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향수를 자극하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인기가 심상치 않다 [게임]

닌텐도 게임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인기몰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글 입력 2020.03.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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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 사이에서, 그리고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이하 ‘모동숲’)이 심상치 않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SNS에서는 ‘나만 모동숲없어’라는 등의 품귀현상을 일으키는 닌텐도 스위치 기기와 모동숲 게임에 대해 구매 의지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트렌디한 문화를 다루는 각종 매체 사이에서도 닌텐도 스위치와 ‘모동숲’을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대체 뭐 때문에 모동숲을 좋아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닌텐도 스위치 모동숲의 흥행요인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jp.jpg

 


우선 모동숲을 소개하자면, 이미 존재하던 마을의 주민이 되어 살아가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초기 주민 둘과 함께 이주해 처음부터 섬을 개척해 나간다는 식으로 설정이 바뀌어 12년 만에 거치형 콘솔형으로 복귀한 신작이다. 2020년 3월 20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전 세계로 동시발매 되었다.


발매될 당시부터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이 게임은 현재도 여전히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이 게임이 새로 나온 신작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일까? 오히려 나온 지 10년도 더 된 장수 게임임을 고려했을 때, 이번 흥행의 이유가 신작이기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




코로나라는 현재 상황에 단비 같은 존재다.



기존에 있던 설정을 없애고 무인도에서 처음 환경을 구축한다는 설정은,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확대했고, 어쩌면 현재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집안에 고립된 사람들이 무인도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환경의 환기와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상황상, 밖에서 많은 친구를 동시에 만나기 힘들다. 그러나 닌텐도 스위치 - 모동숲 게임은 SNS 형식으로 유저를 초대해서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만날 수 없는 현실의 오프라인 모임을 대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모동숲에 참여할 인원을 구하기도 했고, 역으로 모동숲을 하기 위해 따로 모임 날짜를 잡는 등, 활발히 모동숲을 플레이하고 있다.

 

 

모여라동물의숲.jpg

 


게다가 자신의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플레이하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몰입을 만들어낸다. 현실과는 정반대 느낌의 캐릭터로 인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 등 아바타라는 또 다른 자아에 흥미를 보여왔던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고 보인다.


어쩌면 이전에 포켓몬 고가 흥행했을 당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데, 포켓몬 고가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냈다면, 모동숲은 밖에 있던 사람들을 안으로 끌어들이기 때문에, 코로나라는 상황에 적격인 게임이 아닐까 한다.

 

 

 

뉴트로와는 또 다른 과거의 향수



사실 동물의 숲 시리즈 자체는 2001년 4월에 처음으로 발매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밀레니얼이나 Z세대들에겐 추억의 게임인 셈이다. 나만 해도 어릴 때 닌텐도 동물의 숲 초기 버전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고, 그래서인지 동물의 숲 하면 다들 예전에 하던 어린 시절의 게임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그리고 초기 버전 이후로도 9번의 새로운 버전 발매가 이루어졌었고, 올해로 거의 10번째 에디션이 발매된 셈이기 때문에 수많은 고퀄 그래픽의 신작게임들이 판을 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도, 닌텐도 동물의 숲은 꽤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왜 올해 10번째 에디션이 이전의 버전들보다 유독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고 있는가이다. 물론 게임 자체의 업그레이드와 방식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전 버전 튀동숲은 3DS인데 비해 모동숲은 스위치라는 최신 기로 3DS가 가졌던 휴대성 이외에도 콘솔형으로 하이브리드형 기기로 업그레이드됐다. 유저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므로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스위치.jpg


*닌텐도 3DS : 2011년 2월 26일 런칭된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 휴대용과 가정용 기능(독 모드)을 따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게임기

 

그러나 이런 복합형 기기로 진화했음에도 오히려 유저가 느꼈던 과거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부분적으로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제작했기 때문에 유저는 모동숲을 어릴 때 했던 초기 동물의 숲과 연장 선상에서 친밀하게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특히 전체적인 그래픽 상으로도 이전 버전 튀동숲이 다소 쨍한 색감과 투박한 3D 그래픽이었다면, 모동숲에서는 따뜻한 그림자의 디테일과 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향수를 자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픽.jpg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색감과 그림자의 '모동숲'

 

 

 

인기의 시작이자 증거, 패러디 영상의 흥행



혹시 유튜브에서 ‘나비보벳따우’라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이미 모동숲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모동숲의 메인 테마곡인 나비보벳따우는 이미 유튜브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커버를 하기도 했고, 최근 2020 한국 대중음악상을 받았던 ‘새소년’까지 나비보벳따우를 커버했으니 모동숲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풀리기 전부터 이미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듯 모동숲도 현재 많은 유저들에게 나비보벳따우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고, 이 웃기고 조금은 하찮아 보이기까지 하는 기계음의 노래가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것은 제대로 인기몰이 중이라는 증거이다.

 

 

 

 

 

모동숲의 인기가 주는 의미



어쨌든 과거의 것이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몇 년이 지나 다시 붐을 일으키고 큰 인기를 얻는 모습 자체는 너무나도 빨리 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듯하다.


이러한 양상은 이제 우리에게 그렇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최근 엄청난 붐을 일으켰던 탑골공원 지디 양준일만 봐도 그렇다. 그가 재조명을 받게 된 이유가 모동숲의 그 이유와 같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과거의 존재가 과거의 모습 그대로이기보다 시대에 맞게, 혹은 시대의 흐름을 거쳐 변화한 모습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는 같다.

 

 

양준일.jpg

 

 

지금 각종 매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양준일은 몇십 년 전의 젊었던 모습이 아니다. 과거의 그의 행적이 지금의 인기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사람들은 몇십 년 전의 젊은 양준일을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그의 중심이 지속되면서도 더욱 깊어지고 세월에 따라 변화한 양준일처럼, 모동숲은 과거의 버전 그대로 인기를 얻은 게 아니다.

 

이를테면 자체적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젠더의식에 맞춰, 성별을 구분하는 표현 자체를 삭제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시대를 고려한 콘텐츠로 변모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형은 절대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고, 진화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모동숲의 인기를 단순 신작게임의 인기몰이만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슈는 있다, 선택은?



그러나 확실히 해야 할 점이 있다. 사실 이점 때문에 나 역시 여전히 구매를 고민 중인데, 바로 모동숲 제조사 닌텐도가 역사적 이슈가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인싸게임인데다가 주변에 이미 이용하고 있는 지인 유저들과 이런 시국에 함께 어울릴만한 거리가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땐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고민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마 한 일주일은 더 고민해보겠지만 닌텐도사에서도 물들어올 때 노 젓듯,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에서 광고를 비롯해 적극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쉽게 저버리긴 어려울 것 같다.


어쨌든 여전히 닌텐도에 대한 논란이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 되어왔음을 고려했을 때는, 무조건 인싸게임, 혹은 인기작이라고 해서 어떠한 가치판단 없이 무작정 사고 보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구매를 하기 전에, 그러한 사실들을 의식이라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고서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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