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타심보다 강한 이기심 [사람]

이기심이 악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세계는 지나갔다
글 입력 2020.07.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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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을 위하는 이타심은 선, 나를 위하는 이기심은 악의 이미지로 소비된다. 예를 들어 드라마를 보더라도 성적을 위해 애쓰고 본인만의 미래만 걱정하는 캐릭터는 이기적인 성격을 지닌 설정이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해주거나 기쁘게 해주는 사람은 봉사적이며 착한 성격으로 비친다.

 

하지만 최근에 이타심보다 더 강한 뿌리는 이기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모든 행동에서 이기심을 제외할 수 없다고 생각을 마무리를 지었다.

 

 

 

나와 타인을 위한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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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살면서 처음으로 119를 부른 일이 있었다. 여느 때처럼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을 때, 밖에서 행인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봤다. 그때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은 많았지만, 흘깃 볼 뿐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약 10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때의 순간은 10분처럼 길었다.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급하게 매장에서 나갔고 그를 확인해보니 의식이 전혀 없어서 곧장 119에 전화를 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우왕좌왕했지만 최대한 전화기 너머에 있는 직원이 시키는 대로 했다. 어깨도 흔들어보고 계속 부르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려 노력했고 그제야 바쁘게 지나가기만 하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였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기 시작했고 마치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았다.

 

몇 분 후 119대원들이 왔을 때, 그분은 다행히도 정신을 차렸다. 실신 병이라 자주 그런다고 정말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 다행히 의식을 잃는 과정에서 뾰족한 부분에 부딪히지도 않았고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다음날에 매장으로 찾아와서 감사했다는 인사를 남겼고 그렇게 일은 마무리되었다.

 

 

 

이기심의 다양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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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후에 이기심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가 쓰러졌을 때 참 많은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음에도 흠칫 놀랄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지나가던 그 상황이 계속 잔상처럼 남았다.

 

이기심이라는 단어를 실제로 처음 마주한 순간이었고 누군가가 앞장서서 해결하니 하나둘씩 모여드는 심리가 끔찍이도 싫었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 줄 알았지만 뚜렷해지기 바빴다.

 

하지만 계속 생각해볼수록 이기적이었던 건 그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나도 분명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모르는 사람을 도와준 것이 단순히 내 속의 따뜻한 마음만 작용한 것이라고 단정을 지을 수 없었다. 그것보다는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내 신경을 덜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랬다. 아마 무시했더라면 기억이 남았을 것이고 계속 후회했을 것이다.

 

 

그를 도와준 것은

내 신경 거리에서 덜어내고 싶은

철저한 욕심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든 행동의 원인을 의심하다


 

이날 이후 습관이 생겼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사실은 나를 위해서 하는 이기적인 행동인지에 대해 의심하게 되었다. 가령 부모님께 하루에 한 번 전화를 하는 것, 파트너의 일을 도와주는 것조차 속내는 결국 나를 위한 행동이다. 가족과 전화를 하며 위안과 힘을 받기 위해서 한다. 그리고 파트너의 일을 도와주면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상황이 떠올랐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쏟는 이타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으로 여겨진다. 자녀들을 위해 공부를 시키고 진로의 방향을 정해주고 그에 맞는 학원에 등록시킨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완전히 이기심이 배제된 행동으로 볼 수 있을까? 이제는 자신의 충족감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 포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이 모든 행동이 혐오스럽다는 말이 아니다. 과거에는 이기적임을 무조건 적대적으로 치부했지만, 이것이 악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세계는 지나갔다. 다시 말해 이제는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던 그 순간의 행인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심리가 발현되는 방향이 나처럼 도와주거나 혹은 남들처럼 도와주지 않거나로 달랐을 뿐, 모두에게나 동일하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남에게 선물을 주는 것조차 이기적인 행동 중 하나라고. 타인을 기쁘게 하기보다는 본인에게 오는 행복감을 위해서 어떠한 것을 선물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이 말에 공감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기심보다는 타인을 생각하는 이타심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기심이 지닌 힘을 알기 때문에 완전히 그 문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아닌 남을 도와주는 것도

이기심이 포함된 행동이다

 

 

이기심과 이타심은 크게 다르지 않고 자신을 위해 나오는 생각과 행동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삶에서 이기심은 각자 깊게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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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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