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음악과 대중매체 - ② 대중음악과 드라마 (OST) [음악]

글 입력 2020.08.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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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반기 음원 차트를 살펴보면 각종 드라마에 삽입된 ‘OST’가 돌풍이었다.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와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다양한 드라마가 화제 되었는데, OST 역시 음원 차트 중상위권에 진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음원 차트 안에서 OST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점차 증가하여 왔다. 내로라하는 초특급 가수들의 참여도 활발해졌고, 창작자들도 음악적 퀄리티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드라마와 별개로 삽입곡을 찾아서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음악 방송활동 없이 음원 차트에서 일반 대중음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OST가 좋은 음원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라도 OST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작품들도 많다. 반대로 시청률은 낮았으나 OST는 큰 사랑을 받았던 경우도 존재한다. 즉, 드라마의 화제성이 OST의 음원 성적에 영향을 무조건 미친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요소들이 OST의 흥행을 좌우하는지 최근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물렀었던 OST 중 인상적이었던 몇 작품을 선정하여 살펴보았다.
 
 
 
드라마 밴드 ‘미도와 파라솔’의 리메이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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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2020년 전반기 큰 인기를 얻었던 tvN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드라마의 스토리만큼이나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던 것이 있다. 바로 극 중 등장인물들로 구성된 드라마 밴드, ‘미도와 파라솔’의 이야기다. 미도와 파라솔은 스토리 진행 속에서 과거의 명곡들을 통해 흐름과 분위기를 이끌었고, 이 리메이크된 음원은 드라마 시청자뿐 아니라 음악을 즐겨듣는 일반 대중들까지 사로잡았다.

 
나는 드라마를 여유 있을 때 몰아서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직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미도와 파라솔’이라는 이름이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을 돋웠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의 삽입곡인 OST가 음원 차트에 오르는 일은 그동안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 밴드는 드라마를 보지 않은 나에게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사실 밴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라면, 극 중 밴드의 곡을 삽입곡으로 사용하는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가 ‘병원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의사들의 생활’을 담아낸 작품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극 중 등장인물들과 밴드에 관한 일화가 나오겠지만, 의사 생활이 주된 내용인 줄거리만큼 극 중 밴드도 그 자체로 큰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러한 대중들의 큰 호응에 보답하듯, 드라마 종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도와 파라솔’은 유튜브 라이브 공연을 진행했다. 역시 최고 시청 30만 명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드라마 안에서의 밴드 활동은 대본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고, 배우들 역시 연기의 일부로 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유튜브 라이브 공연은 드라마도 아니고, 극 중 등장인물로서 행하는 연기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시도는 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놀라웠다. 드라마라는 큰 틀 안에 음악이라는 또 다른 콘텐츠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미도와 파라솔’은 이렇게 또 한번 신선함을 선물했다.
 
 

'미도와 파라솔'의 라이브 무대가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진행되었다.
배우들의 어색한 모습이 색다르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연간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한 OST '에일리 -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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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도깨비'

 

 

그동안 많은 드라마 OST들이 사랑을 받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OST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16~17년 겨울 방영했던 tvN의 ‘도깨비’이다. 이 작품의 OST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는 음원 차트 성적이 증명해준다. 새로운 음원이 공개될 때마다 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역대 최초 누적 스트리밍 2억 회와 2017년 멜론 연간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대부분의 OST가 그렇듯이, 작곡가는 극의 줄거리를 토대로 극 중 장면과 어울리는 음악을 제작한다. 이 곡 역시 극 중 주인공인 은탁(김고은 扮)에게 전하고 싶은 김신(공유 扮)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와 그에 맞는 서정적이고 쓸쓸한 분위기가 담겨 있다. 이 곡을 부른 가수 에일리의 목소리도 한몫을 했다. 그동안 에일리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주로 파워풀한 노래를 불러왔는데, 이 곡에서 보여준 차분한 목소리 역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 짙은 호소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2017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서
TV 한류드라마 주제가상을 받았다.
영상은 당시 시상식 때 진행한 라이브 무대이다.
 
 
이러한 극적인 음악 연출과 화려한 차트 성적을 기록한 명곡임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OST로 사용된 곡은 일반 대중음악과는 별개의 부문에서 수상하기 때문이다. 물론 OST가 사용된 드라마나 영화와의 연계성이 큰 감상 요소로 작용하는 점에서 일반 대중음악과는 다른 측면에 서 있다. 하지만 OST가 현대 음원차트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했을 때, 같은 선상에 놓고 시상을 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이나 시상 목록 등이 보완된다면 OST가 대중음악 시장 안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전히 차트인 진행중! '장범준 -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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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멜로가 체질'

 

 

보통의 드라마 OST는 그 드라마의 종영과 동시에 찾아 듣는 사람이 줄어들게 되고, 음원 차트 성적 역시 점차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곡은 조금 다르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바로 JTBC ‘멜로가 체질’의 OST인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이다.
 
사실 참신한 등장인물들과 줄거리에 반해, 1%대의 시청률로 드라마 성적은 좋지 못했다. 물론 OTT 서비스에서는 지금까지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내 친구 중 상당수가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했다고 한다. 이처럼 내 또래인 20대 사이에서는 상당한 호평을 받은 드라마이다. 그 말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포용하는 것에 있어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드라마의 OST인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는 다양한 연령대의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나 역시 이 곡이 흥행하면서 ‘멜로가 체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나에겐 이 OST가 드라마 홍보 역할로 적용한 셈이다. 그렇게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고, 정말 재밌게 보았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OST만큼이나, 이 드라마의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하는 날이 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처음 이 OST를 듣기 위해 찾아본 영상

극 중 장면들을 배치한 뮤직비디오 형식의 이 영상을 보고
드라마의 내용이 궁금해져 결국 찾아보게 되었다.
즉, 나에겐 이 OST가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꾸준히 사랑받는 OST의 조건


 

OST와 같은 극음악은 곡의 분위기와 스토리의 연계성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었다. 눈 내리는 겨울날이면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과 OST ‘처음부터 지금까지’가 떠오르듯, 어느 장면을 마주했을 때 음악도 함께 떠올라 감정이입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만 갖고 있다면, 음원 차트에 오래 머물긴 힘들다. 드라마의 내용에 맞게 만든 곡이라면 그 드라마가 종영했을 때, 혹은 특정 배경을 주제로 했다면 그 배경의 유행이 지났을 때 그 OST만을 찾아 듣는 대중은 줄어들 것이다. 드라마의 한 장면과 그때 삽입된 OST가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와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면 OST가 큰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노래가 좋아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과거의 오페라 등에서 사용된 유명한 클래식 극음악 중에서 지금까지 클래식 명곡으로 뽑히는 곡들이 있다. 극의 내용을 몰라도, 심지어 극 중 삽입곡이란 사실을 몰라도 대중들은 명곡이라는 이유로 찾아 듣는다.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무언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음악 자체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듣고 있다.
 
역시 오랜 기간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드라마 OST의 특징이기도 하다. 음원 차트는 드라마 시청자보다 비시청자가 더 많은, 오로지 음악에 대한 다양한 대중들의 평가 지표이다. 드라마에 삽입된 OST가 비시청자들이 다수 포함된 일반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으려면 드라마에 연관하지 않고도 대중들이 즐겨 들을 수 있는, 대중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랫동안 담길 수 있는 좋은 음악이 되어야 한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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