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판소리와 탈놀이가 만났다 - 딴소리 판

글 입력 2019.11.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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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답답하고 힘겨울 때 우리 민족은 그 한의 정서를 유희로 풀어냈다. 어느 문화나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특히 우리에게는 판소리와 탈놀이가 있었다.

 

고등 교육을 받지 않는 이상 글을 읽기 힘들었던 그 때, 힘겨운 삶을 잊게 해줄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말놀이에 대한 욕망은 판소리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고, 가면 뒤에 숨어서 유쾌하게 풍자극을 펼칠 수 있는 탈춤은 긴 시간 이어져 온 인기 있는 문화 콘텐츠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 흐르고 이를 대체할 수많은 유희거리가 등장하면서 눈물과 웃음을 함께 했던 옛 유희는 전통 문화라는 이름 하에 낯설고 먼 것이 되어 버린 것.

 

 

소리꾼 송보라, THE광대최영호 (출연_고수 역).JPG

 

 

그런 점에서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은 판소리와 탈놀이에 대한 사람들의 편협한 고정관념을 꺨 만한 작품이다. 사실 알고보면 옛 작품이라고 해도 판소리 다섯마당은 지금 사회와 똑 닮은 인간군상과 세상사를 보여주는데, <딴소리 판>에서는 광대거지들의 유쾌한 시선을 통해 이 세상이 별거 아니라는 주제를 드러내며 말 그대로 '판'을 깨는 모습을 나타낸다. 여간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풍자와 해학을 담아내면서도 특유의 여백이 있는 광대의 춤을 바탕으로 관객에 성큼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그 긴 세월,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조상은 판소리와 탈놀이를 통해 어떤 것을 느꼈을까. 아마 지금 우리가 각종 극을 보며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기대하고, 혹은 공감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해 지금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 이 극이 어떤 메세지를 들려줄지 마음이 설렌다. 차가워진 공기와 우중충한 하늘에 조금쯤 힘이 빠지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이 극이 꽤나 강렬한 활력을 불어넣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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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창단되어 풍물, 탈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민속 연희를 바탕으로 그들만의 개성을 입힌 창작 공연을 꾸준히 발표하고, 전통예술 대중화에 힘써온 연희집단 The 광대(대표 안대천)가 11월 22일부터 23일 양일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신작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으로 관객들에게 창작연희극과 전통예술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창단 이후 많은 창작 공연 제작과 관객 소통경험을 쌓으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예술의 미학을 잘 살리고, 관객들과 함께 어우러져 놀 수 있는 창작연희극에 대해서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판소리X탈놀음의 유쾌한 만남'이라는 주제로 판소리와 탈놀음에 대한 재해석, 동시대적인 광대들의 몸짓을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을 통해 드러낸다.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은 서울문화재단 동시대 연희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제작되고 있으며, 지금 세상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판소리 다섯마당을 그저 밥이면 만사 오케이인 광대거지들의 시선을 통해 이 세상 별 것 아니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판'을 깨는 내용이다. 광대거지들의 판을 깨고 비트는 유쾌한 몸짓은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남도 등 각 지역의 색깔들을 담았으며 익살스럽지만 역동적이고, 풍자와 해학이 있지만 여백이 있는 광대들의 춤사위를 통해 연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민중에 속해있기는 하지만, 계층 가장 아랫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거지들'이 판소리 다섯마당에 딴소리 하며 판을 깨는 상상력과 자기의 예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생존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예술가와 거지와 처지를 수궁가에 녹여내는 등, 유쾌한 재담과 탈놀음으로 세상을 풍자하며 관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광대거지들의 딴소리 가득한 이번 작품은 연극과 거리예술에서 <브레인 컨트롤>, <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를 작·연출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정진새 작가와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극단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최여림 연출이 합심하여 창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탈춤, 재담, 음악 등 연희의 다방면에서 실력과 재능을 겸비한 연희집단 The 광대 단원들의 창작 연희 확장에 대한 고민과 질문의 결과를 엿볼 수 있다.






연희집단 The 광대

 

연희집단 The 광대.jpg



연희집단 The 광대는 2006년 창단된 연희극 창작단체이다. 풍물, 탈춤, 무속,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전통 예술을 전공한 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주와 춤, 재담 등 전통 연희의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단원들이 모여 수준 높은 창작 연희를 보여주고 있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단원 개개인이 연희의 명인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시대와 함께 가는 예술가로서 광대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면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옛 광대들의 예술과 삶의 자취를 기억하며 그 길을 이어가고자 한다.
 
대표작품 - <당골포차>,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굿모닝 광대굿>, <황금거지>, <홀림낚시>, <자라>, <용용죽겠지>, <걸어산> 등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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