범의 목적은 콜드가 되기 전 ‘김희수’로서 제 꿈을 기억하는 거예요. 돌이켜보니 저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생각보다 많은 꿈을 이뤘더라고요. 문득 예전에 열망하며 꿈꾸던 제가 그리워졌어요. 간절히 꿈을 좇아가던 에너지와 감정이 제 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는데, 그걸 이번 앨범을 통해 기억하고 싶었어요. 더 늦기 전에.

 


콜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를 얻을 때 무언가는 잃게 된다던 그는,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일까. 미술관을 떠난 이는 콜드 자신인 것 같다.


 


4. 꿈


 

 

 

우리는 매일 꿈을 꾼다. 그리고 누구나 각자의 이상과 꿈을 품고 살아간다. 삶은 현실의 연속이지만 꿈의 지향점이다.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건 현실일까 꿈일까. 아니면 현실이 된 꿈일까.

 

 

끝없이 찾던

너를 본 순간

아마도 이 이야기의 첫 줄쯤엔

난 어딘가에 쫓기듯 달리고 있네

현실과 꿈은 내게 무의미해

나의 마음 한구석에 널 적어둔 채

떠날래


 

그의 다음 곡 ‘꿈’은 제목에서부터 꿈을 이야기하겠다는 그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그는 앞서 잃어버린 ‘너’이자 곧 자기 자신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는 이 이야기의 처음인, <라이터>에 등장한 미친 듯이 질주하던 자기 자신을 회상한다. 그리고 이제 현실과 꿈은 자신에게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이는 그에게 더는 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과거의 자신을 되찾고 그것을 마음 한구석에 적어 두는 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꿈을 이룬 사람으로서 우리에게 말해 주려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꿈과 이상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일지 모른다. 처음의 순수한 열정을 끝없이 되뇌는 것. 우리의 근원을 잊지 않는 것.




5. 터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안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지나온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 긴 터널을 지나고나면 무엇이 나타날까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터널은 가사가 없는 곡이다. 그렇다고 콜드의 목소리가 아예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중간중간 몽환적인 멜로디를 가사 없이 따라 부른다. 터널을 지난다는 것은 다른 단계로 넘어간다는 비유적인 표현임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회상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섞인 복잡한 터널에서, 그는 분명히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그 끝에서 그가 마주하게 되는 건 무엇일까. 기대도 불안도 어느 한쪽을 넘어서지 못한다. 아득히 먼 곳을 향해 걸어가는 한 소년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는 그러한 듯하다.


 


6. 아무도 모르는 노래



 

 

아무도 모르는 노래 눈을 떴을 때 나는 작은 방 안에 있었다. 모든 것은 사라진 채 익숙한 장면들이 눈 앞에 있었다. 꿈이였다. 펼쳐진 모든 것들이, 그 여정의 순간들이.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책상 앞에 앉았다. 나는 다시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만든다. 언젠가 이 노래를 누군가 들어주고 알아주기를 바라며.

 

 

그 끝에 그가 마주한 것은 다행히도 꿈이었다. 이 노래에는 과거 유명하지 않던 콜드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는 노래라도 언젠가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묵묵히 노래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사실 꿈을 이루겠다 다짐하는 순간에, 우리는 세상의 ‘불청객’이 된다. 아무도 우리의 세상을 궁금해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세상을 애타게 밖에 내보이려고 한다.


그때 우리가 그리는 꿈은 콜드가 과거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속삭였던 아무도 모르는 노래와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의 꿈은 그러한 지점에서 시작해, 그 애타 하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춘 한 사람에 의해 움트기 시작한다. 아무도 애타지 않는 꿈을 애타 하는 것이 모든 꿈의 시작이다.



 

7. 블루캔들


 

 

 

파란색 촛불에 불을 붙인다. 불빛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롭게 흔들거린다. 허나 절대 꺼지지 않은 채 나의 밤을 밤새 밝혀주었다. 눈을 감고 다시 잠이 들면 그 꿈이 펼쳐지기를 바라며 공책에 그 장면들을 적어내려간다. 이 촛불을 끄고 나면 나는 다시 라이터를 켜야한다. 그렇게 나의 꿈은 계속 될 것이다.

 

 

잔잔한 멜로디에 '너만큼 따뜻한 것은 없어'라고 시작하는 노래, 블루 캔들은 흡사 서정적인 사랑 노래 같다. 그는 앨범 트랙의 마지막 곡인 <블루 캔들>을 들은 후 다시 트랙의 첫 곡인 <라이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촛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다시 라이터를 켜야 하므로. 그리고 그렇게 그의 꿈은 끝나지 않는다. 한 여정의 끝은 또 다른 여정으로 이어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꿈인줄만 알았던 나의 이상은 현실이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의 노래를 듣고 있는 당신 덕분에 누구든 이상과 꿈을 잃지말고 그렇게 현실을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꿈을 쫓아갈 수 있는 빛이 늘 함께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자전적인 여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전달해 준다. 점점 마음껏 꿈꾸기가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이상은 쉽게 좌절되고 현실은 거대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우리에게 이상과 꿈을 잃지 말라고 한다.

 

우리에게 걱정 말라고, 내가 해보았는데 이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음악은 다정하고 든든하다. 그는 이번 EP 앨범 [이상주의]로 꿈과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에는 그가 무엇을 노래할지가 궁금해진다.


 

[신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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