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넷플릭스의 참신한 시도에 앞으로의 전시를 기대하다 - 킹덤: 피로 물든 역사 展 [시각예술]

글 입력 2020.11.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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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좀비 장르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한편, 그중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좀비'라는 특이한 소재를 알맞게 버무린 이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많은 팬의 사랑과 찬사를 받아 현재 시즌 2까지 제작된 상태이다.

 

그런 <킹덤>이 새롭게 전시회로 다시 팬들을 맞이하게 되었고, 운 좋게 예매를 해서 전시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전시회에 대한 설명이 홈페이지에도 일절 없었고, 심지어 시간 예약을 20분씩 10명을 받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전시되어 있을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20분 안에 전시를 봐야 하는 상황이니, 안의 내용이 크게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채 전시관에 입장하였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어 전시회는 꽤 알찼으며, 팬들을 위해 여러모로 준비한 노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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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는 예약을 통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으며,

송암 아트센터서 열렸다.


 

1관에서는 드라마 <킹덤>에서 사용된 소품들이 여럿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쓰인 칼, 활과 같은 소품들이 있었고 드라마에서 중요하게 사용된 책과 옷 또한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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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품 설명에서 여럿 돋보이는 점은 '이것이 어떤 배우가 쓰는 소품입니다.'라는 설명 대신에, 실제로 조선 역사에서 발굴한 유물이듯이 설명란을 붙였다는 점이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이 참혹한 역사가 기억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전시회 문구가 계속 생각나는 역사박물관 느낌을 지녔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킹덤> 시청자들 또한 이 전시를 보면서 몰입하며 큰 흥미를 느꼈을 거라 생각된다.

 

2관에서는 그 몰입감을 더욱더 높여주는 곳이었다. 실제로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이 실감 나는 연기를 하면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우리가 흔히 놀이공원에서 자주 보는 서사와 같이 "안전 경보 해제"와 같은 비상음이 울리면서 좀비가 움직이며 놀라게 하는, 그러한 오락 경험을 선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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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관에서는 드라마 <킹덤>의 메이킹 영상이 보였고, 시즌 2의 대본들을 전시해둔 공간이었다. 이미 대본집은 책으로도 발간이 된 상태이지만, 책으로 접해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대사를 하나씩 읽으면서 이런 대사가 어떠한 장면으로 탄생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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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전시회가 좋았던 첫 번째 점은 영화/드라마와 같은 매체를 소재로 한 전시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에, 그런 갈증을 풀어주었다는 것이었다. 나를 비롯한 영화의 비하인드를 알고 싶고, 소품이나 콘티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은 전시회를 주로 원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매체의 경우는 전시회를 열기 쉽지 않다.

 

전시회를 열기 위해선 우선 흥행이 어느 정도 전제되어야 하고, 상영 중 흥행이 확정된 상태에서 전시회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영 종료 후 전시회를 여는 것은 거품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큰 리스크가 있음으로 대체로 영화 드라마를 소재로 한 전시회는 쉽게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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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 전.

 

 

그래서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매체가 전시회로 나오기 위해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시 관람객들을 모을 수 있는 조건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튼튼한 지지층을 가진 흥행한 시리즈물 전시이거나, 유명한 감독 기획전을 여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런 점에서 <킹덤>은 전시회를 열기에 딱 시의적절한 시리즈이지 않았나 싶다. 흥행에 성공한 현재진행형 시리즈이며, 동시에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소재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킹덤> 전시회를 통해 느꼈던 두 번째 좋았던 점은, <킹덤> 전시회가 하나의 '어트랙션', 즉 놀이기구에 더욱 가까웠다는 것이었다. 1관과 2관처럼 장르의 컨셉을 유지하면서 관객에게 오락적인 경험을 주는 이런 전개는 주로 영화 테마파크에서도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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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유니버셜 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죠스' 어트랙션과 같은 경우, 관객들이 호숫가에서 보트를 타고 떠다니다가 갑자기 죠스가 나타나고, 그 죠스를 어트랙션 직원과 함께 물리치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매우 간단한 시나리오이지만, 영화관에서 앉아서 보는 게 아닌 관객들이 실제 그 상황에 '들어가있다'라는 점을 이용하여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한 영화가 가진 분위기와 소재를 영리하게 사용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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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전시회도 그러한 구성을 차용해 하나의 어트랙션처럼 관람객들에게 몰입감과 오락경험을 선사해줬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기존에 <킹덤>을 봤던 관람객들에겐 즐거운 선물을 하나 주고, 몰랐던 관람객들에겐 보고 싶은 흥미를 자극하는 넷플릭스의 그 영리함에 놀랍기도 했고, 거침없는 도전에 부럽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참신한 시도의 전시회가 <킹덤> 을 기점으로 한국에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한 명의 <킹덤> 팬으로서, 또한 다른 여러 영화나 드라마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넷플릭스의 시도가 기대가 된다.

 

 

[백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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