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큐레이션은 나야 둘이 될 수 없어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2.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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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혹은 큐레이팅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무엇인가? 아마 큐레이터 → 도슨트 → 박물관, 미술관으로 생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맞다. 하지만 지금은 박물관이나 미술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큐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한경 경제용어사전, 교양 영어사전 2 등에서 정의하는 큐레이션은 다음과 같다.

 

 

-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curator)'에서 파생된 신조어

-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개별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것 

- 개인의 취향을 분석하여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

 

 

이를 보면 비단 큐레이션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만 일어나는 행위는 아님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큐레이션은 개개인에게 '취향 저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 속에는 어떤 큐레이션 서비스가 있을까?

 

 

 

'OO'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 영화는 어떠세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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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소개할 서비스는 빅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 중 하나인 넷플릭스(netflix)이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의 시청 이력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개인이 선호하는 장르, 배우, 연출 기법부터 이용자가 반복해서 보는 장면의 특징들까지 파악해낸다.


이를 기반으로 메인에 나를 위한 콘텐츠를 추천하기도 하며 메일로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나왔다며 영업 요정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배우 및 연출 기법, 장르 등을 고려한 뒤 그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시즌을 공개할 때 차례로 공개할지 한 번에 모든 시즌을 공개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고 한다.

 

 

 

오늘도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날 여기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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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유튜브 알고리즘(youtube algorithm)의 혜택를 받은 영상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은 알 수 없지만, 유튜브 또한 자체 알고리즘을 가지고 각 사용자에게 그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이 시스템이 왠지 뜬금없는 영상을 추천해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은 영상은 채널 운영자도 모르게 조회수가 슬금슬금 올라가고 갑자기 무수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며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든다.

 

알고리즘이 간간이 오작동하는 사례를 먼저 소개하긴 했지만 어쨌든 유튜브 알고리즘 또한 사용자의 관심사를 수집하여 그와 연관된 키워드를 지닌 영상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우리가 어떤 영상을 볼 때 영상의 옆 또는 아래쪽에 가득히 뜨는 타 영상들에 바로 이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실제로 이 관련 영상들을 파도 타듯 흘러 흘러 들어가다 보면 끝도 없는 유튜브 세상을 밤새도록 탐방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세계관 최강자 스포티파이의 맞춤 음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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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음악 큐레이션의 최강자로 불리는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었다. 개인적으로 기다렸던 소식이기에 당장 체험해본 결과 괜히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스포티파이의 개발자는 넷플릭스가 시청자에게 영상을 추천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음악 재생 이력이 유사한 사용자끼리 모아 그들의 곡 재생 데이터를 열심히 분석했다. 거기에 자체 플레이리스트까지 활용하여 템포, 구조, 강도 등이 유사한 곡들끼리 모인 스포티파이만의 개인 맞춤 플레이리스트가 탄생하였다.


사실 타 음원 사이트의 경우 맞춤 큐레이션 기능이 아직은 조금 빈약한 편이다. 분위기를 고려하기보다는 어떤 곡의 큰 장르나, 해당 아티스트의 회사를 중심으로 추천하는 경향이 있기에 개인의 취향에 꼭 맞는 곡을 찾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면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 안에 무수히 많은 분위기와 세부 장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렉트로닉' 하나로 묶어 추천하거나, 어떤 케이팝 가수의 곡을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그 곡의 분위기와 전혀 관계없이 그저 케이팝이라는 아주 큰 장르에 함께 속하는 타 가수의 곡을 추천하는 식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특정 곡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다른 곡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 같은 장르 안에서도 유사한 흐름의 곡 또는 스타일이 비슷한 아티스트별로 묶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만 쏙쏙 골라 추천한다.

 

이 뿐만 아니라 쇼핑 앱이나 도서 구매 사이트 등에서도 큐레이션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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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큐레이터의 정의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현재 큐레이터는 사전에서 '미술관 자료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 즉 작품의 수집, 보존, 관리, 전시, 조사, 연구, 기타 등을 맡는 미술관 및 박물관의 전문가로 정의된다.

 

그러나 이제 큐레이터는 미술관에 필요한 전문 인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래 직업을 소개하는 사전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큐레이터를 소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빅데이터 큐레이터, 메뉴스크립트(manuscript) 큐레이터, 선물 큐레이터부터 북 큐레이터, 영화 큐레이터, 콘텐츠 큐레이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언젠가는 큐레이터의 정의가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사람들에게 (?)을/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바뀌고 현재의 큐레이터는 미술관 큐레이터, 박물관 큐레이터 혹은 예술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불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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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생활 속에서 큐레이션 서비스가 이용되지 않는 곳은 찾기 드물다. 인터넷 속의 정보가 넘쳐나면 넘쳐날수록 사람들은 그 정보 중 내가 필요한 것만 선별해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큐레이션의 발달은 사회의 발달과 긴밀히 맞닿아 있는 것도 같다. 여전히 사람들은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행에 집착하며 남들이 하는 것은 나도 꼭 해봐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나 그 유행을 착실히 따르면서도 남들과 내가 다르게 보이기를 원한다. 그렇게 유행 속에서도 개성 있는 스타일은 각광받게 되고 그 스타일이 유행하며 '개성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기존의 것은 금방 '유행이 지난 것'으로 치부되며 또 다른 개성이 생겨나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만의 취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는 별 중에서도 가장 큰 별이 되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를 잘 반영한 서비스가 아닐까?

 

 

참고 자료

네이버 블로그, 사방넷 지식창고, '대세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 기업사례 살펴보기!'

네이버 포스트, 비즈니스북스, '#5, 스포티파이는 '개인화'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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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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