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야한 영화의 정치학

과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며 보여주는 여성의 성 이미지
글 입력 2020.01.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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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영화에서 보여주는 자극적인 매체 그리고 거기서 그려지는 여성의 오해와 환상 그리고 불러일으키는 파장이 크다고 생각했다. 암만 생각해도 주변에 노출되는 술 광고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만 봐도 초등학생 6학년도 왜 굳이 술 광고에만 여성의 이미지가 치부되어있을까 하고 단번에 알아차렸을 거다.
 
아, 리뷰에 들어가기 전 생각 하나 꺼내 들겠다. 영화를 볼 때마다 성적인 요소가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는데 관련성 없는 주제에 노골적으로 보여준 영화에 의문과 함께 음악 뮤비에서도 대체 여성이 야한 옷을 입고 엉덩이를 흔드는 장면을 참 많이 봤다. 이런 미디어를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될 때마다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

야한 옷을 입고 왜 춤을 추고 있는지, 어디서부터 이미지를 부각해 오해로 만들었는지, 사회 속 영화에서 여성의 성적인 노출이 얼마나 광대한 범위로 자연스레 넘어가고 있는지, 이걸 마주하는 게 왜 어려운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끈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잠시만 넣어두고, 다시 책을 꺼내들어  펼쳐보았다. 1910년부터 2010년까지 쭉 이어온다는 영화의 배경과 여성의 지위가 나타나 있다. 1910년 미국의 급변하는 사회로 여성의 참정권을 얻게 되면서, 기존의 노동집약적 직업에서 화이트칼라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늘어났고, 여성의 직업군 변화가 다른 계기로 여성 사회의 참여를 증가시켰으며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다소 향상되면서, 피임 지지 운동이 시작되기도 했다.

그리고 피임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던 기독교적 윤리와 남성 중심적 규제에 항의하고 여성의 권리를 확장하고자 했던 이 운동의 창시자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마가렛 생어는 “여성 반항자"라는 잡지를 출간함으로써 산아제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피임을 불법화했던 컴스탁 법에 따라 범법 행위였고 1915년 이를 처벌하기 위한 재판이 열렸다.

이를 통해 폭넓은 명성과 지지가 따랐고 마가렛 생어의 투쟁은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페미니스트와 사회개혁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마가렛 생어의 운동은 할리우드의 최초의 여성 감독이자 사회의 문제적 이슈에 관심이 많던, 로이스 웨버는 ‘사형제도’, ’가난’, ’여성 노동인권’ 등의 무게 있는 사회 문제들에 대한 영화들을 만들었다.

로이스 웨버는 “사회적 진보가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것이 영화의 참된 의무라고 믿었다. 그녀에게 마가렛 생어의 산하제한운동은 더욱더 불을 지폈을 거로 생각한다. 그녀는 1916년 마가렛 생어 사건을 기반으로 <내 아이들은 어디 있는가?> 의 영화 한 편을 냈다.
 
우생학과 사회의 권위에서 작용한 가부장적 성격에 덧입어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렸다. 이를 지지하는 평이 있다면, 비판을 매기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상업적 성공을 이루어냈고, 낙태를 다루는 영화에서 ‘낙태 장르’로 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한발씩 나아갈 때 당시 금기되고 있던, 낙태, 피임, 혼전 관계를 전면에 다루었고 이처럼 영화계의 검열기관 뉴욕 영화검열위원회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영화의 줄거리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이가 없는 왈튼 부부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아이를 원하는 남편과 그녀의 자유를 침해받고 싶지 않은 그녀는 몰래 피임을 해오고 있었다. 피임을 정당성도 주변의 눈치를 보고만 해야 했던,  그녀의 자유는 결코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던, 구스타브 마카티 감독의 <엑스터시>. 최초로 여성의 누드와 오르가즘을 재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17살 어린 여배우와 관계를 찍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당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계기로 할리우드의 배우로 남게 되었지만, 이와 동시에 네티즌들과 주변에서의 좋지 못한 시선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배우에게 안타까움이 든다. 초기에 여성의 인권이 바닥을 치던 시기 성적인 영화가 더불어 어떻게 표현이 되었을지 속 터짐 연속이었다.

1970년~1980년 대의 호스티스 영화는 사회적 신분이 낮던 여성의 성적인 자극을 돋구기 위한 묘사와 소비주의가 정점에 오르던 시기. 이때까지 미디어에 비친 자극적인 성적묘사가 여성의 상품화로 보이며 이를 계기로 연결고리가 되며 한때 큰 이슈가 된 섹스토이가 성 상품화를 보여준 예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영화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한 건지. 오로지 소비주의를 위한 자극적인 미디어 매체가 성 상품화 대상을 짓는 일이 없어지길 바라며, 과거의 문제를 상기시키며 앞으로의 불편한 사실을 피하는 게 아니라 아닌 당당히 마주할 정도로 시민의식은 자리 잡고 있고, 그놈의 호객은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며 이 책을 시발점으로 앞으로 많은 영향을 비출 미래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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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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