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VIEW ***
도서 <예술적 감정조절>
버거운 감정을 손쉽게 이해하고 스스로 조절하는 비법
<예술적 얼굴책>에 이어 임상빈 작가의 또 다른 도서, <예술적 감정조절>을 만났다.
책에도 나와있듯 '두 책은 상호 간에 죽이 잘 맞는, 즉 생산적인 협력관계를 그리는 동료다'(17p) 눈으로 보이는 얼굴과 추상적인 개념인 감정. 이 두 개념의 관계는 바로 떠오르지 않지만 저자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감정을 다룬다. 두 책의 공통점이라고도 볼 수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특정 현상의 '조형적 시각화'와 이에 대한 '내용적 의미화'이다. 즉, 사상적으로 '조형과 내용', '이미지와 이야기', 그리고 '가상과 실제'를 유리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공통된 감각'과 '예술적 상상'에 입각해서 비유적으로 연상되는 둘의 밀접한 영향관계에 주목한다.
이론편: <감정조절법>의 이해와 활용
이론편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정리한 감정조절표로 다양한 감정들을 설명한다. 감정들은 음과 양을 가로축으로, 형(형태), 상(상태), 방(방향)을 세로축으로 정리한 표에 따라 설명될 수 있다.
감정조절표를 설명하면서 저자가 예시로 든 감정들과 그 비유들이 인상깊었다. 예를 들어 [기대려는 의지]는 받쳐주는 지팡이이며, [쫓기듯 조급]은 임박한 열차시간, [끌어오르는 혐오]는 정당화하는 허위의식이다. 이런 감정들은 분류 안의 세부 기준에서 점수를 계산 해 정의될 수 있다.
낯선 비유와 분류 기준들, 추상적인 개념인 감정에 점수를 측정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감정조절표를 잘 적용할 수 있다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에 쉽게 휩쓸리거나 혼란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편: 예술작품에 드러난 감정 이야기
이 책은 이론적 연구 뿐만 아니라 실제적 실천에도 주목하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을 나란히 소개하면서 감정을 설명하고 감정조절표에 분석해 해석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다양한 예시들 중 일리야 레핀의 <프세볼로트 가르신>과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분석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봤을 때 두 작품은 그림과 조각의 차이일 뿐 깊이 고뇌하는 사람을 표현한 것들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은 일리야 레핀의 그림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로댕의 조각은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비슷해 보이는 작품일지라도 작품의 넓이나 대칭, 선의 형태, 질감과 같은 다양한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나타내는 해석이 나온게 놀라웠다.
일리야 레핀의 <프세볼로트 가르신> 분석표(p221)[씻을 수 없는 상처]는 깊이폭이 매우 얕고, [참기 힘든 우울]은 사방이 각지며, [기운 빼는 걱정]은 외곽이 구불거리고...(중략)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분석표(p221)
[앞날에 대한 걱정]은 깊이폭이 매우 깊고, [세상에 대한 고민]은 대칭이 매우 잘 맞으며, [이어지는 번민]은 사방이 각지고...(중략)
<예술적 감정조절>은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었다. 추상적인 감정의 분류에 대한 설명들 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류표를 잘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면, 좀 더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내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며 조절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