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창문을 넘는 일 -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한계를 넘어서는 유쾌한 방법
글 입력 2019.12.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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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jpg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창가의 여인>, 1822

 

 

한 여인이 창가에 서서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여인이 서 있는 곳은 집 안이지만,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은 저 멀리, 집을 벗어나 펼쳐진 풍경에 닿아있다. 어렴풋이 보이는 배의 돛, 어딘가를 향해 떠나는 배일수도, 어딘가로부터 떠나온 배일 수도 있도 있다.

 

그녀가 보고 있는 풍경은 아마 많은 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배일 것이다. 집을 벗어나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 창가 서 있는 여인의 뒷 모습은 보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창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창 너머 저 멀리를 바라보며 내가 갖지 못한, 디디고 있지 않은 모습을 바란다. 창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창구지만, 동시에 내가 있는 곳과 내가 있지 않은 곳을 분리하는 경계선의 역할도 한다.

 

창을 넘는 일이 쉽지 않을 때, 우리는 일종의 한계를 갖는다. 제 스스로 한계를 짓기도, 상황에 의해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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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한 달 남은 지금, 여느 연말처럼 자연스레 한 해를 되돌아본다. 2018년이 내게 가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면 올해는 작은 파도들이 끊임없이 넘실거리는 해였던 것 같다.

 

작은 파도가 계속 몰려오고 나는 그 앞에서 찰랑거리는 작은 물결들을 끊임없이 느꼈다. 나를 깊게 집어 삼켰던 우울의 그늘도 찰랑이며 물러났고, 지방을 끔찍이 싫어하던 비뚤어진 마음도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았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준비만 해대며 정작 나의 것을 하지 못하던 과거를 떨칠 수 있었다.

 

작지만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 명분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의지로 하는 일들을 조금씩 쌓아가면서 나를 다시 바로세우고, 넓어진 한 해였다. 서울병에 걸린 나머지 지방으로 내려온 나의 상황을 유배당한 냥 여기던 나는 현실을 피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내가 닿은 곳에서부터 다시 걷기 시작했다. 2019년은 여러 의미로 내게 창문을 넘는 해였다.

 

다시 서울로 완벽하게 돌아가진 않았으니, 가장 큰 창을 하나 더 넘어야겠지만 적어도 서울이라는 도시에 느끼던 부담감은 많이 내려놓았다. 지방에선 서울로 올라가는 일이 시간적으로, 재정적으로 큰 일이라 서울에 살지 않을 때면 감히 서울에서 누리던 것들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어찌하든 돈을 벌기 시작하니 시간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그리고 심적으로도 여유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고향에 내려와 있으면서도 서울에 가는 일이 학생 때 만큼은 부담스럽지 않다. 이것도 어떤 의미로는 창을 넘은 결과일 것이다.

 

 

포스터_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jpg

 

 
올해 가끔씩 서울에 가는 이유는 문화 생활과 친구들, 딱 2가지였다. 영화나 책 같은 경우는 대구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지만, 전시와 공연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분야였다. 특히나 연극 같은 경우는 공연의 종류부터 공연의 질까지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나는 종종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의 꽃은 '연극'이라고 농담삼아 말하곤 하는데, 그만큼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만난 연극들은 대부분 좋은 작품들이었다. 오락성이 강한 극이라도 여운이 오래 남고 생생한 작품들이 많아서 연말을 맞아 친구들도 볼 겸 서울행을 결심했다.
 
이번 서울행을 함께할 연극은 동명의 소설로도 유명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다. 이 작품은 소설로도, 영화로도 보았던 작품인데 어떤 식으로 연극으로 재탄생할 지가 많이 궁금하다.

 

연말은 여러모로 나를 돌아보는 시기인 것 같다. 더구나 내게는 다가올 2020년이 너무나 중요하다. 우울의 그늘을 벗어나 나를 다시 해가 2019년이었기에, 다가올 2020년은 다시 힘껏 달려나가야하는 해이다. 창문을 넘는, 자신의 한계를 넘는 경험을 이 연극과 함께 유쾌하고 준비하고 싶다.


 

<시놉시스>
 
100번째 생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로원 창문을 넘은 노인, 알란!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역사를 뒤바꿔놓은 그가 이번엔 갱단의 돈가방을 훔쳤다. 시한폭탄 같은 그의 여정에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고 이제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데…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한 100년의 모험!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펼쳐진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백세 노인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웃음! -


일자 : 2019.11.26 ~ 2020.02.02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요일 및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12월 매주 수요일 4시, 8시 공연
12월 25일(수) 2시, 6시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0,000원
  
주최/기획
(주)연극열전

관람연령
만 11세 이상

공연시간
140분 (인터미션 : 15분)



 

 



[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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