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상의 색채를 찾아서, '소울'을 보고 난 후 [영화]

글 입력 2021.02.0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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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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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살아간다는 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익숙한 것에 쉽게 무뎌진다. 매일매일의 일상이 그렇다.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는 것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고 무엇을 느꼈는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충분히 곱씹어 보기도 전에 하루는 지나가버린다.

 

어쩌면 우린 삶의 의미와 이유를 오지 않은 미래에서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고, 취업을 위한 경험을 쌓는다. 꿈을 이루는 것에 실패한다면, 이 모든 과정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매 순간이 미래의 꿈이나 목표에 이르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면, 훗날 삶을 돌아봤을 때 굉장히 덧없게 느껴질 것 같다. 영화 ‘소울’은 오로지 꿈을 좇느라 우리가 놓쳤을지 모를 ‘불꽃’들을 돌아보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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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는 불꽃이 없어 지구로 가지 못한다. 하지만 그토록 찾아 헤매던 불꽃은 열정적인 꿈이나 재능, 소질 같은 것이 아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단풍 씨앗 하나, 맛있게 먹은 피자 한 조각, 길거리에서 들은 음악, 이웃과 나눈 진심 어린 대화 등 지구에서 보낸 소소한 순간들로 인해 생긴, 지구에서 살아보고 싶은 ‘준비된 마음’이었다.

 

한편, 한평생 최고의 재즈 뮤지션이 되기 위해 살아온 ‘조’는 선망하던 밴드 무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난 후 허무함을 느낀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서 그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고 있었기에, 꿈을 이루고 나자 그의 인생에 남은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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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소울’은 우리에게 평범한 모든 순간을 느끼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스쳐만 가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매 순간을 소중히 하자’고 다짐한다 해서 한순간에 다른 삶을 살긴 어렵다. 막상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그 감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울’을 보고 난 후 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우리의 몫으로 남겨졌다.

 

대학이라는 남들과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획일화된 수험생 시절을 보낸 후, 나 역시 이미 목표 지향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 매일이 똑같게 느껴지는 일상을 어떻게 낭비하지 않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을지, 그래서 죽기 전 후회 없는 삶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해서 찾은 방법 중 하나는 문화 예술 활동을 즐기는 것이다. 거창한 의미의 문화 생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 접하는 노래 한 곡, 책 몇 구절, 영화 한 편, 멋진 사진이나 그림 한 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창작물들이 찰나의 순간을 표현해내는 방법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오감을 발달시킨다. 평범한 순간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섬세한 관찰력, 감각을 길러준다. 흑백으로 보여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에 색채를 입혀주는 것이다.

 

한 가지 예시를 들자면, 태연의 '11:11'이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It’s 11:11. 오늘이 한 칸이 채 안 남은 그런 시간’

‘계절 틈에 잠시 피는 낯선 꽃처럼’

‘하루 틈에 걸려 있는 새벽 별처럼’

 

 

11:11은 12시가 되기 전 시계의 한 칸이 채 안 남은 시간을 의미한다.

 

이 노래의 김이나 작사가가 한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것을 봤다. 가사의 영감을 얻는 과정에서, 하루가 넘어가기 전 걸쳐있는 시간, 요일의 중간인 수요일에서 목요일로 넘어가는 순간, 시들기 직전 만개했던 꽃 등 무언가의 가운데의 경계에 선 순간들을 계속해서 연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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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가 늘 평범하다 말하지만,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은 없었다. 당연하지 않은 일상과 순간들이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당신의 일상에도 색채를 입혀볼 준비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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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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