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가들의 실험실에 발을 딛다 - 프린지페스티벌 [공연]

코로나 시대의 문화예술 페스티벌
글 입력 2020.08.20 00:5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배경주.jpg


 

자유로운 분위기의 문화 축제라는 프린지 페스티벌의 이미지와 기획 의도에 한껏 경도된 채 문화비축기지에 발을 놓았다.

 

처음 와 본 문화비축기지의 부지는 크고 넓었다. 이와 대조되게 첫날의 프린지 페스티벌은 한산한, 어딘가 앙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언덕 아래를 한 바퀴 빙 돌며 길을 물은 뒤에야 언덕 꼭대기에 티켓 부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가 앗아간 2%


 

본인은 페스티벌의 첫째 날 오후에만 참여했기 때문에 나의 의견이 페스티벌을 평가하는 일반화된 잣대가 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이 프린지 페스티벌에 짙게 깔린 듯 보여 아쉬움이 다소 남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취소된 공연 몇몇 개였다. 취소 공연으로 인해 타임테이블이 어떻게 재구성되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티켓부스 옆에 놓인 작은 게시판만으로는 바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공연 삼십 분 전에 그 공연이 열리는 장소에서 명단을 작성하고 기다려야 하는 진행 방식이었다. 공연 장소도 넓고 제각각이어서 이동도 쉽지 않은데, 삼십 분 내지 한 시간가량의 공연 하나를 보기 위해서 삼십 분 전부터 공연 장소로 가서 명단을 작성하고 기다리자니 시간이 아까웠다. 차라리 핸드폰이나 디지털식 명단 작성 방식이 이루어졌다면 이동이라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관람 방식에서는 공연 관람 계획도 치밀하게 세워 놓아야 했고,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의 수 자체가 줄어든다. 멀리서 대중교통을 타고 왔지만 짐 보관소도 없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니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으면 이미 몸이 기진맥진한 뒤였다.

 

 

기로나.jpg

 

 

상설전시 [귀로나-20]을 보러 갔지만, 한계를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연출가와 극작가 등이 이모지를 사용한 페이스 타임으로 회의를 하며 바이러스 시대의 연출·공연에 대해 논의하는데, 어쩌다 다른 사람의 회의 내용을 들었다는 것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두 번째 칸부터는 음성 파일로 연결되는 QR 코드가 열리지 않아 전시를 끝까지 보지도 못했다.



배경부.jpg

 

 

2020년, 생각지도 못한 전염병과 울며 겨자 먹기로 살게 되면서 피해를 본 업계는 다양하고 아주 많다. 그중에서도 직격탄이라 이를만한 산업에는 관광업을 포함해 예술 산업도 해당이 될 것이다.

 

올해 프린지페스티벌의 완성도와 운영방식은 문화예술업계에서 코로나 대응을 전화위복으로 어떻게 더 창의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 재고해볼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들의 실험실에 발을 딛다


 

사실상 축제의 알맹이, 시간 맞춰 본 공연은 의미 있었다. 쉽게 볼 수는 없는 형태와 구성의 공연들이었지만 그래서 프린지페스티벌에 걸맞다는 생각이 든다.

 

프린지페스티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이곳에서 공연을 만들고, 세우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들을 실험해보는 발명가의 자세가 솔솔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미 짜이고 틀지어진 다른 문화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라서 더 신선했다.

 

좋은 공연들이어서 많이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아쉬웠는지 모르겠다. 혹여나 내년에는, 아니면 언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존재 없이 웃으며 사람들과 섞일 수 있다면, 코로나 없는 프린지 페스티벌을 꼭 한번 가서 참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하게 솟는다.

 

 

Poster_1.png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태그.jpg

 

 

[곽예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