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상처를 방어하다 -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글 입력 2020.07.1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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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좋아하는 고독을 알았다, 그것이 ‘남자’라는 절망도 알았다.

 

도신회의 간부이자 신세이 흥업의 사장인 M 취향의 ‘야시로’. 묵묵히 그의 곁을 지키는 전직 경찰 출신의 경호원 ‘도메키’ . 점차 서로가 끌리게 되면서 운명에 농락당하는데.


그들이 원하는 건 ‘사랑’인가? 금기의 영역이 드디어 공개된다!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영화 제목을 보고 포스터를 봤을 때까지만 해도 순수한 사랑 이야기, 아니면 어느 정도 문학적이거나 동성애라는 하나의 성적 코드를 이용한 하나의 예술 장르로 생각하고 시사회를 신청하게 되었으나 제목과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감상과 실제 영화의 전개 내용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가끔은 항마력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었다. 내용 자체도 좀 더 현실적인 부분들이 더 있었다면, 아니면 좀 더 반전 매력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지만 약간은 클래식한 전개로 이어진다. 원작을 100% 다 담지 못한 것 같지만 그럼에도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가 분명 있지 않을까?

 

 

 

관대한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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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동성애라는 것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이다. 종교적인 부분도 그렇고 신체적인 부분과 더불어 의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반대로 필자는 동성애에 관해 생각보다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한번 호기심에 도전해 본 것이지만 이성애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동성애를 하는 상황적인 측면이 보였던 것 같다.

 

물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다운 판타지 전개로 봐야 하는 것도 맞지만 같은 성별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고민, 아니면 주변 분위기와 공기 같은 게 자연스러워서 약간은 세계관이 낯설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렇게 자연스럽게 전개됨에 따라 이상하거나 괴리감 같은 게 덜 느껴지는 것 같아서 필자 또한 물 흐르듯 보게 된 것 같다.


 

 

성적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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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마니아층이 있는 장르이고 18+ 이상 보는 영화였기 때문이었을까? 영화의 첫 시작부터 성적인 장면이 나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굉장히 적나라하게.

 

굳이 이런 장면을 꼭 넣어야 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쾌락적 요소와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나왔고 이러한 부분을 보기에는 필자는 지인과 같이 갔기에 조금 민망함이 느껴지면서 몰입감이 좀 깨졌다. 성적 코드가 없어도 감정선만으로 전개할 순 없었나? 하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캐릭터의 특성상 빼놓고 설명하긴 어려워 보이기도 하다.

 

필자 또한 책을 보지 않았기에 영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로만 본다면 어린 시절 양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야시로'는 성적으로 오히려 개방적으로 변하며 변태적, 가학적 성향으로서 어린 시절 자신을 트라우마에서 방어하며 회피하고 있었고 반대로 '도메키'는 양 여동생이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성폭행을 당한 것을 보고 오히려 그 트라우마로 불능이 되어버림으로써 성적 부분을 완전히 차단했다.

 

이런 부분에 있어 다르지만 비슷한 트라우마를 가진 둘로 인해 영화 속 성적 코드가 빠질 수 없게 표현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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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만화책의 1, 2권만을 중점으로 했다. 하지만 필자는 완결된 이야기를 생각하고 갔는데 갑작스레 영화가 끝나 뭔가 마무리가 덜 된 느낌으로 영화관을 나오게 되었다.

 

책 보다 영화로서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마무리가 조금 뜬금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왕이면 책을 먼저 접한 후 보는 게 더욱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150만 부의 판매 기록을 가질 만큼 초특급 인기 시리즈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보니 영화에서는 책 보다 감정선이나 과거가 섬세하게 나오진 않은 모양이다. 원래 명작 웹툰이나 만화 내지 소설을 실사화하거나 또 다른 작품으로 이차 가공을 할 경우 그 분위기나 느낌을 100% 표현하지 못한다.

 

이 영화 또한 비슷한 경우인 것 같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흐름이나 관계 내지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행동에 의문이 들었는데 이는 2편에서 과거 이야기로서 차차 밝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

 

 

 

상처를 방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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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로 같은 경우는 꼭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성관계만을 경험했기에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정상적인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종종 보인다. 이는 도메키에게 "너는 다정한 섹스를 하는 것 같아서 싫어"라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진짜 사랑의 감정으로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기에 성욕과 애정을 동일선상에 놓지 않았던 것이다.

 

야시로는 여러 아픔으로 인해 많은 방어기제들이 생겼다. 겉과 속이 달라지는 반동형성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을 합리화 시키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다.

 

마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던 것처럼 행동하면서 신체화를 시키기도 하고 사건은 기억하지만 감정을 기억하지 않게끔 격리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자신의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보호하며 경계한다.

 

그렇기에 야시로의 "너는 다정한 섹스를 하는 것 같아서 싫어"라는 말은 어쩌면 위태롭던 자신을 지켜오던 신념 하나를 부수는 것과도 같을 수 있다. 결국 야시로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면서도 못하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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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 The Clouds gather -

 

 

원작 : 요네다 코우

 

감독 : 마키타 카오리

 

각본 : 세코 히로시

 

주연

신가키 타루스케(야시로)

하타노 와타루(도메키)

 

장르 : 애니메이션

 

개봉 : 2020년 7월 16일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 85분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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