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전시를 다시보기까지 -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2020.04.29~09.13 인사 센트럴 뮤지엄에서 열리는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글 입력 2020.05.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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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전시를 다시 보러가기까지



"어.. 내가 전시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전시회라는 이름이 아득해질 정도로, 나는 전시와 잠시 벽을 쌓고 살았다. 그래, 가장 최근 본 전시가 작년 9월이라면 잠시 벽을 쌓았다고 할 만도 하다.


사실 벽을 쌓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항상 당장이라도 허물어지길 바랐던 벽이었다. 지난해 무지 더웠던 여름부터 무지 추웠던 겨울까지 회사에서 일을 했더니, 나에게 여유란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마냥 자취를 감추었다. 매주 찾아오는 꿀같은 주말은 그동안 못 봤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집에서 하루 종일 잠을 청하기 바빴다. 틈이 나면 자격증 공부까지 병행했으니 시간적 여유는 물론 마음의 여유 또한 없었던 게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다 지난 2월 유럽여행을 가게 되고, 파리에서 미술관 5곳을 돌면서, 한국에 돌아간다면 일부러 짬을 내서라도 전시회를 많이 보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내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점차 심각해졌고, 감기와 같은 가벼운 전염병이길 바랐던 나의 바람은 무산되었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전시장을 방문할 수도 있었지만, 코로나를 뚫고 집 밖으로 발걸음을 뗄 만큼 전시회가 보고 싶진 않았던 것인지, 우울하고 무기력한 일상에 압도되어버렸는지 그렇게 또 봄을 떠나보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점차 한자리 단위로 줄어든 확진자 수를 보며, 이제는 평상시대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전시를 보는 것마저 어색하게 느껴질 무렵, 르네 마그리트 전을 신청하게 된다.

 

 

 

02 인사동에서 열리는 전시



동양화 화구를 사러 인사동을 밥 먹듯이 가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사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나에게 인사동은 뒤처진 트렌드를 가지고 젊은 세대의 감성을 미련하게 붙잡으려 하는 그런 느낌이다.


게다가 전시라고 하면 예술의 전당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미술관 등을 떠올리곤 하는데, 상업성 짙은 갤러리만 떠오르는 인사동에서 마그리트 전시를 한다니 뭔가 다르게 다가왔다. 인사동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동'이라서 망설였지만, 결국 '인사동'이라서 향유하게 되었다.


 

안녕인사동1_500.jpg

 

 

 

03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나의 생각을 알고있었던 걸까? 사실 인사동에는 파릇파릇한 숨결을 불어넣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작년에 설립한 '안녕 인사동'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이 대표적인데, 다양한 먹거리와 놀 거리를 통해 데이트 추천 장소로도 꼽히고 있다.


인사동의 활기찬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이 '안녕 인사동'의 지하 1층에 위치한 '인사 센트럴 뮤지엄'에서 개최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등 총 160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AR 증강현실, 모노 크로매틱 라이트 등 디지털 세대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참여형 콘텐츠도 함께한다.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이기도 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통해 미디어 매체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재해석 된 마그리트의 작품세계를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다.


 

전시사진-1s_13.jpg

 

 

 

04 마그리트, 그는 누구인가?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라 불리는 르네 마그리트. 그는 20대 초반에 벨기에에서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으며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조르조 데 키리코의 <사랑의 노래>를 보게 되는데, 이후 충격을 받고 초현실주의라는 틀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초현실주의라는 사조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다르게, 마그리트가 그림에 담은 소재는 의외로 돌, 새, 중절모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다. 친숙하게만 느껴졌던 일상의 물건들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배치시킴으로써 익숙함 속 이질감을 느끼도록 하고, 낯섦과 경이로움 등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마그리트 작품의 목적이다.

 

이미지의 배반, 1929, 캔버스에 유채.jpg

 

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jpg

 

이러한 마그리트의 작품은 아래와 같이 총 5개의 주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1) 마그리트의 연대기와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
 
2) 멀티미디어와 더불어 안면 자동인식 포토존과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미스터리 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껏 체험해볼 수 있는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
 
3) 회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영상 필름 및 사진 작업이 담긴 「마그리트와 시네마」
 
4) 마그리트 작품 특유의 부드러운 색채와 현대적 감각이 함께해 색다른 공간감을 선사하는 라이트룸과 미러룸이 있는 「인사이트 마그리트」
 
5) 동시대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갈 수 있는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기존의 평면작업을 전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션 맵핑(영사를 이용한 비디오 아트), 특수 조명인 모노 크로매틱(하나의 색깔로 통일시킨 스타일) 라이트 등 최신 기술을 결합해 비주얼 아트로 재해석된 마그리트의 작품을 만나봄으로써, 21세기의 초현실주의를 한껏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05 전시를 기다리는 마음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많은 미술관들이 잠정 휴관에 들어갔거나, 온라인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언제쯤에나 보고 싶은 전시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무기력한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던 요즘, 유명한 작가의 전시를 보러 갈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딱딱한 평면회화 전시가 아니라 참여형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시인 만큼, 나를 포함해 코로나로 인해 무기력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콩콩 뛸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스터 시안 5 세로-03.jpg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미디어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전예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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