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책 '조의 아이들'

글 입력 2020.10.09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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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 번쯤은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작은 아씨들’은 1868년 미국의 소설가 올컷이 발표한 장편소설로, 각자 개성이 다른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의 성장을 그린 고전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을 꽤 어린 시절에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때 나를 위해 부모님께서 어린이 명작 전집을 구매하셨고, 그 안에 작은 아씨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렸을 때였지만 네 자매의 이야기가 인물별로 성격과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다른 개성 넘치는 삶이 흥미로웠고, 조금 멋있어 보이기도 해서 책을 보고 또 보고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만화책으로도 구매해서 보기도 했었다. 어린 시절 나는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를 쓰기도 했던 친구로, 가장 활발하고 주체적인 삶을 꿈꿨던 ‘조’라는 인물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을 해서 제일 좋아했던 캐릭터였다.

 

작은 아씨들의 ‘조’는 네 자매 중 둘째로 책 읽기를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작가를 꿈꾸던 당당하고 개성 강한 인물이었다. 나에게 ‘조’는 인물은 결혼보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나아갈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봤던 책의 경우는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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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조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놀라면서도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생각했던 ‘조’가 결혼을 하고 심지어 아이’들’이 있다니!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건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책을 실물로 처음 봤을 때 국어사전만큼이나 두꺼운 1,000페이지가 넘어가는 모습에 조금 당황을 하긴 했지만, 첫 챕터를 읽음과 동시에 그런 고민을 사라졌다. 책을 빠르게 읽는 편이 아니었던 나였지만, 이 책은 나를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고 거의 평소의 두 배 정도의 속도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이 있는데, 그 챕터를 소개하기에 앞서 간단하게 ‘조의 아이들’ 책에 대한 줄거리를 정리해보자면.

 

 

주인공 ‘조’와 그의 남편 ‘바에르 교수’는 아이들을 위한 플럼필드 학교를 세운다. 학교에는 개성 넘치는 소년과 소녀들이 함께 살고 있고, 주인공 부부는 그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가르치고 보살펴주며,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난기 많은 아이, 책을 즐겨 읽는 상냥한 아이부터 시작해 부모님의 과도한 교육에 스스로 머리를 닫은 아이, 돌봐 줄 부모님 없이 생활하던 아이, 길거리 생활을 하던 아이 등 각자 다른 친구들이 함께 놀고, 때론 사고를 치면서 점점 멋진 아이로 성장한다.

 

 

3부에서는 플럼필드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스며드는지에 얘기를 한다면, 4부에서는 아이들의 10년 후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4부보다는 3부에 더 마음이 갔다. 어린 시절 친구와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지, 그리고 그 영향은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가 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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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중에서도 기억에 남았던 것은 2부분으로, 책의 처음 챕터와 중간에 말썽꾼 댄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었다. 처음 챕터의 경우 길거리를 떠돌며 바이올린 연주를 하던 ‘냇’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지내다가 ‘로리’의 추천을 통해 처음 플럼필드를 방문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첫 모습에서부터 주인공 ‘조’ 부부가 세운 학교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각자 원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자유로운 모습과 친절한 친구의 모습, 거기에 더해 따스한 손길로 자신을 대해주는 조의 모습에 외로움이 사라지고 편안함을 되찾는 ‘냇’의 변화에서 이 학교가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짧은 전개 속에 학교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그 취지를 나에게 설득시키면서 플럼필드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호기심까지 느끼게 했던 부분이라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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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댄’이라는 아이에게 가장 마음이 갔던 것은 ‘조’의 따스한 믿음과 사랑으로 사람이 변하고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데, 이 아이의 성장은 3부에서 2챕터에 걸쳐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냇’은 자유 시간에 공원에 나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했는데, 그때 도와준 인연으로 ‘댄’을 학교로 끌어들인다. 돌봐 주는 어른 없이 험하고 거칠게 커왔던 ‘댄’은 플럼필드 학생들에게 교칙에 어긋난 행동으로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중간중간 ‘조’와 바에르 교수의 보살핌에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워낙 거칠게 커 온 만큼 속마음과는 다르게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결국, 학교 내 다른 아이들이 크게 피해를 입을 정도의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계속 돌봐 주고 싶어 하던 조의 바람에도 아쉽게 다른 곳으로 댄을 보냈다.

 

그곳에서 댄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조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댄은 어느 날 몰래 학교에 들어와서 잠이 들었다가 조에게 발견된다. 부상이 심각했던 댄을 정성껏 보살펴 주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말썽꾼은 마음을 완전히 열었고, 그렇게 ‘댄’은 자신을 믿어주는 조를 위해서라도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주 거칠게 살아온 탓에 남들에게 불신이 가득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고, 자신이 상처받을까 두려워 속마음과는 다르게 험한 말과 행동을 일삼던 댄이 누군가의 온전한 믿음과 사랑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 힘에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진실하고 따뜻한 마음은 사람의 감정을 녹이고, 그 사람 인생에 대단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조’와 바에르 교수를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를 이렇게 믿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과 관심을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은 상대방에게 너무나 큰 영향을 주고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한 사람의 사랑이 한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는 것. 이 모습이 나에게는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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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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