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컨셉, 부캐, 조작의 경계 [문화 전반]

새로운 세계의 등장
글 입력 2020.10.3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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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화를 통해 각 집단에 맞는 모습과 행동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각자는 각각의 가면을 쓰곤 한다. 이를 '멀티 페르소나'라는 단어와 연결 지어볼 수 있다. 그리스어로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는 원래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뜻하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멀티 페르소나는 다중적 자아로서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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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런 용어로 현상을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자아가 존재한다. 하물며 하나의 단어도 그 안에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어찌 인간이 하나의 일관적인 모습만을 드러낼 수 있을까. 한결같음이 하나의 미덕으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각자의 세계와 스토리의 확장은 스스로를 브랜딩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고 아티스트에게 있어서도 또 다른 자아 형성으로 드러나는 정체성의 실현은 곧 경쟁력이며 생존의 영역에 놓인다.


그러나 하나의 컨셉을 두고 새로운 캐릭터인 부캐를 일상에 끌어들이는 것은 그 경계 또한 확실하다. 연극이나 영화의 것과도 다른 개념일 수밖에 없다. 그 세계는 이미 작가와 감독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부캐의 등장은 한 인간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평행세계의 등장이다. 새로운 세계관의 확장이며 새로운 스토리의 시작이다.


매드클라운은 분홍색 마스크와 함께하며 마미손의 세계를 열었고 그와 동시에 그만의 스토리와 프로필을 형성해나갔다. TV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하나의 무대가 되어 우리에게 익숙했던 인물에게 새로운 캐릭터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해 새로움을 전하고 있다. 이런 각각의 장치는 대중에게 새로운 존재를 '인식'하게 하여 이 부캐를 유쾌함으로 받아들이는 물꼬를 틀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합의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 없이 새로운 가면을 쓰는 것은 자칫 '조작'이 되어 비난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아임 뚜렛'과 같이 뚜렛 증상이 없음에도 그 '사실'을 '조작'해 되려 뚜렛 환자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있었다. 이는 뚜렛을 컨셉으로 가져가려고 했다는 점, 즉 가면의 종류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으며, 이런 가면을 조회수라는 관심을 위해 썼다는 점, 그리고 이런 가면의 존재를 일상이라는 껍데기로 덮으려 했다는 점 등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그렇기에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새로운 스토리일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평행세계나 세계관일 순 없다. 그저 거짓으로 둘러싼 하나의 덩어리에 불과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실제 모습, 그 일상을 궁금해한다. 그 누군가의 새로운 모습에 열광하기도, 실망하기도 한다. 보여지는 모습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고, 이 또한 하나의 가치로 작용하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는 어떤가. 결국 우리는 겉을 둘러싼 껍데기나 포장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 평가가 늘 옳은 것일 수도 없다. 내가 전하는 메시지나 결과물이 늘 원하는 의도대로 전달될 수도 없다.


"상대를 외모로 판단하지 마라. 그러나 명심해라. 당신은 외모로 판단될 것이다."_코코 샤넬 (Coco Chanel)

 

이 문장이 단순히 외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나에겐 '비판적인 수용이 중요하며, 그와 동시에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당신의 가면이 당신의 것이어야 한다. 당신 안의 수많은 모습 중 하나를 바탕으로 당신만의 이야기를 꾸려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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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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