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갈릴레이의 '최후진술' [공연]

글 입력 2020.03.2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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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의 영향을 받아 지구가 돈다는 내용의 지동설을 지지했던 학자이다. 당시 교황청에서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을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갈릴레이는 종교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주장한 것을 모두 철회하고, 속죄의 의미로 천동설을 지지하는 ‘속편’을 저술하겠다고 맹세한다.


뮤지컬 ‘최후진술’에서는 속편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갈릴레이가 생의 마지막 여행길에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만나는 것으로 설정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유명인이었던 둘은 서로가 서로의 넘버원 팬이라고 말한다. 출생연도가 똑같다는 점 외에는 전혀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을 만나도록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후진술’에서는 별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마음과 별을 노래한 극작가의 마음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전하고자 한다. 윌리엄이 갈릴레이가 주인공인 작품을 쓰고 싶었고, 갈릴레이가 윌리엄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저서를 대화 형식으로 저술했다고 말하며 두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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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최후진술’은 갈릴레이가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로 가는 여정에서 윌리엄, 코페르니쿠스, 프톨레마이오스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생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회고하며 끝내 최후진술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갈릴레이는 생전에 천동설이 옳다고 주장하는 속편을 저술하려고 했듯이, 마지막 최후진술에서도 천동설이 맞다고 주장하려 한다. 그는 극이 진행되는 내내 자신이 지동설을 주장했던 것을 철회하고 참회해야 한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공연을 보기 전 갈릴레이에게 영웅과 같은 모습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갈릴레이는 겁이 많고 비굴해 보이기도 한다.


생전에는 처형당하기 싫어서, 그리고 죽어서는 천국에 가려고 자신이 직접 관찰한 진실과 다른 말을 하는 갈릴레이가 처음에는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나라면 끝까지 진실을 주장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면, 갈릴레이가 보인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신의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사실을 보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정말 무섭다. 주제만 달라졌을 뿐이지, 지금도 역시 전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잘못된 관습과 사상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그저 지금까지 주가 되고 지속 되어 왔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갈릴레이가 살았던 시대는 주가 되는 사상과 다른 주장을 하면 생명까지 짓밟히는 시대였다. 우리는 과연 진실을 외면하려 했던 갈릴레이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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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진술’에 등장하는 신은 기존의 신에 대한 엄숙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존재로 묘사된다. 그는 신나는 춤과 노래를 통해 자신이 ‘프레디’라고 소개한다.


그는 ‘사랑하라’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말라고 한다. 이는 종교인들이 신의 의도와 뜻과는 달리 자신들의 마음대로 사상의 핍박을 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프레디’의 등장은 신의 말씀을 전한다는 지위를 이용해서 권력을 쥐고 있었던 종교인들을 비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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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구는 돈다.”


생전에 갈릴레이가 남긴 말이다. 실제로는 종교 재판이 끝나고 나서 한 말이지만, 뮤지컬에서는 죽고 나서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마지막 최후진술을 하며 그 말을 한다. 끝내 학자로서의 신념과 양심을 지키는 것이다.


윌리엄을 포함한 많은 인물을 만나며 한층 성장한 갈릴레이는 결국 ‘진실’을 얘기한다. 천동설을 지지하는 ‘속편’이 적힌 원고들을 하늘 높이 던져버리며 조명이 환하게 켜지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고, 그 장면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외치는 갈릴레이 역 배우의 단단한 목소리가 인상깊었다.


‘최후진술’에서는 갈릴레이의 이야기를 마냥 무겁게 풀어내지 않는다. 극은 가볍게 진행되며, 웃음을 주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갈릴레이의 대사를 통해 확실한 한 가지를 말한다. 진실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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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가 많은 인물을 만난다고 적었지만, 실제로 등장하는 배우는 두 명뿐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의 배우가 갈릴레이 이외의 모든 역할을 담당한다.


나는 2인극을 굉장히 선호한다. ‘최후진술’은 내가 2인극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모두 갖추었다. 두 명의 배우가 채워가는 연기, 두 명이서 그 많은 넘버들을 소화해내는 에너지, 일인다역의 매력까지.


규모가 크지 않은 2인극인 만큼 특별한 무대 전환은 없지만, 무대에 별 조명이 켜지는 장면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우주를 항해하고 별을 사랑했던 갈릴레이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던 공연이다.

  

 


 

 

최후진술
- Final Testimony -


일자 : 2020.03.13 ~ 2020.05.31

시간
화, 목, 금 오후 8시
수 오후 4시, 8시
토 오후 3시, 7시
일 오후 2시, 6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예스24스테이지 2관

티켓가격

R석 66,000원

S석 44,000원

 
기획/제작
장인엔터테인먼트 / 극단장인

관람연령
만 8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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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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