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코미디 영화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영화]

코미디 영화 분석하기
글 입력 2020.12.09 10:57
댓글 1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h.jpg


 

 

코미디 영화 장르적 특징


 

장르(genre)란 영화를 분류하는데 가장 인기 있는 방식이다. 장르에는 스릴러, 공포, 액션,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등 정말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 중 필자는 코미디 영화를 즐겨 본다. 코미디 영화만이 가진 유쾌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미디는 다른 장르와 융합되어 극을 매끄럽게 이끌어가며, 지친 삶 속에서 필자에게 웃음을 준다.

 

그러나 현재 영화시장에는 코미디 영화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미디 영화는 주력으로 생각되는 장르가 아니다. 보통 코미디는 다른 장르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코미디, 액션 코미디처럼 말이다. 필자는 이 상황이 너무 아쉽다. 코미디 영화는 다른 장르 영화들처럼 주력이 될 요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보통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B급 영화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B급 영화는 A급 영화와 견주어 질적으로 떨어지는 영화를 기술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단기간 촬영과 저예산으로 제작된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코미디 영화는 저예산의 급하게 만든 저급 요소만 가득한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코미디 영화는 코미디 장르적 특성을 철저하게 따른 짜임새 있는 영화이다.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오직 웃음의 유발 자체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즉 가볍고 웃음을 준다고 해서 전부 코미디 영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코미디 영화는 장르의 5가지 특징이 잘 융합되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영화의 경우 우스운 대사와 장면들이 등장해도 코미디 영화의 범주에 포함 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요소를 적절히 버무리면서 웃음을 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코미디 영화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웃음은 관객의 기분, 유머 코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웃음이란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터지기도 하고 철저히 짜인 각본 아래 웃음이 터질 수도 있다. 즉 사람의 웃음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코미디 영화는 만들기 매우 까다로운 영화이다. 다른 타 장르의 영화보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는 웃음을 주기 위해 그 형식이 엄청나게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폭이 매우 방대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코미디 형식에는 서사적인 시와 연극, 장·단편 소설, 슬랩스틱, 촌극, 판토마임, 농담, 익살, 풍자, 해학 그리고 광대극 등이 포함된다. 코미디는 형식적 다양성이 타 장르보다 두드러진다. 그렇기에 코미디 영화가 포괄할 수 있는 범위는 그 어떤 장르보다도 방대하다.

 

코미디 영화의 특징 중 첫 번째는 패러디와 풍자의 사용이다. 패러디가 반드시 희극적일 필요는 없지만 만일 패러디가 희극적일 경우 그리고 패러디가 희극의 맥락 속에서 등장할 경우 웃음은 끊임없이 유발된다. 단순한 익살과 우스운 대사를 사용함으로써가 아니다. 패러디의 경우 관련 장르 관행들을 소재로 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활용한 익살과 우스운 대사 등을 도입함으로써 웃음의 유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풍자는 패러디와 비슷하게 사용되지만, 풍자는 주로 사회적인 관행들을 활용한다. 풍자는 패러디와 유사한 아마도 그보다 훨씬 두드러진 조롱 가득한 어투와 공격적인 성격을 띤다. 풍자는 그것이 속해 있는 세계의 규범을 마음껏 활용한다.

 

 

[크기변환]sgs.jpg

 

 

두 번째는 슬랩스틱이다. 슬랩스틱은 본래 판토마임이나 서커스 그리고 조잡한 광대극에서 특히 자주 등장하는 격렬한 희극적 동작을 지칭하는 데 쓰이는 표현이었다. 후에 몸싸움이 동원되거나(물리적인 힘이 오고 가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세 번째는 우연이다. 우연은 코미디의 결말뿐만 아니라 극 전반에 중요한 역할이다. 우연의 반복 속에서 긴장과 놀람은 등장인물과 관객들이 서로 *내러티브에 대한 지식을 나눠 갖는 방식들의 결과물이다. 우연은 사건들이 예견하던 대로 혹은 예기치 않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극적인 흥미나 기대에서 오는 긴장을 말한다. 관객은 무엇이 일어날 것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 또 어떻게 일어날지는 알지 못한다. 불확실성에서 오는 긴장감은 관객에게 어떠한 결과가 될지 예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우연의 결과로 벌어진 허무맹랑한 이야기에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장치이다.

 

네 번째는 개그, 농담, 코믹이벤트이다. 이것은 우습게 하여 웃음을 자아내는 것인데, 코믹이벤트와 그 내부의 코믹한 개그는 그 상황과 너무나 잘 통합되어 있어서 많은 사건이 잇달아 등장할 수 있다. 영화 속 생뚱맞은 코믹이벤트와 개그는 웃음을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코미디 영화의 결말은 모로 가도 다들 웃으며 끝이 난다. 코미디에서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줄거리와 연관될 필요도 없다. 설령 필요하다고 해도 코미디는 비인과성 동기부여의 형식이나 산만한 내러티브 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적절한 공간만 있다면 코믹 효과를 위해 인과성 동기부여나 내러티브의 통합을 포기하는 것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부추기기도 한다.

 

 

 

오스틴 파워2


 

[크기변환]오스틴파워2.jpg

 

 

이렇게 코미디 영화 특징을 분석해 보았다. 명확한 이해를 위해 위의 5가지의 특징을 코미디 영화 <오스틴 파워2>에서 적용해보고자 한다.

 

 

[크기변환][포맷변환]스타워즈패러디.jpg

 

 

먼저 코미디 영화의 첫 번째 특징인 패러디가 나타난 부분은 영화 첫 시작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가 시작될 때 1편의 줄거리를 영화 스타워즈에서 가장 유명한 오프닝 시퀀스를 패러디했다. 1편을 보지 않은 관객과 1편을 보고 온 관객 모두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크기변환]패러디3.jpg

 

 

또 다른 패러디는 액션 첩보물 영화 007시리즈이다. 오스틴 파워2는 007시리즈의 본드와 본드걸 캐릭터를 희화화하여 패러디하였다. 원래 007시리즈 주인공 본드는 스파이로서 뛰어난 능력과 맡은 임무를 무조건 해결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오스틴 파워2의 주인공 오스틴은 007시리즈의 본드와 정 반대 캐릭터다. 생김새부터 목적의식까지 어느 곳 하나 닮은 점이 없다. 그의 목적의식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정 반대 캐릭터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하고 007시리즈의 장르적 특징을 비틀며 묘한 유쾌함까지 들게 한다.

     

풍자는 정부 기관(Monitoring Station)에서 공무원은 자신의 업무를 하지 않고 버라이어티 쇼를 본다. 버라이어티 쇼는 온갖 폭력과 욕설이 난무한다. 이는 자극적인 주제를 통해 높은 시청률만 고려하는 방송가의 수준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에서 악당 닥터이블이 달에 폭탄을 투하하고 지구를 멸망시키겠다 선포하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닥터이블의 경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그를 조롱하고 비웃으며 저급한 말과 행동을 일삼는다. 이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나라를 지키고 대변하는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크기변환]56.jpg

 

 

두 번째 특징은 슬랩스틱이다. 닥터이블이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가기 위해 타임머신을 사용하는데 타임머신 기계에 우스꽝스럽게 부딪히거나 오스틴과 악당 로빈 삼켜의 싸움이 그러하다. 또한, 닥터이블 미니미와 오스틴의 싸움은 슬랩스틱의 절정을 선보인다. 다른 영화의 화려한 액션 장면과는 다른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운 싸움은 관객들에게 원초적인 웃음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닥터이블은 냉동 상태에서 해동되어 다시 오스틴의 힘을 빼앗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을 모은다. 그런데 이들의 본거지는 스타벅스다. 악당들의 본거지가 스타벅스라는 엉뚱한 우연은 관객에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한다. 또한, 닥터이블은 오스틴의 힘의 원천인 모조를 빼앗기 위해 타임머신을 사용하여 과거로 돌아간다.

 

보통 악당은 영웅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닥터이블은 그렇지 않다. 오직 오스틴의 모조만 뺏으면 된다. 아들 스캇이 오스틴을 죽이자는 계획을 내세우지만 닥터이블은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며 스캇을 무시한다. 이는 기존 악당, 히어로물의 내러티브 방식을 파괴한다. 이러한 악당의 무너진 위엄은 관객에게 영화의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게 만든다.

 

 

[크기변환][포맷변환]패러디2.jpg

 

 

오스틴파워2는 대사의 90%가 농담과 웃음을 유발하는 위트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는 쉼 없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다른 장르 영화와는 달리 코미디 영화는 대부분 해피엔딩이다. 그 이유는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 진행 방식이 진중하거나 무겁지 않기 때문이다. 오스틴 파워2 또한 그러하다. 오스틴과 여주인공 섀그웰은 잠깐의 고비(섀그웰이 악당 팻과 하룻밤을 잔 일)로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둘의 갈등은 금방 해결된다. 오스틴은 모조를 되찾고 섀그웰을 구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오스틴이 두 명이 되었지만 이는 코미디 영화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두 명의 오스틴과 섀그웰이 알콩달콩 살면 되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에선 악당도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닥터이블의 아들 스캇은 TV쇼에 나가 자신의 엄마 프라우를 만나고 닥터이블은 또 다른 범죄를 꿈꾸며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크기변환]6236-1532336916.jpg

 

 

이렇게 코미디 영화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코미디 영화는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글이 코미디 영화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없앨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 삶 속엔 웃음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코미디 영화를 본다.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나면 복잡한 생각 없이 그저 영화가 보여주는 잘 짜인 극에 맞춰 웃기만 하면 된다. 코미디 영화는 그 무엇보다 우리의 웃음을 바란다. 그래서 나는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




 

 

*내러티브 [narrative]

실제 혹은 허구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것 또는 기술(writing)이라는 행위에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적인 성격을 지칭하는 말.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로 엮어진 실제 혹은 허구적 사건들의 연결을 의미하며 문학이나 연극, 영화와 같은 예술 텍스트에서는 이야기를 조직하고 전개하기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전략, 관습, 코드, 형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내러티브는 관객들에게 펼쳐지는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이를 기초로 어떤 사건이 벌어질 것인가를 예측하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어떤 사건이나 감정의 발생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개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내러티브 [narrative] (영화사전, 2004. 9. 30., propaganda)

 
 

 

나시은.jpg

 

 

[나시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1
  •  
  • ㅇㅇ
    • 저도 생각없이 보는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글을 보니 새롭네요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6.1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