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

글 입력 2021.01.0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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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다는 것을

잊어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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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 The Museum of Lost Art.


책은 이연식 번역가의 서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잃어버렸다는 걸 잊어버림으로써 오늘을 견디는 건지도 모른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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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도난, 전쟁, 사고, 성상파괴와 반달리즘, 신의 손길, 일시적인 작품, 소유자가 파괴한 작품, 매몰과 발굴, 사라졌거나 존재하지 않았거나'라는 총 9개의 챕터로 작품들이 파괴되고, 사라지고, 복원되거나 그대로 잊혀지게 되었다고 정리하고 있었는데요.

 

아마도 우리가 잊어가는 작품들에 대한 부활의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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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것은 가장 먼저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있는 작품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는데요, 미술사의 흐름에 따라 의미를 새롭게 냉대받는 작품들과 현대미술에 접어들며 작가 스스로에 의해 파괴되거나, 감상자나 사회적영향으로 인해 사라지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파괴되거나 사라져간 작품들의 실물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책을 덮고나서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미술품과 문화재가 파괴되고 사라진 이유와 동시에 미술품을 구하고 되찾고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 이들도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예를들면 알카사르 궁전의 화재 때 불타 없어질 뻔한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를 누군가 과감하게 액자에서 잘라내어 창밖으로 던진 사례나, 오늘날 도난 미술품을 되찾기 위해 수사관들이 펼치는 끈질긴 수사, 아르노강의 범람 때 피해를 입은 피렌체의 미술품의 복원을 위해 갖은 궁리를 했던 전문가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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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대로 미술품과 문화재를 잃어버린 과정과 맥락을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 벌어질 파괴와 손실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미술품이 제작되고 보존되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채로운지를 전해주고 있었고, 그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사라졌거나 존재하지 않았거나라는 챕터까지를 따라가다 보면 예술품이 ‘지금 여기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담긴 중의적 의미가 나오는데요, 새로이 제작된 작품에 덮여서 숨겨졌거나,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는 여타 이유로 예술가 자신이 파기했거나, 퍼포먼스나 설치미술처럼 애초부터 일시적으로만 존재하는 작품도 있다는 것들에 예술을 감상하는 입장에서 더 많은 시각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현대미술에는 아예 작품을 없애는 행위 자체가 작품인 철학적인 작품도 존재하니까요.

 

다른 지역과 나라를 여행하면서 미술품과 문화재를 감상하는 것이 언제쯤 다시 자유로워질지는 아직 모호한 이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자유롭게 여행하면서도 어쩌면 잊고 있었던 LORT ART들에 대한 부활의 시간을 생각하게 하는 지점을 만나게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들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통해 관점을 새롭게 하듯이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예술을 만나는 관점을 다시금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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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록된 수많은 미술품과 문화재가 지금은 닿지 않은 곳에 있다. 자연재해와 전쟁, 테러, 도난을 비롯한 온갖 것이 미술품을 삼키거나 할퀴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미술품을 떠올리는 건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잃어버린 미술품을 그러모은다면 오늘날 존재하는 박물관보다 몇배나 더 많은 박물관을 새로 지어도 모자랄 것이다.

 

남아 있고 보이는 것은 존재했던 것의 작은 일부일 뿐이다. 사라진 미술품과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앞에 결과로서 주어진 것을 둘러싼 거대한 세계를 상기하게 한다. 그리고 미술품이 제작되고 보존되고 복원되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미술품을 둘러싸고 이념과 종교가 얼마나 커다란 역할을 했는지를 의식하게 만든다."

 

- 서문 중, 옮긴이의 말


모든 것에는 그것만의 역할이 있겠습니다. 그 역할의 크기가 작던 크던 간에, 그리고 우리가 알 수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건 그 존재의 의미 중에 아주 작은 일부뿐일 수도 있고 그나마 잊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열린 마음과 관점으로 이 책을 만나보시길.

 

   
노아 차니Noah Charney - 영국 코톨드 인스티튜트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사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사와 미술 범죄를 픽션과 논픽션으로 다루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비영리 연구조직 ARCA(미술품범죄조사협회)를 설립했다.
 
미술 범죄에 대한 그의 연구는 <뉴욕 타임스>, <타임>, <월스트리트 저널>, <엘파이스>, <보그>, <배니티 페어>, <엘르>, <태틀러>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BBC, ITV, NPR, CNBC, MSNBC 등의 라디오와 TV 방송에 출연하여 미술사와 미술 범죄를 다루었다. <아트 포럼>, <데일리 비스트>, <가디언> 같은 매체에도 정기적으로 투고하며, 소설 [미술품 도둑(The Art Thief)]을 비롯해 [위작의 기술(The Art of Forgery)], [Art Crime], [Stealing the Mystic Lamb], [The Thefts of the Mona Lisa] 등을 썼다.
 
 
*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
- The Museum of Lost Art -


지은이
노아 차니
 
옮긴이 : 이연식

출판사 : 재승출판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52*224

쪽 수 : 352쪽

발행일
2020년 11월 30일

정가 : 22,000원

ISBN
979-11-88352-39-5 (03600)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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