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을까요? "치유미술관" [도서]

글 입력 2019.11.05 00:1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치유미술관 목업.jpg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예술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감상하는 것과 모르고 감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 예술가의 삶과 감정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관람하는 이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술가의 개인적인 스토리는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작품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치유미술관>에는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구성이 매우 특이한데, 다양한예술가들이 ‘소울마음연구소’를 찾아와 ‘닥터 소울’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유명한 예술가들, 그러니까 르누아르나 모네, 젠틸레스키, 프리다 칼로 등과 같은 사람들이 연구소를 찾는다. 닥터 소울은 그림을 통한 심리 치료의 형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치유 상담을 진행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엔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려워한다. 몇 번이고 다시 연구소를 찾아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내 마음을 열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며, 슬픔이나 기쁨의 감정을 솔직하게 그림에 드러내기도 한다.

 

전체적인 텍스트를 통해서 차갑고 경직된 분위기가 아닌, 따스한 분위기에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아주 오래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 편안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구어체 그대로 쓰여진 문장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131.jpg

 

 

닥터 소울과 상담했던 많은 예술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프리다 칼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 상처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재능을 빼앗아 가지는 못했다. 오히려 더욱 강렬하게 그들의 의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계기가 됐다.

 

이들이 내가 있는 이 공간에서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연출 덕분인지, 예술에 대한 그들의 타오르는 열정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후대 여성 작가들에게 아주 큰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두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KakaoTalk_20190921_180506054_11.jpg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이 어떠한 배경 속에서 창작 활동을 해 나갔는지 알게 되니, 그림을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느꼈던 삶의 고통이 그림에 어느 정도 녹아들어가 있다는 것을,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으며 작품을 보니··· 이미 알고 있던 작품들도 새롭게 보이는 듯 했다.

 

이 책은 어떤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고, 그 작품의 조형적 특징과 그 시대의 화풍 등을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작가의 삶을, 그리고 더 나아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덮고 나니, 미술관에서만 만났던 이름들과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앉아 따뜻한 티타임을 즐긴 것 같은 기분이다. 아픔이 어떻게 명화가 되었는지, 그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이제는 조금이나마 그 마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소개>

 
<치유미술관>은 아픔이 낳은 명화이야기이다. 화가들이 한 인간으로서 감내해야 했던 아픔과 내면적 갈등, 또 마음의 병을 어떻게 명화로 승화시켰는지 보여준다. 그들이 고통을 이기고 명화를 그리는 과정을 다뤘다.
 
실제로 빈센트 반 고흐는 조현병, 알코올중독,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에드바르트 뭉크는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신경쇠약에 고통스러워했다. 프리다 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에 맞서며 그림을 그렸다. 카미유 클로델은 조현병, 망상장애를 이기지 못하고 병사했다. 그 이외에도 많은 예술가들이 마음의 병과 싸워야 했다. 그 고통의 결실이 걸작들이다. <치유미술관>은 모두 15명의 대가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명화를 다루고 있다.
 
<치유미술관>은 미국 미술치료학 박사인 저자 김소울이 자신을 대리하는 인물 '닥터 소울'을 내세워 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닥터 소울'은 시공을 초월해 가상의 공간에서 그들을 만나 고통을 함께하고 아픔을 보듬어준다. 또 화가들의 간절함이 어떻게 명화로 이어졌는지 보여준다. 본문이 속도감 있는 일문일답, 대화체 형식으로 이뤄져 있어 흡인력이 높은 것도 <치유미술관>의 큰 특징이다.
 
도서는 가상의 공간인 '소울마음연구소'의 내담자 일지를 묶은 것이다. 내담자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유명화가들이다. 빈센트 반 고흐,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조금은 낯설 수 있는 베르트 모리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 여류화가들도 있다. 모두 15명. 16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인물들이다. 그들 모두 마음이 아파 고통 받았던 적이 있다. 때로는 동정받기도 했고, '문제화가'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들이 '소울마음연구소'를 찾아오기도 했고, 여건상 찾아올 수 없는 경우에는 연구소장 '닥터 소울'이 출장 상담을 가기도 했다. 내담자들은 상담을 하며 내면 깊숙이 묻어두었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솔직한 속내를 듣고 그림을 바라보면 그들의 아픔이 절절이 느껴진다.
 
가상이라고 해서 모든 내용이 허구인 것은 아니다. 필요한 상황만 설정했을 뿐 결정적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다. 답변 내용 중 상당부분은 직접 그들이 한 이야기들이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그들의 말, 표현들을 가상 상황에서 풀어냈다.
 
달리 말하면, <치유미술관>은 역사 속에 존재했던 화가들의 실제 이야기들, 즉 팩트(fact)와 '닥터 소울'을 만나는 픽션(faction)이 합쳐진 팩션(faction) 형식으로 꾸며졌다. 독특한 미술사 판타지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

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


지은이 : 김소울

출판사 : 일리

분야
예술/대중문화
미술이야기

규격
152*210*18㎜(반양장)

쪽 수 : 364쪽

발행일
2019년 10월 02일

정가 : 17,000원

ISBN
978-89-97008-46-9 (03600)
 

 

[김보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