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재를 즐겨라,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 죽은 시인의 사회 [도서]

학창시절에 키팅같은 선생님이 있었더라면
글 입력 2019.11.3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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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신 있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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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개봉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미국에서 가장 좋은 사립 고등학교인 '웰튼 아카데미'가 배경이며 교장선생님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의 강압적인 제도하에 아이비리그 입학이라는 일관된 목표를 위해 기계처럼 공부만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로, 어느 날 새롭게 부임한 영어 선생님인 ‘키팅’의 이전의 선생님들과는 판이한 수업방식에 학생들은 의아함을 느끼다가 매료되어 따르게 되고 억압된 환경 속에서 그들만의 자아를 표출하기 위한 일환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만약 시에 대한 평가를 그래프로 나타낸다고 가정할 때, 시의 완성도를 X축에 놓은 다음 그 시의 중요도는 Y축에 나타낸다. 그리하여 이 두 점을 서로 이어 생긴 사각형의 영역이 클수록 그 시는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바이런의 소네트는 Y축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만 완성도를 재는 X축에서는 겨우 평균치에 도달한다. 반대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X축이나 Y축 모두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무척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이 같은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시를 아주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건 엉터리야! 완전히 거짓말투성이라고! 당장 책에서 그 대목을 찢어 내라!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라고!"

 

- P.86

 

 

 

담론의 주제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평론과 서평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각자의 해석과 오독을 남기는 여운 있는 작품이다. 보통 영화의 원작이 책인 경우는 많지만 특이하게도 영화가 소설화된 것도 영화의 흥행이 한몫을 했고, 각색된 소설로 다르게 접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책으로 접했을 땐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표현과 내면의 독백, 그리고 시각처리가 담겨 있어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해줬다.

 

생각해보면 이 영화와 소설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OST도 아닌 화려한 영상미도 아닌 자체적인 스토리덕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탄탄한 내용 전개가 사람들의 무수한 공감을 끌어냈고, 주인공들의 모습에 이입하면서 시청자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자신들의 의견을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인용하며 써 내려갔다.

 

개인적으로 해석이 풍부한 문화예술은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필자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해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다만 키팅 선생님의 나이가 소설 속에서는 30대 초반으로 나오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물론 교훈과 영감을 주는 존재에 있어 나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나, 아이들에게 삶과 인생에 관해 설명하기에는 다소 어린 나이로 설정한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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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의 부재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평범한 드라마,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의인과 악역 구도가 없다. 후반부에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몇몇 학생들이 악역으로 몰아갔던 키팅 선생님도 사실은 악역이 아니다.

 

아버지의 말을 한 번도 거역한 적 없었던 닐이 자유의지로 연극에 도전했던 했던 일, 소심해서 발표하기도 어려워했던 토트 앤더슨이 키팅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활기차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변화했던 일, 짝사랑하는 여자친구 크리스에게 무모하지만 자신감 있는 행동을 했던 낙스까지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행동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

 

그리고 악역이었지만 절대 악역이라 볼 수 없는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캐머룬까지 저마다 할 말이 있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더욱더 짠한 죽은 시인의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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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학창 시절에 존 키팅같은 선생님이 있었더라면


 

필자도 웰튼의 학생만큼은 아니지만, 꽤 강압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었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인 아버지는 입시만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교육자의 모습이었으며, 전통, 규율, 최고를 외치는 웰튼의 교장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라면서 만났던 학창 시절의 선생님들도 다들 비슷한 모습이었다.

 

대학입학이 인생의 목적인 것처럼 살았던 학창 시절을 회상해보라고 하면 나에게 그 시절은 그리 밝은 모습을 하고있지 않다. 그리고 가끔 그 치열한 경쟁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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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좋은 대학과 공부가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생의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아니고 올바른 인격 형성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 내 제자, 내 자식에게는 "그래도 대학은 가라", "대학만 가면 네 멋대로 해도 좋다" 라고 떠밀며 대학을 자식의 인생의 기본 전제처럼 깔아놓으려 한다. 미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한국에서 자란 필자가 한국의 청소년들을 떠올리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했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처했던 상황과 내 과거가 비슷해서인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다가왔던 영화이자 소설이었고, 죽은 시인의 사회 단원들과 키팅 선생님, 그리고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까지 저마다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 본 그들의 이야기도 해석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부모님들에게는 올바른 자녀 교육에 대한 지침서가, 그리고 교사들에게는 참된 가르침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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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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