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ATIE)라는 아티스트를 만나게 된 건 K-pop Star 시즌 4였다. GOD의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부르는 목소리에 청소기를 돌리다 말고 우두커니 서서 티브이 화면을 바라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후에 우승을 거머쥔 그녀는 YG 엔터테인먼트로, 또 YG 소속 프로듀서의 새로운 회사 AXIS로 이동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나는 케이티가 불렀던 ‘네가 있어야 할 곳’을 3-4년 가량 들은 후에야 그녀의 데뷔 앨범을 온 마음 다해 환영할 수 있었다.
데뷔 싱글 곡 [Remember]
[LOG] [Echo]를 거쳐, 이번 12월 4일 [Our time is Blue]
“그냥 나지막이 힘든 마음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위로라는 게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주는 것보다 같이 견뎌줄 때 참 든든해지더라고요. 이번 앨범이 사람들에게 그런 의미였으면 해요.”
Our Time
메인 싱글 곡은 그녀의 말을 빌려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 피어난 맑은 영혼을 노래하는 향수 같은 곡’이라고 한다. 고립과 순수, 순수와 고립 중 어느 것이 먼저냐 묻는다면 이 앨범은 ‘고립이 먼저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사엔 오묘한 사랑의 냄새가 배어 있다.
I’ll be missing you
(나는 널 그리워할 거야)
And you would think I would know it by now
(지금쯤 내가 깨닫는다는 걸 나도 알겠지)
That you and me will make up to break down
(너와 나는 다시 하나가 될 거라는걸)
Our time, Our time
(우리의 시간, 우리의 시간)
곡의 가사만 보아서는 자신은 사랑하는 이에게서 스스로 멀어져왔고, 그에 대해 후회할 것을 알며, 나아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 하지만 커버 일러스트를 들여다보면 그녀가 홀로 서 있고, 주위엔 그녀를 감시하는 우주선(?)들뿐이다.
우리는 혼자가 되어야만 ‘맑음’이라는 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일까? 곡을 계속해서 듣다 보면 한순간 삐끗한 감정으로 멀어졌던 과거의 인연들이 떠오르고, 이어서 초연해지곤 했던 스스로의 모습이 그려진다. 고독과 외로움은 순수를 가져오고, 그리움을 일으킨다.
Blue
“6개 트랙 중에는 ‘Blue’가 제 속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가사 같아서 정말 좋아요. 폭풍 같은 마음이 잔잔해지길 바라면서 저의 답답함과 두려움들을 담았어요.”
케이티는 곡의 신념이 가사에서 온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음에 담긴 단어들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는 사람이다. 꾹꾹 누른 감정이 짙게 베인, 뜨겁게 느껴지기 직전의 온도로. [Blue]
Coming undone in the worst way
(힘들게 돌아 답을 찾아냈어)
I should be loving me in the first place
(애초에 나부터 사랑해야 했다는걸)
Wondering why only gets me in my head
(왜 자꾸 생각이 떠나지 않을까)
Round and around and round again
(돌고 돌아 또다시 돌아와)
아티스트의 우울을 듣는 것, 그 가사와 목소리를 읽어내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때도 있다. 특히 ‘우울할 땐 신나는 노랠 들어야지!’하는 이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반대로, 깊은 감정을 그대로 끌어안고 잠들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나’를 사랑해야 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깨달음은 우리의 것이 되고, 늦은 새벽 천장만 바라보며 잠들지도, 달려나가지도 못하는 시간도 나의 것이 된다. 수없이 헤매다 답을 찾았는데도 다시금 돌고 돌게 된다는 그녀의 세계 속에서.
앨범명 [Our time is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