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견디는 힘 - 버팀과 이별하고 견딤과 사랑하다 [도서]

글 입력 2020.04.1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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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대표하는 밈(meme)이 돼버린 한 마디를 인용하고자 한다.


‘존버는 승리한다’.


마냥 개그로 웃어 넘기기에는 조금 슬픈 배경으로 태어난 이 한 문장은 어느새인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심벌로 자리 잡아버렸다. 존버와 손절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는 우리는 얼떨결에 희대의 시대적 카사노바의 삶을 살아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존버와 손절과 견딤과 버팀을 매 순간 오가는 그 짜릿한 연애는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버팀과 만나다



버팀목이라는 단어를 형상화시키자면 단단함이나 듬직함 따위의 형용사가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이것들을 전부 섞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 놓으면 내가 무너지지 않고 기댈 수 있는 무언가라는 존재가 태어난다. 그 뿌리가 되는 것은 무너지지 않기 위함이다.


나에게 버팀이라는 단어는 굳이 따지자면 부정적인 것에 가깝다. 그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참아내고 있음이 내가 받아들이는 버팀이다. 무너짐이라는 것이 끝남과 같은 모습으로 비치어지기에 나는 그 무너짐을 무척이나 무서워하고 기피하려 한다. 오늘의 하루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내일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의 하루를 살아간다. 내일이 오면 또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그 시간을 힘겹게 버텨낸다. 버팀의 반복 속에서 나는 그저 무너지지 않음만을 생각하며 모든 시간을 보낸다.

 


아, 그런데도

큰일이 생기지 않는구나


본문 106쪽



돌이켜보면 그 모든 하루의 대부분은 그렇게 평안할 수 없을 정도로 무탈하게 지나갔기에 왜 그토록 두려워하고 버티려 안간힘을 쓰며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손에 쥔 모든 것에 욕심이 난 탓에 그 무엇 하나도 잃기가 싫어 모두 붙잡으려 애를 썼기에 무너짐이 무서웠는가 싶기도 하다. 이유가 무엇이건 나는 버팀과의 만남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제는 견딤과 만나야 할 시간이다.

 



견딤과 만나다



버팀의 뿌리가 무너지지 않기 위함이었다면 견딤의 뿌리는 다시 나아가기 위함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나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는 것들 속에서 살아남아 그다음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 나의 견딤이다. 그저 무너지지 않은 것이 아닌 무너지지 않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을 바라는 게 나의 견딤이었다.

 


그것은 살아내는 용기다


본문 236쪽



두려워하기에 무너지지 않기 급급했고 용기를 냈기에 다음을 얻어내려 악을 쓰며 견딘다. 다음이 없는 시간에 젖어 있을 때에는 하루가 왜 이토록 느리게 흘러가는지 모를 일이었다. 내일이 와도 별로 다를 것은 없었지만 하릴없이 하루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그 하루를 보냈다.


다음을 바라는 시간과 함께 걷는 동안에는 하루가 너무 느리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게 그저 딱 하루만큼 흘렀다. 밤이 지나 아침에 눈을 뜨면 또 그 순간의 하루가 나와 함께 할 것임을 알기에 조바심이 머리를 들이밀지 않았다. 버팀과 함께하는 동안 내 발목을 붙잡던 반복이 이제는 내 등을 가볍게 밀어주는 이어짐으로 다가온다.

 



존버와 손절



존버가 반드시 승리하지는 않는다. 존버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맥락 없이 모든 것을 품고만 있는 것이 아닌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만을 추려내 끝까지 남기는 것이 승리로 이어지는 진정한 존버다. 나만의 여유를 가지고 그저 무겁게 짓누르기만 하는 짐들은 도려내는 버리는 용기를 배웠기에 이제는 이 진정한 존버를 안다.


버티는 거소가 견디는 것이 내가 아닌 어느 아무개에게 어떤 의미일지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기에, 그 사람의 시간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그 버팀과 견딤의 모습을 알지 못한다. 만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누군가의 견딤을 지켜보았을 때 나의 견디모가 버팀을 보다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뿐이다.

 


 

도서 정보


 

견디는힘-표1.jpg


 

견디는 힘

 

지은이 ․ 스테르담

 

분야 ․ 자기계발

 

발행일 ․ 2020년 4월 1일 

 

판형 ․ 128*188

 

면수 ․ 288 쪽

 

값 ․ 14,500원

 

ISBN ․ 979-11-88545-81-0 (03190)

 


[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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