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공공 미술인가? 중국 공공미술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2.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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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읽다가 마주하게 된 이슈&토픽 페이지,

 

2019년 12월 초,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대로변에 있던 조형물 <흥겨운 우리가락>은 “저승사자”로 불려오며 주민들의 반발을 사 결국 철거되었습니다. 원래 2015년에 세종시 국세청 앞에 설치되었다가 소방청 앞으로 쫓겨 나는 수모를 겪기도 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청사관리본부는 당시 공모를 통해서 총 11억원을 들여 조형물 6개를 설치해는데 이 작품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 이 곳을 지나가다가 놀랐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서 민원을 반영해 철거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건축물 미술작품을 둘러싼 지자체와 작가 간의 갈등이라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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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1995년부터 문화예술진흥법의 “건축물에 대한 미술작품 설치” 관련 조항에 근거해 국내에서 1만m2 이상 대형 건축물을 신/증축하려면 건축비의 1% 이하 범위에서 미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취지도 지방자치단체들이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를 강화해 부결률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작가들도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공예술,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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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있자니 2017년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서울역의 <슈즈 트리>라는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서울로 7017개장 기념으로 설치 되었던 작품인데, 신발3만여 족으로 만들어졌는데 서울로와 서울역 광장을 잇는 높이 17m, 길이 100m의 대규모 설치 미술이었는데요, 당시 흉물이니, 아니면 참신한 시도니 운운하며 정말 많은 말이 오갔던 작품이었습니다.

 

설치 비용이 1억원이라는 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혈세 낭비라는 평을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 작품의 작가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황지해로 폐기된 신발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 우리의 소비 문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예술의 공공성과 실험성에 대하여

 

 

이 두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공공예술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문득 저번에 과제로 제출한 “예술의 공공성과 실험성”에 관한 레포트 역시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아 그때 작성해 두었던 것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어요. 레포트 제목은 <예술의 공공성과 실험성에 대하여_ E.A.T: Open-ended 전시회를 중심으로: 论艺术的公共性与实验性 ——以“E.A.T.:Open-ended”展览为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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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A.T는 예술과 과학 기술에 의한 실험(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로 1966년 1월, 스톡홀름의 예술과 과학 기술의 제전에 참가한다는 취지로 탄생했습니다. 대표 인물로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케이지(John Cage)등이 있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을 구성했기 때문에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이 더 많습니다.

 

2018년 5월부터 9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E.A.T.:Open-ended"를 주제로 전시회가 진행되었는데, 그때 작품들을 굉장히 감명 깊게 보아서 이 논문에서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예술의 공공성과 실험성이 어떤 관계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하는지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깨트린 E.A.T, 여러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 활동을 폭넓게 진행한 조직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 조직의 설립 목표는 예술의 공공성과 실험성을 조화롭게 연결하여 더 넓은 범위로서의 예술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예술품이란 "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여기에 기술과 기계라는 개념이들어온다면 그저 우리가 알고 있던 전형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미"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에 제가 레포트 말미에 썼던 내용입니다)

 

 

중국, 시안에서 화제 및 논란이 되었던 공공 예술품

트랜스포머 병마용 变脸兵马俑像

 

 

그리고 이와 같은 맥락으로 2019년 1월 중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공공 미술로는 <트랜스포머 병마용(变脸兵马俑像)>이 있습니다.

 

2019년 “시안의 해, 중국”이라는 행사를 맞아 설치된 작품인데 병마용 형체를 한 거대한 작품의 얼굴이 3D기술을 통해 계속 바뀌는, 꽤나 재미있는 작품이에요! 행인이나 여행객들은 병마용 상의 내부에 들어가 자기 얼굴을 스캔하면 병마용 얼굴 스크린에 그대로 나오는 그런 즐거움을 주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작품이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괴하다”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예정보다 빨리 철거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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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미국의 설치 예술가인 매튜 모어(Matthew Mohr)이 미국 콜럼비아 회의 센터에 설치한 “As We Are”이라는 작품의 영감을 차용한 것이고, 당시미국 내에서는 이 작품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강타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국에서는 예상치도 못한 반응이 나온 것이죠.

 

이를 통해서, 같은 예술작품이라고 할지라도 설치되거나 노출되는 장소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다른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공공 예술이 지향해야 하는 바는 무엇인지, 신선함을 줌으로서 사람들이 사고를 하게끔 유도해야 하는지 아니며 단순 오락성만 존재해도 되는지 더 넓은 차원에서 사고를 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중국 정부는 국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서 공공예술 부분에도 크게 투자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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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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