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페(Cafe)에 관한 고찰. [문화 공간]

글 입력 2020.02.0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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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은 커피와 카페라는 문화를 받아들인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뭐든지 빨리빨리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특성 탓인지 커피 문화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 생활에 깊게 녹아들었고 어느덧 세계 여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소비량을 기록했고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시가지를 돌아다닐 때면 한 블록 건너 마다 카페가 보일 정도다. 하나 커피와 카페라는 문화의 본질적인 가치는 그리 깊이 들어오진 못 한 것 같다.

 


 

What Is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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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Café)는 커피를 뜻하는 프랑스어였으나 카페가 긴 시간을 거치면서 범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는 동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뜻하는 하나의 용어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러한 장소들을 언급하는 데 쓰이게 됐다.

 

현대의 카페는 커피를 주로 제공하면서 부수적으로 샌드위치, 머핀 등 가벼운 간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 하우스(Coffee House)나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언급할 때 쓰인다. 유럽권 국가에서 카페는 Diner, greasy spoon, tea house 등 매장의 속성에 따라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카페는 15세기에 ‘Quaveh Khaneh’라는 이름으로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Mecca)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 시기의 카페는 현재와 비슷하면서도 꽤 달랐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졸음을 깨기 위해 잠시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사고 바로 나가거나, 친구들과 잠시 떠들거나, 혼자 시간을 때우거나,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당시 카페를 방문하던 이들은 지금처럼 지인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체스 같은 보드 게임을 즐기거나 여러 가지 음악을 함께 들으며 문화를 향유하고 사회적인 이슈나 정치에 관한 토론을 벌이며 정보 교환을 통해 지식을 쌓기도 했다.

 

카페는 이렇게 시민과 지식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 16세기에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에서도 카페가 성행하면서 당시 오스만 제국과 교류하던 이탈리아의 베니스에도 카페가 문을 열었고 그렇게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를 거치며 영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유럽을 넘어 점차 많은 나라로 흘러 들어갔다.

 

유럽에는 The Grand Café, Queen’s Lane Coffee House 등 이 당시에 처음 개업 한 이후 몇 백 년의 역사를 지키며 아직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프랑스 파리의 Café Procope는 1686년 처음 문을 연 이후 현재 까지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볼테르, 루소, 디트로이트 등 저명한 학자들도 즐겨 찾았던 이름 있는 카페 중 하나다.

 


 

Why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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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카페는 사람들이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정치나 사회 등 여러 학술적인 분야에 대한 토론을 나누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를 서로 공유하기도 하는 새로움이 태어나는 장소였지만, 현재의 카페들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성격이 많이 흐려진 것 같아 꽤나 슬퍼진다.

 

지금의 카페는 커피를 깊게 연구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메뉴를 어필하기보다 화려하고 웅장한 인테리어와 예쁜 디스플레이 등 비주얼 적인 면에 치중하여 보다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급급하고 방문하는 손님들도 커피를 즐기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교류를 나누는 것보다는 잠깐 쉴 곳이 필요해서 오거나 사진을 남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자랑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깨기 위해서 싸고 양 많은 아메리카노를 빨리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테이크 아웃 전문점도 우후죽순처럼 곳곳에 문을 여는 추세다.

 

심지어는 카페 주인이 손님의 빠른 회전율을 위해서 오래 앉아있지 못하도록 일부러 의자나 인테리어를 머물기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시험 기간이 되면 대학 주변의 카페는 소위 ‘카공족’이라고 불리는 학생들로 가득 차 카페 자체를 즐기려고 오는 사람들이 되려 눈치를 보게 되는 기이한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민폐 때문에 카페에 이용 시간제한을 두거나 공부를 금지시키는 곳까지 생겨났고,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공부만 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가 등장하기도 했다.

 

*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이런 글을 통해 어필하는 가치도 결국은 나의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라는 음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고 카페라는 장소가 왜 생겨났는지를 알게 됨으로써 이전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알아가고, 여러 학술적인 의견을 교류하면서 보다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나고, 여러 문화가 밀려 들어오면서 새로운 문화가 태어날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한 잔의 음료를 커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고,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바리스타가 알려주는 정보를 들으면서 자신이 주문 한 음료를 제대로 즐기고, 카페라는 공간에서 여러 가지 교류의 장을 만들면서 이 사회가 보다 다채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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