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음악과 대중매체 - ③ 대중음악의 장르 다양화 [음악]

글 입력 2020.08.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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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트로트가 다시 열풍이 될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언더그라운드 장르이던 힙합 음악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대중음악은 댄스음악의 전성시대였고, 그 외에는 비주류 취급을 받았었다.

 
하지만 댄스 음악이 주류 음악이라는 것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그 외의 장르들은 더 이상 비주류 음악이 아니게 되었다. 다양한 장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는 당연히 음원 차트에도 영향을 미쳤고, 대중음악의 장르 다양화가 실현되었다.
 
물론 시대에는 유행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유행에는 시작을 알린 선구자들이 있었다. 송창식을 필두로 한 포크 음악부터 이문세와 변진섭 등 수많은 가수가 이끌었던 발라드 황금시대 그리고 H.O.T.의 등장과 함께 등장한 아이돌 문화까지. 각 시대의 유행에 맞게 대중음악은 발전해왔다.
 
그렇다면 예전에 유행했던 음악 장르가 다시 잊히게 되고, 비주류의 장르가 유행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시장 규모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티스트를 기획하고 음원 및 음반을 제작하는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음악을 통한 수익 창출이 우선이다. 그러려면 대중들이 즐겨 듣는 음악을 제작해야 하고, 따라서 유행하는 음악 장르에 맞춰가야 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유행을 이끄는 장르가 다른 비주류 장르의 비해 월등히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아이돌 문화의 열풍으로 댄스음악은 그동안 압도적으로 성장했고, K-POP이라는 단어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주류 음악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대중들 앞에 등장해야 한다. 그 전에, 대중들의 이목을 이끌 무언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대중들 앞에 나타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SNS와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지만, 아직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전 국민 앞에 보여주는 방법으로는 TV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가장 막대하고, 실제로 TV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 프로그램 덕분에 대중들은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트로트의 대중화, TV조선 '내일은 트롯'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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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내일은 트롯' 시리즈

 

 
가장 최근의 예시로 TV조선의 ‘내일은 트롯’ 시리즈를 들 수 있다. 2019년 처음 방영했던 ‘내일은 미스트롯’은 2화 만에 TV조선의 최고 시청률인 약 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다수의 트로트 스타들의 전성기가 시작되었고, 트로트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유행의 시작으로 시즌 2 격인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2020년 방영되었고, 약 35%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가 대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였다.
 
트로트 프로그램의 인기와 그로 인해 발생한 트로트의 열풍엔 ‘신 노년층’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 사회로 접어들며 변화한 신 노년층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증가하며 취미활동과 여가생활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TV 프로그램을 비롯한 대중매체에 관한 관심도 증가했지만, 그동안은 신 노년층과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트로트라는 장르가 친숙한 중장년층의 공감을 얻기엔 충분했고, 청년층에겐 신박하게 다가갔다. 기존에도 존재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진행하며 예능적인 면도 존재했다. 참여자들의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내일은 트롯’ 시리즈는 볼거리가 가득한 프로그램이었다.
 
‘내일은 트롯’ 시리즈로 시작한 트로트의 재유행으로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콘텐츠를 비롯하여 다양한 트로트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음원 차트에서도 트로트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되는 트로트 열풍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청년층과 중장년층 간의 문화 예술적 소통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대 차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서로가 추구하던 문화예술은 완전히 달랐는데, 트로트라는 공통점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온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음악 장르인 트로트의 유행이 식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힙합의 대중화, Mnet 'Show Me The Money'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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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Show Me The Money' 시리즈

 

 
2012년부터 방영한 Mnet의 ‘Show Me The Money’ 시리즈는 한국 힙합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이전에도 에픽하이와 리쌍 등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한 아티스트들이 여럿 존재했고, 그들의 활동으로 힙합이 점점 대중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던 중이었다. 음원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기성 힙합 팬들은 이러한 대중적인 힙합이 정통 힙합을 표현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한 힙합 팬들에게 ‘Show Me The Money’는 많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들이 원했던 힙합의 정통성을 유지하며 힙합의 대중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과거 음원 차트에 등장했던 힙합이 대중들의 입맛에 맞추어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대중들의 입맛이 다양하게 변화했다. 그 변화를 이끈 프로그램이 바로 ‘Show Me The Money’ 시리즈이다.
 
이전 대중들은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강했다. 범상치 않은 비주얼과 과격한 퍼포먼스, 선정적인 가사는 대중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들은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데 있어 개방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한 힙합의 문화를 수용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힙합 문화의 모습들과 음악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며 더는 부담스러운 음악이 아닌 주류 음악이 된 것이다.
 
 

'Show Me The Money', '고등 래퍼' 등
다양한 힙합 프로그램의 등장은
음원 차트 뿐만 아니라 패션 등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유튜브 '핑퐁 스튜디오'의 영상 속에서
대중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 방영 이전에도 힙합은 존재했고, 많은 사랑을 받은 곡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세 혹은 유행이라 말하기는 어려웠다. 입소문을 타 대중들이 듣게 되고 음원 차트에 올라간 몇 곡만이 히트했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은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제는 힙합이 없는 음원 차트를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Show Me The Money’의 방영은 힙합이 대세 음악이 되기까지 정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아쉬움이 남았던 JTBC '팬텀싱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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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팬텀싱어' 시리즈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JTBC의 ‘팬텀싱어’ 시리즈가 있다. 다양한 분야의 보컬리스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4중창의 하모니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매 회차 그들이 선사했던 무대는 마치 유럽의 유명 극장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감동을 느끼기 위해 방영 음원을 찾아 듣게 되었고, 이례적으로 크로스오버 4중창 음악이 음원차트 중상위권에 진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위에 소개했던 두 프로그램에 비해 크로스오버 음악이 대중화가 되었다는 큰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 그들의 음원 차트 진입은 얼마 가지 못했고, 종영 이후로는 대중들에게 점점 잊혀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언어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대중음악에서 가사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사는 듣는 이의 감정을 움직인다. 하지만 이탈리아어 등 서양의 언어로 구성된 가사는 가사에 집중해서 듣는 대중들에겐 그 감동을 온전히 주기는 한계가 있다. 언어의 한계와 음원차트 성적 등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그들의 인지도와 4중창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알려준 좋은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대중들에게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중들이 접하지 못했던 음악을 마냥 대중들이 좋아해 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의 프로그램들은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장르의 문화와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준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프로그램의 발전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음원 차트에서 마주하길 기대해본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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