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전시명 그대로 - Delight Seoul(딜라이트 서울)

오랜만에 찾은 인사센트럴뮤지엄
글 입력 2021.02.2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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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인사센트럴뮤지엄을 찾았다.

 

지난 5월, 르네 마그리트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꾸민 전시를 관람했는데 이번에는 서울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였다. 같은 전시장을 주기마다 찾아가는 재미는 이런 데에 있다.

 

각 섹션마다 한정된 공간을 어떤 색으로, 어떤 조명으로, 어떤 소주제로 채워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을까. 일부러 평일 중에서도 사람이 적은 오후 네 시 무렵에 맞춰서 도착했다. 지난 전시는 주말 오전에 찾았는데 관람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공간을 살펴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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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 운영 데스크와 스태프, 한 줄 서기 한 사람들이 보인다. 발열 체크도 이미 끝났는데 무엇 때문에 설명이 긴 것인지 기다리면서 의아했다.

 

드디어 나의 순서. 안내에 따라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을 태블릿에 입력했다. 그러자 바코드가 생성된 입장 팔찌가 출력되고, 바코드를 찍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들고 다니는 게 좋으리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전시 가이드맵도 받았다. 바코드를 이용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섹션이 다섯 곳. 사전예약자를 받는 공간-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운영을 안 하지만- 둘을 제외하면, 전체 아홉 섹션 중에 다섯이 체험 장소이다. 전시의 초점이 감상이 아니라 참여임을 입장 전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인트로처럼 짤막한 섹션 1. 기묘한 달빛을 받으며 안쪽으로 들어섰다. 이제 사방이 LED로 이루어진 복잡한 공간이 나왔다. 'The Myth / 12지신의 숲'이라는 이름답게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상호작용하듯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었다 반복한다.

 

이 공간은 첫 번째 인터랙티브 공간이다. 가운데 기둥에 바코드를 찍으면, 자신이 입력한 생년에 맞는 동물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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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쥐띠. 영수증 같은 페이퍼에 재미로 보는 운세도 나왔다. 이 출력 장치는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출력물이 나오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 결국 스태프분이 기계를 열어 안쪽에 구겨져 있던 종이를 꺼내주셨다.

 

순간 예전에 했던 전시회 아르바이트가 떠올랐다. 그때도 미디어 아트여서 기계를 활용한 장치가 아주 많았는데, 전시회가 끝을 달려갈수록 오류 발생이 잦았다. 아마 거친 사용자들을 많이 만났을 테다.


그후로도 바코드를 사용하는 공간의 참여방식은 사진과 글이다. 자신이 입력한 글자나 방금 찍은 이미지를 화면에 띄운다. 작품을 감상한다는 느낌보다 공간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강한 전시는 처음이었다. 평소 혼자 조용히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만큼은 누군가와 같이 왔으면 좋았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혼자였기에 전시를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했다. 마스크를 쓰고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 연인, 친구, 가족. 그들이 이곳저곳 누비며 사진을 찍고, 웃고, 대화를 주고받고, 앉아서 쉬고, 투덕대는 그 모습이야말로 서울 같았다. 지금은 마스크에 가려진 서울을.


미디어와 기술의 발전은 우리와 밀접한 일상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예술도 결국 일상이 바뀐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함께 동태 한다. 작품 감상에 국한된 이전의 방식과는 달리 미디어/체험형 전시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비로소 의미가 보인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함께 온 이들과 즐길 수 있는 형태임에도 새로운 감상을 위해서는 혼자 떠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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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지신, 청사초롱, 한글, 토끼전, 네온사인이 울렁이는 거리. 평범하고도 떠들썩한 서울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2021 Delight Seoul

 

 

일자

2020.12.18 ~ 2021.06.30 


시간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휴관일 없음


장소

안녕인사동 B1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 18,000원

청소년 15,000원

어린이 12,000원


주최/기획

㈜디자인실버피쉬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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